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작품 이야기 2016.11.20 03:52

  내셔널지오그래픽은 1888년 '인류의 지리지식 확장을 위하여'라는 기치 아래 만들어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의 학술지이자, 이를 바탕으로 한 방송 채널입니다.


  과학, 탐구, 교육,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죠. 하지만 지구 상의 많은 곳에 인류의 발길이 닿은 지금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새로운 '지리적 지식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로 영원한 개척지(Final Frontier), 우주를 향하여...


  물론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전에도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소개했습니다. 아니, 여러 다큐멘터리 채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로 역사나 리얼리티 쇼에 치중한 히스토리 채널, 신기술과 현대 문화에 집중하는 디스커버리 채널과 비교할 때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 양은 정말로 압도적이죠.


  하지만 근래에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그 밀도가 높아졌습니다. 단순히 '우주는 이런 곳이야'라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에 가보자. 가보자.'라고 재촉하는 듯 하거든요.


  그것이 극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마도 2013년 "라이브 프롬 스페이스"라는 방송부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역사상 최초로 우주정거장에서 생방송이라는 이 놀라운 기획은 전세계 동시 생방송으로 화제를 모았고, 수많은 시청자가 '우주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경이로운 체험을 전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우주에 대한 명작 다큐멘터리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리메이크하여 "코스모스 : 우주의 시공간을 초월한 빅히스토리"를 내놓았습니다.


  다큐멘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제작비가 들어간 이 작품을 선전하기 위하여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한국에서도 SF 작가인 배명훈씨 같은 분이 광고로서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전세계 공통으로 보여진 한 광고의 충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바로... 더락, 아니 버락 오바마가 출연한 겁니다. 한 TV 프로의 광고에, 미국의 현역 대통령이... 물론 닐 타이슨의 말에 따르면 오바마 자신이 이걸 추천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하는데, 뭐, 유명한 트레키(스타트렉의 광팬)이자, IT전문 잡지의 외부 편집을 맡기도 한 그라면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이는 동시에 오바마가 직접 광고로 출연할만큼,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우주 관련 기획이 매력적인 것이었다는 말이 될 겁니다.


  그 후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우주에 관련한 다양한 기획을 보여주었습니다. 2015년 탑키워드 중 하나로 "화성탐사로봇의 위대한 모험"을 선정하여 보여주기도 했죠. 물론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놀라운 가능성 덕분이겠지만, 우리는 이 방송을 통해 스리핏과 오퍼큐니티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더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러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내셔널 지오그래픽 역사상 최초로 'SF 드라마'를 선보인 것입니다.


  과거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중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츄얼 드라마(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결합한 것) "초한지"를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의 역사가 아닌 가공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만든 일은 없습니다. 대정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소재로 한 [블랙아웃]같은 게 있었지만, 엄연히 현실의 과학적 가능성에 기반한 내용이었고 드라마보다는 다큐멘터리에 약간의 드라마 요소를 넣은 정도에 불과했죠. 게다가 1편 짜리였고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다릅니다. 자그마치 6부작이에요(프리퀼을 포함하면 7부). 그것도 HBO의 명작 드라마 [지구에서 달까지]를 제작한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아폴로 13호]의 감독인 론 하워드가 함께 제작에 참여하여 진행하는 작품으로 말이죠.


  80부작인 "초한지"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6편짜리 SF 드라마입니다. 그것도 나사나 제트추진연구소,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같은 회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한 작품. 당연히 기대하지 않을수 없죠.




  자... 그리고 본 방송...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그리고 제작자들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과학과 재미 두가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팩츄얼 드라마를 선보였습니다. 그것도 이제까지의 작품에서도 손꼽는 수준으로...



  우선 "마스 1부". 등장인물의 소개와 함께 화성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엮어낸 이 이야기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연출이 곳곳에 보여집니다.



  우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인물들. 잘 보시면 인종이나 국적이 다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 중심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동유럽계와 남유럽계, 그리고 아프리카계 남성과 동양계 여성이 눈에 띕니다.


  재미있는 것은 사실상의 주역은 바로 동양계(한국계 미국인인 김지혜) 여성인 "승하나". '하나'라는 이름만 봐도 한국계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여기에 관제실의 중심에는 그녀의 쌍둥이 누이인(1인 2역.^^) "승 준"이 있습니다.


  게다가 우주 개발을 이끄는 것은 미국의 NASA가 아닙니다. 세계 각지의 우주개발국이 손을 잡고, 여기에 스페이스 X 같은 민간 단체까지 함께 참여하여 구성한 "국제 화성 과학 재단(International Mars Science Federation, IMSF)"과 그 후원을 받아 설립된 "화성 탐사 연합(Mars Mission Corporation)"입니다.


  그 본부와 관제소는 각각 오스트리아의 비엔나(IMSF)와 런던에 자리잡고 있지요.


