잡담 2015.03.04 23:34

  "자존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감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라면, 자존감은 나에 대한 존중....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나다'라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학기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바로 이 '자존감'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기고, 나 자신을 찾아라."


  요지는 이것이것이었습니다만,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니 생각보다 길어지더군요.


  "진짜 같은 짝퉁 팝니다."


  명동에서 보았던 광고 문구입니다. 큰 거리에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는데 참 묘하더군요.


  브랜드 상품을 사는 건 좋습니다. 그것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단지 남이 보기 때문에, 남이 사기 때문에 '짝퉁'이라도 산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브랜드 상품이라고 남에게 뻐기면서도 사실은 '짝퉁'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으니, 솔직히 맘이 편할 것 같지 않습니다. 콧대를 올리며 "이거 xxxxx야"라고 말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짝퉁'이라는 생각이 가득할 테니까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작아지고 내 자신이 작아지겠지요.


  "나는 이런 브랜드 정품을 살 수 없는 바보야."라고 말입니다.


  남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 그것이야 말로 내 자신의 마음을 풍족하게 키우며, 자존감을 높여서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동네 공원처럼 조용한 SF 커뮤니티, 조이 SF 클럽을 운영하며 17년, 그리고 별로 북적대지 않는 SF&판타지 도서관을 유지하면서 6년째, 나아가 강의를 10년 정도하면서 이제서야 '자존감'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내 자신의 자존감을 깨닫고 있습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아직 나 자신을 완전히 세우지는 못 했지만, "나는 나다"라는 인식은 나날이 강해지며,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강의에서 "자존감"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제까지 저 스스로 "자존감"을 충분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결혼하고 2년째에 들어서면서 비로써 나 자신에 대해 조금은 생각하고 고민하며,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자존감"에 대한 메시지는 학생들에게 잘 전달된 느낌입니다. 저 자신 목소리에 힘이 있는 것을 느꼈으며, 학생들의 관심을 깨달았으니까요. 고등학교까지 자존감이라는 것을 철저하게 짓밟히며 살아온 학생들이기에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래업이 자존감이 낮은 나라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획일적이고 전근대적인 교육 시스템을 이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왔다면 자존감을 조금씩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즐기고, 이를 통해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 SF&판타지 도서관에서 한 컷, 나 자신의 자존감을 찾아가면서, 도서관도 자존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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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4.12.21 23:52

세상에는 여러가지 잘못된 상식이 많죠.


오늘은 '버그(Bug)'에 대한 걸 알게 되었습니다.


'버그(Bug, 벌레)'라면 프로그램의 문제를 가리키는데, 저는 이제껏 컴퓨터 속에서 벌레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아서 컴퓨터를 열어보니 진짜 나방이 있었는데, 바로 여기에서 '버그(Bug)'라는 단어가 생겼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말은 반만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버그라는 말은 컴퓨터가 발명되기 전 에디슨도 쓰던 단어라는거죠.


에디슨은 발명품에 뭔가 문제가 생기곤 하면 '버그'라고 불렀는데, 그 기원은 그보다도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전신'의 시대. 전신 기사들은 모르스 부호를 듣고서 해석하곤 했는데, 여러가지 문제로 잘못된 신호가 오기도 했지요.


그러한 소리는 마치 '모기 같은 벌레가 귀찮게 하듯' 귀에 욍욍되며 짜증나게 만들었고, 그래서 잘못된 신호를 '버그(Bug)'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기계상의 문제들도 버그라고 불렀는데, 1946년 한 대학에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아서 열었더니 정말로 나방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 나방은 컴퓨터 역사상 최초의 '버그'로 불리게 되고, 실제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런 보고서로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기계나 신호에 문제가 생겼을때 '버그'라고 부르던 것의 어원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장치나 신호에 생긴 문제를 '버그'라고 부르는 전통은 전신 시대 이래 계속되었던 만큼, 위와 같은 사건이 없었다고 해도 언젠가 컴퓨터에서 '버그'라는 말을 썼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물론 우리가 스미소니언에서 '최초의 버그'를 볼 일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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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4.12.15 03:48



탱크(Tank)라고 불리는 전차는 지상 최강의 병기 중 하나입니다. 보병에 대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며 특히 개활지에서 돌격에 위력을 발휘하죠. 탱크는 철조망과 기관총, 그리고 참호의 발전으로 인해 참호전이 극화된 1차 세계 대전 때 탄생하여 발전하였고 현대에 이르고 있습니다.