국제 화성 과학 재단 홈페이지

http://www.makemarshome.com/landing



2033년 5월 9일. 유인 화성 탐사 로켓 발사 성공을 알리는 비즈니스 와이어의 기사.

http://www.businesswire.com/news/home/20160509006208/en/International-Mars-Science-Foundation-Mars-Mission-Corporation


[ 화성에서 전송 중인 실시간 영상. 아쉽지만, 승무원들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http://www.makemarshome.com/landing?feed=live ]


  으음... 그래요. 그들은 실존하고 있습니다. 2033년의 미래에 말이죠. 홈페이지도, 언론 기사도 결코 거짓이 아닌 것입니다. ^^


  이처럼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2033년에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만큼...


  드라마 '마스'는 그 같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열정이 담긴 작품입니다. 제작에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꿈을 꾸고 자신의 마음을 쏟아부었음을 느끼게 합니다.



  드라마는 2033년의 상황과, 2016년의 인터뷰를 번갈아 보여주며 진행됩니다. 2033년에 이야기가 펼쳐지고, 2016년에 수많은 전문가가 남긴 이야기를 통해 과학적인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NASA와 제트추진 연구소,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진행한 무수한 시도의 결과물들도 함께 보여지면서 우주 여행이 결코 쉽지 않음을... 하지만 가치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물론 2033년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죠.



  그들에게는 온갖 위험이 닥칠수 있음을, 그리고 실제로 다가옴을 보여주니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화성으로 가야 한다고 이 드라마는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화성에 가야 합니다. 멸종을 막기 위해서죠. 지구 상에서 인류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멸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두 행성에 나누어 산다면, 멸종 확률은 0에 가까워 지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높은 소설, "마션"의 작가인 앤디 위어가 출연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화성에 가려는 것은 오직 그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모험이기 때문이며, 바로 화성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말했듯이,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꿈 같은 일이잖아요."

  "아멜리아 이어하트가 말했죠. 모험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요."

  "실패하더라도, 다음 사람을 위한 길을 닦아놓을 수 있겠죠."





  대모험을 앞둔 조종사들의 인터뷰도 종종 이어지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합니다.



  그리고 2033년. 드디어 인류는 화성에 발을 딛습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고작 시작의 문턱을 겨우 넘었을 뿐이지요.


  영화 [마션]에서 어디를 가던 자신이 최초로 그곳에 발을 디딘 사람이라고 했듯이, 이곳에서도 모든 것은 처음입니다.

 

  "화성에 처음 착륙하게 될 사람들을 만난다면 그 점을 기억하라고 해 주고 싶어요. 그들이 보게 되는 모든 것은 인류가 최초로 보는 것이고 우리가 최근까지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그야말로 꿈 같은 경험을 하는 거라고요. 더 이상 SF 속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 세상에는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위험을 평가하면서 보상도 함께 평가합니다. 그 보상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래, 위험한 일이고 어쩌면 죽을 수도 있지만 아무도 안 해 본 일을 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해볼 가치가 있나. 물론이지.'"



  그렇게 '마스'의 첫 이야기를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그들은 화성에 내렸고 다음 여정을 떠나야 할 때입니다. 밤이면 기온이 영하 70도 이하로 곤두박질치는 곳에서, 오직 저 멀리 보이는 파란 점만을 의지삼아서 하루 하루 살아나가야 합니다.


  과연 '마스'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잘은 알 수 없지만, 6편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결코 놓칠 수 없는 순간이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드라마 '마스'는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을 펼쳐내는 이야기입니다. '인류의 지리지식 확장을 위하여'라는 그들의 모토는 바로 이 작품 속에 살아 숨쉬며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인간은 꿈을 꿉니다.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자 하는 욕망이 우리의 DNA에 새겨져 있죠. 우리는 대양을 건너고 하늘을 정복했습니다. 지구 상에 미개척지가 더 이상 남지 않았을 때, 우리는 별들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마스'는 우주 저편을 향한 우리의 DNA를 자극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다음 토요일 11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합니다.



추신) 마스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매주 토요일 11시에 방송합니다.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재방송을 하며, 일요일 10시에도 다시 재방송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첫 방송을 놓치셨다면 꼭 재방송을 보시길 권합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5.04.10 14:19

  전자책과 종이책, 과연 어느 쪽이 좋을까요?


  전자책은 물류비가 거의 들지 않고 제작비도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선지 근래에는 종이책으로 나오지 않고 전자책만 나오는 것도 꽤 많지요.


  하지만 종이책에는 전자책이 따라올 수 없는 수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단지 '감성적인 것'만이 아니라, 과학적인 면에서 말이지요.



1. 종이의 향기와 감촉은 디스플레이가 재현할 수 없는 촉감을 통한 기억의 재현과 함께 깊은 감성을 전해줍니다.


- 인간의 몸은 시각 하나, 촉각 하나, 후각 하나 등으로 오감을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해서 무언가를 인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기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종이책을 넘기는 감촉, 종이의 느낌, 여기에 종이에서 전해지는 향기 등은 우리에게 시각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수많은 감각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같은 책을 보더라도 종이책에 기록된 내용이 더 감동적이며 우리들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의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야기를 충실하게 느낄 수 있겠지요.



2. 종이책은 현실감을 높여주며, 더욱 논리적인 판단이 가능하게 해 줍니다.


-  우리 인간은 '텍스트를 읽도록 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은 풍경을 인식하고 물체를 인식하면서 그 풍경의 일부로서 '글'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의 뇌는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물체를 '물체'로 인식하지 않으며, 비현실적인 존재로 인식합니다.

  E잉크 방식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방식의 화면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이며 비논리적인 존재로서 인식됩니다. 반면 '반사광'에 의해서 형채를 인식할 수 있는 종이책은 물체로서 인식됩니다.

  때문에 우리는 종이책을 볼때 더욱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화면 상에서 본 글보다는 프린트해서 읽었을때 글의 좋고 나쁨을 인식하기 더 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탈자나 맞춤법 등의 문제도 좀 더 쉽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글을 쓰고는 항상 프린트해서 보곤 합니다.)



3. 종이책의 반사광은 디스플레이의 발광에 비해서 눈의 피로가 적으며, 집중하기 좋습니다.


- 발광하는 물체는 우리의 눈에 매우 자극적이며, 그만큼 눈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눈 만이 아니라 육체의 건강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발광하는 물체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연스레 종이책보다 긴 시간을 들여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각기 다른 크기, 무게를 가진 종이책은 다양한 물체로서 인식되며 각자를 기억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 모니터 화면에서 읽는 경우가 아니라, 태블릿 등으로 읽을 때 우리는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 크기는 항상 동일하며 무게도 같습니다.

  이 경우 각각의 개체가 가진 차이는 느껴지지 않게 되며 자연스레 '동일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만큼, 책의 내용을 구분해서 느끼거나 기억하기 어려워집니다.



5. 종이책의 높은 해상도는 우리에게 더욱 부드러운 감성을 불러 일으킵니다.


-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해상도는 나날이 향상되어 가지만, 현재의 디스플레이로는 최소한 1200dpi. 대개 2400dpi 정도의 종이책의 해상도를 따르지 못합니다.

우리 눈에 1200dpi 이상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하며, 디스플레이와 종이책의 글자에 차이를 못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눈, 그리고 두뇌는 그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거칠고 딱딱한 느낌에 비해서 종이책의 부드러운 느낌이 더 두뇌에 부드럽게 작용합니다. 모니터로 무언가를 볼 때보다 종이로 무언가를 볼 때 좀 더 마음이 편안한 것은 단순히 '감성적인 문제' 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종이책은 전자책에 비하여 많은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자책에 비해서 짧은 시간에 깊고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전자책이 따를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가 진화하면서 얻은 신체적 특성과 두뇌의 작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뀔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앞에서 말한 여러가지 '종이책의 장점'은 최소한 '완벽한 가상 현실의 전자책'이 나오지 않는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상도 만큼은 늘어날테고, E-ink로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일부는 보완하지만.)

  전자책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류비, 제작비 등이 적다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전자책이 늘어나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하이퍼텍스트 등 종이로는 불가능한 기능들도 충실하고요. 영상이나 음악이 결합되고, 심지어는 게임과 같은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을 실현하기도 합니다.

  다만 진정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집에서 작은 모니터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서 보듯, 책의 내용 역시 좀 더 만족스럽게 체험하기 위해서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더 낫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평생에 한번의 만남이 될지도 모르는 책. 가능하면 좋은 환경에서 충실하게 만나는 것이 훨씬 좋을테니까요.

  무엇보다도 전자책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부터 종이책에 익숙해지도록 권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전자책의 장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종이책에도 장점이 있으며, 이를 느끼기 위해서는 종이책의 장점을 느낄 수 있어야 할테니까요. 종이책은 전자책보다 불편해 보이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그 불편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반면 종이책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은 전자책에만 익숙해지며, 종이책의 장점을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으로서 독서를 하는 습관을 길려주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가능한 종이책을 보도록 노력하기를...

그것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더욱 충실한 삶을 살아가게 해 줄 수 있을테니까요.


추신) 만일 이 이야기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 글을 프린트해서 보시길 권합니다. 조금이라도 그럴 듯하게 느껴진다면, 종이 인쇄물의 장점을 체험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 책을 보는 사람은 좀 더 이지적으로 보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5.02.25 00:22

흔히 SF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SF는 과학적인 비판을 감수해야 하며 그래서 쓰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이를테면 "과학적 원리로서 말이 안 된다."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점은 왜 SF에만 비판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입니다.