[ 영국의 마크 1 전차 ]


그런데 탱크라는 이름은 사실 암호명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 개발한 탱크를 프랑스를 가로질러서 옮겨야 했는데, 이것이 신 병기임이 밝혀지면 그만큼 효과가 덜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영국에서는 이 괴상한 모양의 차량을 신형 물보급 차량이라고 속이기 위해서 '탱크(Tank)'라는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탱크라는 이름 이외에도 여러가지 후보가 있었습니다.


Water Carrier라는 이름도 생각했다고 하지만(약자로는 W.C. 즉 화장실이 됩니다.^^) 사실 암호명으로는 1 단어가 좋았기 때문에 1단어짜리 이름이 여러가지 나왔죠.


이를테면 cistern(물통), reservoir(저장고)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



결국 TANK라는 이름이 짧고 편하다는 점에서 선정되었다고 하지만, 만일에 TANK가 아닌 다른 이름이 암호명이 되었다면 우리는 이러한 병기를 '탱크'가 아니라, '시스턴'이나 '레저버'라고 불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아니 지금 우주 어딘가의 행성에서는 '시스턴'이란 이름의 전차가 굴러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들이 우연히도 영어와 거의 같은 단어를 쓴다는 가정하에...^^)



한편, 전차(戰車)라는 이름은 사실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왔습니다. 인간이 말을 사용하게 된 이래로 말을 전쟁에 쓰는 방법을 연구해왔는데, 박차와 등자가 없었기에 말을 직접 타고 싸우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투창이 주무기였다보니 말 위에서 쓰기가 어려웠고요. 한편으론 고대의 대다수 지역에서 말들이 별로 크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였지만요.


[ 엑소더스 : 신과 왕의 전차 ]


그래서 사람들은 말 뒤에 마차를 달고 마차에 타고 싸우는 방법을 채택하게 됩니다. 전세계 각지에서 등장한 그 병기가 바로 '전차'였고, 장기에서 등장하는 車도 바로 중국의 전국시대에 주력 병기 중 하나였던 전차를 재현한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하여 말을 엔진이 대신하게 되었지만, 고대의 전차처럼 전장에서 타고 싸우는 병기는 제대로 등장하지 않았고, 장갑을 부착한 탱크가 나오면서 비로써 '전차'라는 이름을 계승하게 됩니다.


특히 한자 문화권이었던 동양에선 말이지요. (외국에서 TANK를 전차(Chariot)이라고 부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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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4.11.14 22:31

저는 시간 강사입니다. 현재 두 군데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it 전문 학교, 그리고 청강문화전문대학교입니다. (봄에는 콘텐츠 아카데미에서도 합니다.)


[ 옛날 강의 스타일. 요즘은 좀 더 그럴 듯(?)한 옷차림으로 하고 있죠.^^ ]


한국IT 전문학교는 양재에 있습니다. 제가 주로 가르치는 장소로 주 3회 강의를 나갑니다. 가르치는 과목은 아이디어 발상, 게임 기획 개론, 그리고 게임 분석. 총 4개반을 가르치죠.


청강대학교는 이천에 있습니다. 수원에서는 가깝지만 제가 사는 곳(연신내)에서는... 현재 게임 프레젠테이션과 게임 밸런싱을 가르칩니다.


지난 학기에는 한국IT에서 아이디어 발상과 게임 시나리오를 가르쳤고, 청강대에서는 신화와 내러티브, 그리고 레벨디자인..


작년에는 아이디어 발상 하나만 가르쳤으니 모두 올해 들어 새로 가르치는 과목이죠.


자... 사실은 이게 문제입니다. 새로운 과목이라는 것은 우선 과정을 전부 새로 기획해야 합니다. 교재 선정부터 전체 과목 내용을 결정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교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과제도 결정해야 하고 시험도 정해야 합니다. 게다가 프레젠테이션 문서도 만들어야 하죠.


새로운 과목이면 이 과정이 더욱 골치 아픕니다. 비슷하더라도 다른 만큼, 게다가 같은 과목이라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1학기에 가르친 아이디어 발상과 2학기에 -다른 반을 대상으로 가르치는- 아이디어 발상이 같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배운 정도나 상황에 따라서 내용을 바꾸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강의 시간이 1시간이면 3시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때로는 그보다 더 걸리기도 합니다. 정말로 바쁜 일이죠.


기존에 과목이 존재하는 경우 나름대로 참고를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닌게 많아서 무시하기 일쑤. 완전히 새로 만들어 진행하려니 더더욱 골치아프죠.