물론, 네이버 지식인 광고에서 "스타워즈 레이저검의 원리" 같은게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비판이 아니라 단지 궁금할 뿐이지요.



어차피 대다수 사람들은 SF건 판타지건 별로 다르게 보지 않습니다.


스타워즈에서 칼 들고 싸운다고 해서 판타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주가 나오고 우주선이 나오고 로봇이 나오고 하니 'SF 겠구나...'라고 생각하죠.


아바타에서 행성 전체의 의식이 하나로 연결된 설정이 등장합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대다수 사람들은 그러려니...하고 보죠.



[ 한때 유행했던 공상과학대전. 고지라니 뭐니 하는 작품을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말이 안돼'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든 재미있는 작품이다. ]



물론 과학적인 고찰이니 뭐니 하는 사람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상비과학대전"이나 "스타트렉의 물리학" 같은게 있군요.


하지만 이는 비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여흥이었습니다.


"방사능으로 고지라가 되는건 말도 안돼."라고 말한다고 해서 "고지라가 재미없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그 내용으로 '놀이'를 하고 싶을 뿐이지요.



[ 감마선에 의해 괴물로 변신한 헐크. 사실 감마선으로 이렇게 변하는건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근데 이걸 신경쓰는게 몇이나 될까? ]


고지라가 재미있고, 이야기가 그럴 듯 하다면 고지라가 방사능에 의해서 그렇게 되건, 우주 괴수라서 그렇게 되건, 아니면 세균 병기로 그렇게 되건 별 상관 없습니다. (물론 이야기 구조는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하지만 SF.... '과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글을 쓸 때 이런 걸 신경쓰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아니, 판타지나 무협, 추리라고 해도 별 차이는 없을 겁니다. 뭔가 설정이 100%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과학적으로 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건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는가 아닌가의 문제이지, 그 우주선이 하이퍼 스페이스를 통과하건, 알큐비에르 엔진으로 날아가건 하는게 아닙니다.


이야기가 재미없고 말이 안 되면 여러가지 비판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학적으로 말이 되건 안 되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SF의 과학은 진짜 과학이 아니라 상상 과학이니까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어떤게 아니니까요.



19세기에 쓰여진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는 사실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됩니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왠지 그럴 듯 해 보이고 정말로 가능하게 느껴집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말이죠.


"그냥 그럴 듯해 보인다."


이게 SF에서 말하는 과학적 상상력이고 가능성입니다.



때로는 '공상비과학대전'처럼 "과학적으로 말이 안돼."라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설정에 오류가 있다고 열변을 토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굳이 SF라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단지 그런 딴죽을 걸고 싶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럴 때 어떻게 할까? 


여기 한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날, 미국의 유명한 SF 드라마, "스타트렉"과 관련하여 한 사람이 제작진에게 스타트렉의 워프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는 씩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죠.


"아주 잘 작동합니다. 감사합니다."



SF 속에서의 과학은 사실 그런 겁니다. 이야기의 진행에 충분할 만큼 잘 작동하기만 하면 문제는 없는 거죠. 이야기가 잘 진행된다면 그 속의 과학이 정확하건 아니건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반면 이야기가 엉성하다면 설사 과학적인 설정이 아무리 정확해도 재미없는 건 재미없는 겁니다.


그리고 SF의 재미는 과학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과학적 상상'으로 펼쳐낸 이야기에서 나오는거죠.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5.02.17 02:56

2월 17일 오늘은 이탈리아의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조르다노 브루노가 종교 재판을 거쳐 화형에 처해진 날입니다.





로마 카톨릭의 도미니코회의 수사로서 철학, 과학 등에 폭넓은 지식을 갖고 각지에서 학문을 가르친 그는 “우주는 무한하게 퍼져 있고 태양은 그 중 하나의 항성에 불과하며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들도 모두 태양과 같은 종류의 항성이다.” 같은 무한 우주론을 비롯한 각종 발언으로 이단으로 몰려서 처형되고 말지요.


화형을 당하던 그 순간 브루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뚝에 묶여있는 나보다 나를 묶고 불을 붙이려 하는 당신들 쪽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



오랜 옛날부터 혁신적인 주장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불러온 했습니다. 그들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나머지 그 주장을 일방적으로 배격하고 심지어는 말살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올바른 내용이라면 결국은 그 내용은 자연스레 밝혀지게 됩니다.


왠지 "최후의 날 그후"라는 SF 단편집 중 존 윈덤의 "바퀴"라는 작품이 떠오릅니다.


핵전쟁으로 멸망 직전에 몰렸던 인류는 기술이 재앙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면서 기술의 사용을 이단이라고 가로막습니다. 한 소년은 그것이 위험한 일임을 모르고 우연히 '바퀴'를 발명하고 사용하게 되고 그것이 드러나면서 처형될 위기에 몰립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바퀴를 만들었다고 꾸미면서 대신 처형됩니다.

그리고 손자에게 말해주죠.


"사악한 건 바퀴가 아니라 두려움이란다, 데이비. 그걸 꼭 기억해라."



오랜 시간이 흐르고, 조르다노 브루노의 가설이 맞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그는 과학의 순교자로서 기억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사악한 건 두려움이다."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되지요.


아무리 다른 것이라도 한번은 돌아볼 수 있는 것, 듣기 싫은 말이라도 귀를 열어보이는 것. 그것이 바로 인류를 이끌어준 과학의 모습이며, 우리 인류가 발전해온 길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허황된 이야기라도 아무리 다른 것이라도 일단 눈과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받아들인 이후에는 우리의 이성으로 그것을 판단하고 평가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정말로 맞는 것인지 아닌지 말이지요.


선입견이나 편견, 그리고 고집 등의 이유로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좋지 않으며,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이성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설사 틀린 이야기라고 해도, 다른 내용이라도 배격하거나 비방할 필요는 없겠지만, 잘못된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안 됩니다.


그리고 주장하는 이들도 어쩌면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르다노 브루노의 가설은 타당했기에 훗날 받아들여지게 되고 그를 순교자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무조건 옳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순교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른 이들의 평가와 의견은 무시한채 자신의 고집스러운 말만 반복하는 것은 자신들을 틀리다고 말하는 조르다노 브루노를 두려워한 나머지 화형에 처한 당대의 '겁쟁이들'과 다를게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 : 오늘의 SF - 2월 17일


여담) "최후의 날 그후"는 핵전쟁 이후 문명이 붕괴된 세상을 소재로 한 단편 SF 모음집입니다. 내용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고 만족스러운 명작으로 제가 보았던 SF단편집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죠. 기회가 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아쉽게도 절판되어 도서관 등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4.12.15 03:21



  어릴 때 벤자민 프랭클린이 연을 띄워서 번개가 전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프랭클린은 피뢰침을 만들어서 번개의 피해를 줄이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의 수많은 건물에는 피뢰침이 설치되어 번개의 위협을 막아내고 있으며, 수많은 이가 번개의 피해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랭클린의 발견은 단순히 '번개의 정체'를 밝혀낸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인간이 신의 시대에서 벗어나 이성의 시대로 넘어가는 척도이며, 자연의 경이를 이해하고 인류의 가능성을 넓혀나가는 시대의 척도였던 것입니다.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자연의 변화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비는 왜 오는가? 구름은 왜 생기는가? 가뭄은 왜 일어나는가?


  그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번개'의 존재였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 이미 많은 학자들이 '번개는 자연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대중은 결코 그렇게 믿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한 순간 하늘 저편에서 내려오는 강렬한 빛은 사람을 죽이고 숲을 불사르며 성을 무너뜨리기도 했습니다. 폭풍이나 추위는 피할 수도 있었지만, 번개만큼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지요.


  그리하여 번개는 '신의 힘'으로 불리며, 제우스나 토르 같은 존재와 그 힘을 낳습니다.






  신만이 휘두르는 권능... 번개는 신의 존재 그 자체이며, 신에 대한 부정할 수 없는 증거였습니다.


  바로 그러한 권능에 벤자민 프랭클린은 도전한 것입니다. 아주 단순한 기술로 만들어낸 연이라는 도구와 작은 금속 열쇠 하나만을 가지고.


  사실 이는 목숨을 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전엔 다른 과학자가 비슷한 실험을 하다가 감전사한 적도 있었으니까요. 벤자민 프랭클린도 결코 안전하다곤 할 수 없었습니다.


  만일 그가 실험에 실패하여 죽었다면 아마도 이성의 시대로 넘어가는 일은 훨씬 뒤로 연기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번개에 맞아 죽은 프랭클린에게 "신의 천벌을 받았다."라고 말하며 비웃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랭클린의 실험은 성공했고, 그는 번개가 전기이며 전기의 특성을 이용해서 피할 수 있음을 밝혀냅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신의 응징"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인간은 "신의 권능"이었던 전기를 자유롭게 사용하게 되고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우리는 토르나 제우스가 아니지만, 전기를 이용해서 TV를 보고 전화를 쓰고 이동하고, 그리고 밤을 밝힙니다.