게다가... 처음 가르치는 과목인 만큼 시행 착오도 있고, 진행하는 상황에 따라서(학생들의 학습 정도라던가) 내용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미궁을 손으로 헤집고 가는 기분이죠.



하지만 그것이 제게는 참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가령 1학기의 레벨 디자인은 실무 때에 직접 진행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접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고 공부하게 해 줍니다. 밸런싱에 가서는 더더욱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죠. 게임 기획 개론을 통해서 이제까지 막연하게 알고 느끼던 것을 가르칠 수 있게 다시 되새기고 정리하고 있으며, 프레젠테이션 수업을 통해서 제 자신의 프레젠테이션 능력도 훨씬 향상됩니다. (특히 이 중 프레젠테이션 수업은 정말로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험을 교재로, 그리고 강의 내용으로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서 현업에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깨우치게 됩니다.


"만일 내가 현업에서 이런 걸 느끼고 배웠다면?"이라고 몇 번이고 생각하게 되죠. 한편으로는 "내가 일하던 회사의 게임이 왜 망했나?"라는 걸 좀 더 객관적으로 느끼고 생각하게 됩니다. (망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결론이 나올 때 정말로 씁쓸하고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하고 말이죠. 아니, 막연하게 안 것도 있었지만, 왜 좀 더 잘 하지 못했을까...라고...)


하루하루가 배움의 연속입니다. 분명한 것은 학생들이 배우는 것 이상으로 제가 배우고 스스로를 가르치는 일이 더 많다는 거죠.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배우고 생각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솔직히 힘겨운 것도 사실입니다. (매주마다 강의를 준비하는건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제 자신이 변화해가는 걸 실시간으로 느낀다는 경험이 정말로 놀랍지요.


이제 기말 고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기말고사를 확정할 때죠. 내년에는 또 새로운 과목, 그리고 새로운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사실, 제가 상당히 게으른 편이라, 이렇게 강의를 통해서 강제하지 않으면 배움을 게을리 하기 쉽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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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4.11.11 16:40

현행 저작권법은 상당히 문제가 많습니다. 저작권법이라는 것이 본래 저작권자, 이를테면 소설가나 만화가 등의 창작으로 인한 수익을 얻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창작을 도와주는 목적에서 생겨났지만, 현재는 2차 창작권자인 회사들의 권익에 의해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현재의 미국 저작권법을 '미키마우스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 같은 비정상적인 형태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겠군요.




누군가의 창작에 대해서 저작권이 적용되고 그것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권익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적용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현행 저작권은 작가의 사후 70년까지의 저작권을 보장하며, 회사 등의 단체에서 만든 저작물에 대해서는 99년(!)이라는 저작권 보호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본래 50년이었지만,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의 판권이 곧 종료되는 상황에서(정확히는 월드 디즈니 사후 50년이 다 되어가면서) 디즈니사에서 로비를 해서 70년으로 연장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작가의 사후 50년이건, 아니면 70년이건 '작가 사후 저작권'이라는 것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저작권법의 본래 목적인 '창작자에 대한 보호'와는 무관해져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작가가 죽었는데 죽은 작가가 저작권으로 돈을 번다니 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말하자면, 저작권이라는 것을 대물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그것도 상속세 같은 건 전혀 물지 않고 말이지요.


'작가 사후 xx년'이라는 조항이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저작권법은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렸습니다. 단지 회사의 이익만을 위한 무엇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이 같은 저작권은 창작의 자유를 훼손하는 문제도 가져옵니다. 누군가가 작품을 썼을때 자그마치 70년 전에 죽은 작가의 작품까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창작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감안할 때 



저작권이라는 것은 정식으로 발표된 시점부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 해적당에서 말하듯 5년은 너무 짧습니다.


사람들에게 알려지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한 작가도 있을 뿐더러, 시리즈 작품이 마감되기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고(1권은 저작권이 풀리고 나머지는 아닌 사태가...) 한참이 지난 뒤에 영화 등으로 개작되는 상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10년, 가능한 20년 정도는 저작권을 유효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0년까지 늘여도 큰 문제는 없을까요?) 물론 이는 작가 생존과는 무관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작가가 죽으면 저작권 종료.... 같은 조건을 거는 순간 저작권 때문에 살인이 벌어지는 사태가 생겨날 수도 있으니까요.


어느 쪽이건, '작가 사후 xx년'의 저작권 조항은 심각한 문제를 가진 조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품이 정식으로 소개된 이후(예를 들면 ISBN을 받아서 출간된 이후나 극장에 개봉된 이후 등...)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작권이 만료되는 형태로 바꾸어야 합니다.