  이런 모든 것은 프랭클린과 같은 과학자들이 "신의 권능"이라 믿어졌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자연의 현상에 지나지 않으며, 우리들이 이를 이해하고 심지어는 쓸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직 자연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자연의 모든 것을 밝혀내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밝혀낸다고 해도 자연에는 비밀이 존재할 수 밖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신'이라는 단어를 쓸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보다는 프랭클린이 했듯,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내고자 노력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호기심을 가진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프랭클린과 피뢰침의 이야기에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훗날 프랭클린은 정치가로서 미국의 독립에 이바지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영국에서는 프랭클린을 싫어하게 되었는데, 영국왕은 프랭클린이 마음에 들지 않은 나머지 전국의 피뢰침을 프랭클린이 개발한 뾰족한 형태가 아니라 둥근 형태로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영국 왕립회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폐하. 자연 현상은 바꿀 수 없습니다."


  설사 왕의 명령일지라도 자연 현상은 자연 현상이라는 이 말이야 말로, 프랭클린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끈 이성의 시대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요?



여담) 고대 신화 속의 번개를 쓰는 신들이 '외계인'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물론 증거는 아무데도 없고 단지 '신이 번개를 쓴다고? 번개는 전기잖아. 그럼 그들은 전기를 쓰는 외계인이네.'라는 식의 발상인 것이지요.

  이러한 발상은 창작 작품의 재미있는 소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번개는 신의 권능이다."라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신의 위치에 외계인을 배치했을 뿐인, 비이성적인 사고의 일종인 것이지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4.10.31 23:46



최근 프레젠테이션 강의를 하면서 프레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Zooming 기법을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는 프레지는 매우 독특한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이죠.


X, Y(가로, 세로) 만이 아니라, Z(깊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프레지를 쓰면서 쉽게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시야를 바꾸면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조금만 시야를 돌려도, 조금만 멀리서 보아도 세상은 다르게 보입니다.


바로 아래의 영상처럼...





1977년에 제작된 "파워즈 오브 텐(10의 제곱들)"...




물론 이런 영상도 있죠. 코스믹 보이지





세상은 이처럼 놀라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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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이야기 2014.08.13 15:10

  한국 최초의 창작 SF로 알려진 작품 중에 'K 박사의 연구'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감자', '배따라기' 등으로 알려진 김동인씨의 작품으로 대체 식량을 연구하는 K박사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김동인씨는 과학자가 아니며, 과학을 잘 아는 사람도 아닙니다. "K 박사의 연구"에는 무언가 새로운 이론이 나오는 것도, 그리고 무언가 대단한 설정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어찌보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죠.


  K 박사라는 사람은 대체 식량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식량난에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런데 그 식량의 재료가 무엇인가 하면 바로... '똥(인분)' 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K 박사의 조수인 친구로부터 사건의 전말을 듣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K 박사는 대체 식량을 연구해 만들었고, 시식회를 했습니다. 물론 재료가 뭔지는 알리지 않았죠.


  사람들은 나름대로 만족하며 먹었습니다. 그리고 K 박사가 재료를 밝히죠...........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처음에 소개됩니다.


"자네 요즘 뭐하나?"

"놀지."

"놀아? 연구는 어쩌고?"

"아, 이 사람아. 똥을 누가 먹어?"

"똥?"

"그러는거보니 자네는 시식회에 대해 모르는 모양이구만, 내 이야기해줌세."


  네... 주인공의 친구(K박사의 조수)는 놀고 있습니다. 백수죠. 조수가 백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뭐 대충 상상이 가시겠지요.



  김동인씨의 작품에서는 어떠한 과학적인 지식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건 '똥으로 대체 식량을 만드는 법'을 소개하는 소설이 아니거든요. 어디까지나, '똥으로 대체 식량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이를 위해 김동인씨가 똥에 대해 연구할 필요도, 대체 식량에 대해 연구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유전 공학이고 뭐고 필요없이, 단지 상상을 하고 그걸 생각으로 옮기면 되었죠.



  그런데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한 과학자가 정말로 똥으로 고기를 만든거죠. 이름하여 SHIT BURGER....


  이 박사는 얘기했습니다.


  "인분 고기는 친환경적인 식품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바뀌나요? 정말?


  이에 대해 "인분 고기를 한번이라도 먹어보고 싶은 사람"을 설문조사했더니 결과는 당연히....



  이 박사분은 똥으로 고기를 만들만한 과학 지식과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이 똥으로 만든 고기를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거라는 상상력은 겸비하지 못하신 겁니다. 조금만 상상력이 있어도 인분 고기를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테니 정말로 받아들이게 하고 싶다면 뭔가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가령 애완동물용 사료로 만든다거나....


  그야말로 과학과 과학적 상상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죠.



  SF라는 것이 'SCIENCE FICTION'이라고 해서(Speculative Fiction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과학에 초점을 맞추는 사례가 많지만, 영어의 문법으로 생각해도 중요한 것은 Science가 아니라 Fiction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상을 통해서 하는 과학이 아니라, 과학적인 상상력이라는 거죠.


  과학적인 지식은 물론 SF를 만드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쥐라기 공원"은 약간의 유전 공학 지식과 호박이라는 보석이 송진에 의해 만들어지며 그 안에 모기 같은 곤충이 묻히기도 한다는 지식, 여기에 양서류 중에는 암수가 바뀌기도 한다는 지식, 미엘린이라는 단백질에 대한 지식 등 여러가지 지식을 결합해서 만들어낸 이야기입니다. (카오스 이론이라던가 이것저것 더 추가된 것도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예를 들어 모기의 몸에 들어간 공룡의 혈액이 수천만년동안 그대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이지만, 많은 이는 그것을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개인적으로 쥐라기 공원은 이야기 전개가 조금 마음에 안 들지만, 그럼에도 꽤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것은 사실입니다. SF로서도 충분히 손색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중요한 건 공룡을 정말로 만들 수 있는가 아닌가가 아닙니다. 공룡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뭔가 최신의 과학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이들을 적당히 연결하고 상상력을 넣는 것으로 충분했던 것이지요.



  K 박사의 연구는 90년 정도 지난 지금보아도 꽤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비록 그것이 최신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담고 있지 않더라도 말이지요. 여기에는 김동인씨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상상력'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SF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4.07.23 01:45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방송 중인 프로입니다. (네버 다이란 이름으로 소개되네요.)


실제로 있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일상 속의 과학이라는 느낌이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을 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특정한 상황을 줍니다. 가령 지금 보고 있는 내용 속에서는 주유소에 세워진 자동차 트렁크 위에서 플라스틱 기름통에 주유기로 기름을 넣다가 흐르는 기름으로 인해 발생한 정전기가 몰려서 폭발한 상황에서 기름 묻은 바지에 불이 붙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을 구하려면 어떻게 할까? (이런 경우에는 기름통을 땅에 놔두고 기름을 넣으면 정전기가 땅으로 흘러서 사라져 버리지만, 차의 트렁크는 절연 상태라서 정전기가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A. 옷을 벗어 두드린다

B. 옷을 벗어 뒤집어 씌운다.

C. 유리 세정제를 뿌린다.



이런 식으로 나옵니다.(물론 국내판에선 한글로 나오죠.) 다음에 '당신이 고려해야 할 점'이라는게 소개되고, 이후엔 시간 제한처럼 삑삑 소리가 들리지요.


이후에는 잘못된 선택부터 하나씩 알려주고, 마지막에 제대로 된 행동을 알려줍니다. 그것도 각각의 상황을 CG 등을 사용해서 게임 화면처럼 말이죠.^^



참으로 다양한 상황이 있고, 그만큼 재미있네요. 무엇보다도 과학적인 원리도 이해할 수 있으며, 더빙판이라서 더 편하게 볼 수 있고요.^^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과학과 관련한 프로가 참 다채로워져서 즐겁습니다.^^


여러분은 과연 Do or Die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마치 게임 같은 방송, Do or Die(네버 다이) 네셔널 지오그래픽을 보신다면 꼭 보시길 권합니다.









여담) 위의 답은 뭘까요?


대부분 제대로 선택했으리라 생각하지만, B입니다. 


화재 삼각형이라는게 있습니다. 산소, 열, 연료... 이 세가지 중 하나만 없어도 불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A는 산소를 더욱 많이 공급하는 것, C는 유리 세정제에 알콜 성분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설사 물이라고 해도 기름은 물에 뜨기 때문에 휘발유를 퍼트리는 결과만 낳고...

B는 산소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담요 같은게 있다면 좋겠지만...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4.03.01 23:27

히스토리 채널에서는 가끔 여러 방송들을 하루 종일 보여주는 마라톤 방송이 있습니다.


그간 픽커즈(고물 사냥꾼)나, 덕 다이너스티 같은 리얼리티 방송만 보여주었는데, 오늘은 얼마전부터 시작한 "빅 히스토리(과학이 만든 역사)"의 마라톤 방송을 해 주는군요.


빅 히스토리는 정말로 히스토리 채널답고, 히스토리 채널이기에 만들 수 있는 방송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관련된 내용들을 소개하고, 역사를 매우 넓고 깊게 살펴봅니다.





소금이라는 것이 역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1회)


황금이라는 것은 역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2회)


그리고 말이나, 거대 건축물, 추위, 고기....



각각의 내용을 볼때마다 굉장히 흥미롭고 독특합니다.


황금은 왜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았을까? "빅 히스토리"에서는 고대 세계에 갈증에 지친 사냥꾼들이 물의 반짝임을 쫓았던 것에서 그 가능성을 찾고 있으며, 인류에게 알려진 다양한 금속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왜 황금 같은 위치에 놓일 수 없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가량 철은 너무 무겁고 납은 너무 무르고, 동과 은은 변하고....