또한, 이 같은 형태라면 작품의 개작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개작이 진행될 경우 새로운 작품으로 본다고 가정할 경우, 작가가 저작권이 만료되기 전에 자신의 작품을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욕구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영화도 감독 편집판이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새롭게 만들어서 저작권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거의 작품은 무료로 풀리게 되겠지만, 새롭게 개작된 작품은 유료로 나가게 됩니다.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면 그만한 평가를 받게 되겠지요.


한편으로는 새로운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저작권을 새롭게 만들어낼 것입니다. 과거의 작품이 무료로 풀리는 만큼 사람들은 그의 작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테니(그만큼 그에 대한 책도 많이 나올테니) 새로운 작품에 대한 평가도 더욱 잘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창작자들을 위한 일이 아닐까요?



근래에 미국과의 FTA 이후 저작권 기간이 연장되는 사태가 생겨났습니다. 작가들은 죽었는데, 그의 대리인들이 계속 돈을 벌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작가 사후 저작권'이라는 제도는 창작을 돕겠다는 저작권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만큼 이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개정이 필요합니다.


단, 저작권법 그 자체는 존속되어야 합니다. 창작자들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벽이자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불법복제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죽고 50년도 넘게 지난 미키마우스를 유치원 아이들이 그려서 전시한다고 해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외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은 이제좀 그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디즈니와 같은 회사가 로비를 계속하는 한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고 비정상적인 저작권을 바꾸어나가는 노력은 결코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1권이 처음 나온지 60년이 넘었으며, 작가가 죽은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파운데이션이 SF 독자들의 것이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파운데이션의 충실하고 방대한 세계를 바탕으로 수많은 SF 독자와 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93년에 나온 "파운데이션을 향하여"까지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만...



여담) 문득 생각됩니다. 만일 정말로 대단한 작품이 하나 나왔다면, 그리고 그 저작권을 공공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단체가 있다면(프리메이슨? ^^) 그 작품이 나옴과 동시에 작가를 죽여버리고 조금이라도 빨리 저작권이 만기되기를 바라는 상황은 어떨까 말이지요. 물론 50년이니 70년이니 하는 기간은 너무도 거창한 것이겠지만, 음모 조직 입장에서는 긴 기간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잡담 2014.11.01 01:02

'결정 불능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정을 스스로 내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보가 많은게 문제라고 하지요.


가령 과자를 사러 구멍 가게에 간다면 몇개 안 되는 과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대형 마트에 간다면 산더미처럼 많은 과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람이라는 동물이 자신의 '전술적(전략적) 선택'에 대해서 보상을 바란다는 거죠.

(게임이라는 것은 이 때문에 탄생한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과자 선택에 따른 보상... 그건 '과자가 맛있다.'일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과자를 찾아서 사람들은 고민을 하고 선택합니다.


만약 기대만큼 맛이 없다면 당연히 실망하겠지요....


문제는 선택해야 할 종류가 많을수록, 실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아니. 선택해야 할 종류가 많으면 그만큼 만족할 가능성이 낮고 만족의 정도도 낮아진다고 보는게 맞겠군요.


흔히 "이전의 게임이 더 재미있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는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모두 마찬가지이지요.


물론 이들 예전 작품은 지금 해 보아도(보아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지금의 것이 더 재미없는게 맞을까요?



앞서 말했듯, 선택해야 할 종류가 많으면 그만큼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그런 만큼 할 수 있는 게임의 숫자, 영화, 애니, 만화, 소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현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하는 작품에 대한 만족도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칸트 시절엔 국립 도서관에 300권 정도의 책이 고작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300권의 책 따위는 초등학생조차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되지요.


  조사에 따르면 현대인은 근대 시대의 사람들이 평생 동안 접할 정보의 양을 불과 하루에 접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처럼 정보 과잉의 상황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무언가를 생각하고 즐길 시간이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만족하지 못하게 되고,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정보 과잉으로 인해서, 선택할 대상이 너무 많아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니 그 대상을 좁히는 작업을 해야 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즉, 나 자신에 대해서 파악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추어 대상들을 걸러내고 걸러낸 것에 대해서는 미련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무언가가 나온다면, 다른 것은 제쳐두고 그것에만 집중합니다.



  100개의 물건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개 중 10개를 골라내고 거기에서 다시 1개를 골라내는 것은 훨씬 쉽습니다. 100개 중 25개를 고르고, 5개를 고르고 다시 1개를 고른다면 더더욱 쉽겠지요.



  단순히 나열하기보다는 그 중 비슷한 것끼리 묶는 안목, 그리고 그것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그 중 가장 좋은 것만 선택할 수 있는 안목...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자세....



  적어도 저는 이 방법으로 항상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었고, 항상 재미있는 영화를 볼 수 있었고, 항상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재미있는게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우선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지?"라고 반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된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뭔가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항상 즐거운 것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담) SF&판타지 도서관은 바로 그 같은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SF&판타지 도서관에서는 소재별로 작품을 나누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그것은 바로, 15000권을 넘어가고 있는 작품 속에서 보고 싶은 작품을 쉽게 접하게 돕기 위한 배려입니다.^^



[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들. 이처럼 소재를 나누어 두면 편합니다. ]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잡담 2014.10.31 23:48

두 작품의 공통점은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한 이야기라는거죠.


묘하게도 이런 두 작품이 같이 나오게 되는데...


상상력이라는 것은 때때로 다른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걸까요?



이를테면...






이렇게 말입니다.


두 작품이 거의 동시기에 나온 것은, 당시 소행성 출동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었죠.



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우주 식민지 관련 작품이 꽤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런 얘길 좋아하니까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잡담 2014.10.31 23:45

이사를 마치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방에는 책상자가 엄청나게 쌓여 있고, 여기저기 혼잡한 혼란 상태죠.


집의 크기는 작아진 반면, 구조라던가 그런게 좋아진 점이 꽤 보이는데....


가장 좋은 건 전보다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전에 살던 집은 10년이 넘은 아파트였습니다. 아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창마다 뽁뽁이를 잔뜩 붙이고 보온 벽지까지 해서 신경썼지만, 방바닥은 여전히 차가운 느낌이고 여기저기 바람이 새어들어오는게 느껴졌죠.


그런데 여기는... 일단 창문만 닫으면 냉기가 거의 새어들어오지 않습니다. 샷시의 상태가 좀더 좋기 때문이죠. 물론 유리창으로부터 들어오는 냉기가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찬바람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이중창인 만큼, 냉기가 덜 들어오죠. 거대한 뽁뽁이를 단 셈이니까요.^^


기술의 발전을 체험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뭔가 발전했다고 해도 그것이 몸으로 쉽게 느껴지지는 않지요.


하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가 춥지 않다고 하고, 저는 반팔로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기술 발전을 느끼게 해서 마음에 드네요.^^



[ 물론 에어캡은 빼놓지 않습니다. 이전 집에서 설치했던 뽁뽁이 ]



여담) YTN 사이언스에서 히스토리 채널에서 해 주었던 "빅 히스토리"를 방송합니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은근히 한글 더빙을 기대하는데 어떨까요? 재방송을 많이 해 주는 만큼 꼭 보시길 권합니다. 첫 방송 "소고기가 바꾼 인류의 역사"... 꽤 재미있답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잡담 2014.10.31 23:42

며칠 전까지 수원시민이었지만, 어제 일자로 서울 시민이 되었습니다.


아파트에서 빌라로... 집의 크기는 조금 작아졌고, 아파트가 아니다보니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불편한 것도 있지만, 출근은 쉬워졌고(덧붙여 차비도 줄어들고) 전보다 집의 배치도 편해진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님댁에 있던 책장을 옮겨온 것이 최고죠.^^





3단에 2단... 거의 20년 가까이 된 책장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엔 대여점도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목수들이 책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 지났음에도 휘어지거나 한 것이 거의 없죠.

(책장을 옮겨주신 분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굉장히 좋은 거라고. 참고로 이 분이 도서관의 책장 제작도 도와주고 하셨는데, 굉장히 친절하신 분입니다. 단순히 옮기는게 아니라 목채를 더해서 붙여주시기도 하고요. 이사도 이 분이 소개해주신 분을 통해서 했는데, 역시 단순히 옮기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지 고민해 주시는게 좋더군요.)


여기에 수많은 책이 들어갑니다. 한 칸에 만화책으로는 60권 정도.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책장을 더 갖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 탓에 책을 포장하느라 고생했다는거죠. 포장 이사에 다 맡길 수도 있지만, 역시 책인지라-그리고 이사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어서- 상자를 준비해서 일일이 쌓았습니다. 그리고 나니 큰 과자 상자 규모로 50개 이상. 이걸 모두 정리하는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일단 꽂아두고 보니.... 뭔가 분위기가 좋습니다. 집의 구조가 독특해서 거실을 내 작업실로, 그리고 안방을 거실로 쓰기로 했는데, 거실의 소파 앞쪽으로는 TV, 뒤쪽으로는 책이 가득 둘러싸고 있는거죠.^^



아직 완전히 마쳤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제야 말로 신혼 생활을 제대로 시작하는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에는 부모님댁이 너무 가까웠다는게 조금 어려웠고요.