오랜 옛날 지구가 탄생할 때 황금을 비롯한 중금속 대부분은 지구 깊숙이 들어가 버렸고, 그 후에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이 현재의 황금을 가져왔다거나...



황금 이야기와 관련하여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황금을 구대륙(이라고 불리는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는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반면, 신대륙(이라 불리는 아메리카)에서는 오직 종교의 상징으로서만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황금에 관심이 없었던 서양인들은 이들을 모두 녹여서 거래의 수단으로 썼지만 말이죠.



가장 특이했던 이야기는 바로 '말'(馬, Horse)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길들여져 사용된 '말'은 유럽과 아시아에 퍼져 서로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말의 도움으로 거대한 제국이 세워졌지만, 동시에 말로 달려서 14일 이상 걸리는 거리까지 성장하기는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죠.


더욱 재미있는 것은 말이 가장 먼저 탄생한 것이 아메리카 대륙이었다는 것인데....


"빅 히스토리"에서는 빙하기 시대 아메리카의 말들이 먹거리로만 사용되었고, 이들이 아시아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중앙 아시아에서 이들을 활용하면서 거대한 제국의 역사들이 시작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말을 사용하는 구대륙 사람들이 신대륙을 방문했을때 그들은 말이라는 존재에 충격을 받았고, 말이라는 존재를 활용하는 전술에 더욱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만약에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가령 아메리카에서 먼저 말을 활용했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랬다면 아메리카와 유럽의 역사가 반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되는군요.


넓은 평야가 펼쳐진 북아메리카에는 몽골 이상의 강대한 제국이 세워졌을지도 모르며, 잉카나 아즈텍도 거대한 제국으로서 군림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역사라는 것이 특정한 기술이나 존재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는 어디까지나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삶 이면에 다채로운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할때, 도구나 기술을 통해서 살펴보는 역사의 관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히스토리 채널의 "빅 히스토리(과학이 만드는 역사)"는 바로 그러한 점을 충실하게 정리하고 소개한 작품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을 통해서 여러분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보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담)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보다도 좀 더 다채로운 느낌입니다. 다채로운 과학을 통해서 역사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말이죠.


여담) 추위가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다시 볼 수 있죠. 바로 프랑스군의 단추가 '주석'으로 되어 있었다는 점... 주석은 날씨가 추워지면 변화하게 되고, 가루가 되어 망가집니다. 그로 인해 프랑스군의 의복은 단추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추위를 막는데 더 취약해진 것이고...


여담) 사실 하나의 주제나 사건을 바탕으로 역사를 넓고 깊이있게 살펴보는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과학이 만드는 역사" 덕분에 이런 관점을 더욱 넓힐 수 있는 느낌이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그리고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다큐멘터리는 "하이테크 고대문명"이지만, 이 작품은 그에 못지 않게 좋아하고, 영향을 받는 작품이 될 거 같습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3.12.03 02:12



  인터넷 서점 업체인 아마존에서 비행 로봇을 이용한 30분 배송 시스템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이젝션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소식을 보고 동영상을 보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최근에 제가 갖고 놀고 있는 쿼드 콥터랑 참 닮아서...이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세상이 참 멋지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무언가 멋진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이죠.



  최근 구글에서는 '구글 운전자'라고 하여 "자동차 자동 운전 시스템"을 시험 중에 있습니다. (자동차라고 불렀지만, 사실 자동으로 달리는 차는 아니었죠.^^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자동차?")


  현재 11대 정도가 구글 본사 출근시에 시험 중이라는데 80만 km 무사고 운전을 기록 중이라지요. 단 한 건 사고가 있었는데 정작 사람이 운전할 때였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심지어 시각 장애인이라고 차를 타고 달릴 수 있습니다!



[ 시각 장애자가 탑승하고 자동 운전되는 차량 테스트 ]


  인터넷 정보 통신 업체로 시작한 구글이 안드로이드, 구글 글래스에 이어 구글 운전자를 시험하듯이, 역시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도 킨들에 이어서 이번에는 아예 로봇 배달 시스템까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군요.


  어쩌면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업체를 선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 이 같은 다채로운 분야로의 접근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로봇 배달 시스템은 가능할까요? 물론 가능하겠지요. 대량 물류의 이점은 사라질지 몰라도 30분 도착 서비스라는 놀라운 효과는 정말로 대단할 것이고요.


  안전성의 문제라던가, 여러가지 고민은 해야 될거 같아요. 누군가가 이걸 보고 돌을 던지거나 -미국이니- 총을 쏘지 말라는 법은 없거든요. 하지만, 가능하고 아니고, 적용할 수 있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서 이 같은 발상을 생각하고 정말로 실현하려고 연구 중이라는 사실이 대단합니다. 그야말로 열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자신의 분야에만 안주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고자(아니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는 그들이 정말로 멋집니다!



관련 기사 : 나우 뉴스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1202601024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