어찌되었든... 이제 저도 서울 시민입니다. 대학생 무렵 안양으로 이사하여 경기도민이 된 이래 거의 20여년 만의 복귀...


제 도서관도 가까워져서 좀 더 자주 갈 수 있게 되었고요. 그리하여 제 삶의 새로운 무대가 시작되는거죠.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TAG 생활, 이사,
잡담 2014.10.27 06:17

최근 한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바로...




이 게임을 사는가 마는가 하는 것이지요.


일찍이 알파 센타우리를 재미있게 했고 문명 시리즈에 열광했던 제게 있어 이건 암리타와 같습니다.


아니, 문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저는 역사, 특히 '빅 히스토리(과학으로 보는 역사)'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SF 팬이기도 하거든요.


문명처럼 과학과 엮인 '빅 히스토리'를 소재로 하는 동시에 우주 식민지... 이건 더 없이 무서운 마약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잖아요? 이 게임의 결재를 하고 설치하는 순간, 그간 즐겼던 어떤 게임도 날려버릴만큼 강렬한 중독 증세가 시작될텐데....


하지만 역시 마음이 끌리는 건 사실이지요.


그래서 고민 끝에 "신의 뜻"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만일 정말로 "게임의 신"이 계시다면(SF의 신이라도 좋음), 그리고 내가 이 게임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어떤 형태로든 내게 계시가 내려올터...


그리하여 기다리기로 했지요.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내일 이사를 가기 전까지만 기다릴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계시가 내려왔습니다. 이사짐을 싸려고 게임 매뉴얼을 정리하려고 꺼내는 순간, 갑자기 한 권의 매뉴얼이 의지를 가진 듯 눈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 신께서 강림하신 순간의 인증샷 (본 사진은 약간의 연출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



바로, 알파 센타우리. 그것이었지요.



오! 게임 신은 위대하시다. (알라 일루압 후 아크바르)



그렇습니다. 이것은 신의 계시입니다. 게임의 신께서는 정녕 존재하시고, 제게 알파 센타우리의 후속작을 결재하라고 명을 내리신 것이지요. 수백권이나 되는 게임 매뉴얼 중에서 하필이면 알파 센타우리가 내 눈에 띈 것은 정녕 기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크롬에서 스팀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 일... 스팀이 접속되지 않는 것입니다!



혹자는 말할 겁니다. "이건 유혹에 지지 말라는 신의 계시"라고...


그 신이 어떤 신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믿는 것은 오직 "게임의 신!"(SF의 신이라도 좋음)


아! 그렇지요. 이건 바로 "신의 시련"인 것입니다. 신께서는 내게 "어떤 시련을 물리치고라도 비욘드 어스를 결재하라."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오! 게임 신은 위대하시다. (알라 일루압 후 아크바르)



스팀 프로그램으로 접속했더니, 이번에는 비밀 번호가 틀렸다면서 접근을 막습니다.


이 역시 신의 시련인 것입니다.



오! 게임 신은 위대하시다. (알라 일루압 후 아크바르)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선 이메일을 접속해야 했습니다. 이것 쯤 대단한 시련이 아니지요.


이번에는 신용카드가 "유효하지 않습니다."라며... 오. 망할!!! 아니, 이 역시 시련...



오! 게임 신은 위대하시다. (알라 일루압 후 아크바르)



결국 몇 개의 신용카드를 체크하다가 심지어는 번호가 잘못되어서 거부까지....

하지만 신의 시련을 극복하려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법. 결국...




그리고 드디어...




최근의 우려완 달리 한글까지 완벽하게....!!!!


오! 게임 신은 진실로 진실로 위대하시다! 



추신) 꿈보다 해몽이 좋아도 상관없습니다. 게임 신은 제게 진실로 가는 길을 알려주셨고, 수많은 시련을 통해 저를 이끄셨으며, 결국은 비욘드 어스를 만나게 해 주셨으니까요.

  그러므로 당분간 "비욘드 어스"하더라도 신께서는 용서하실 겁니다.



추추신) 크악! 출근해야 하는데!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