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이야기 2016.11.09 17:10

미국 대선이 종식되었습니다.


참 충격적인 결말이지만, 이미 일어난건 어쩔 수 없죠.


중요한 것은 이 결말 이후입니다. 우리는 아직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 디트로이트의 현재. 기대하세요. 이제 세계 전역이 이렇게 바뀔 것입니다. ]



이에 대비하기 위한 작품을 소개해 봅니다.


- 소설 분야

1. 울

2. 더 로드

3. 루시퍼의 해머

4. 해변에서

5. 트리피드의 날

6. 핵전쟁 뒤 최후의 아이들

7. 최후의 날 그후


- 만화 분야

1. 생존게임

2. 드래곤 헤드

3. 브레이크 다운

4. 일본 침몰

5. 소년 표류 EX

6. 북두의 권

7. 모래돌이


- 영상 분야

1. 매드맥스

2. 나는 전설이다.

3. 그날 이후

4. 혹성 탈출

5. 뉴욕 탈출

6. 소년과 개

7. 설국 열차


- 게임 분야

1. 라스트 오브 어스

2. 스토커 트릴로지

3. 메트로 2033 시리즈

4. 폴아웃 시리즈

5. 웨이스트랜드 시리즈

6. 레이지

7. (아이 홀로 생존 게임을 진행하는...) 포켓몬스터.... 



그리고 무엇보다도..


Make America Great Again: The Trump Presidency


를 해 봅시다......-_-;;;;;;;;;;;;;;;;;;;;;;;;;;;;;;;;;;;;;;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5.02.14 18:31


아이는 꿈을 꾸고 어른은 현실을 바라본다..." 유인로켓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도 우주로 나가고 싶은 꿈을 키워나가는 소녀를 주역으로 우주를 향한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낸 만화 트윈 스피카의 작가인 야기누마 코우(柳沼行)가 1978년의 오늘 태어났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로 나가가는 여정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와 같은 인류의 꿈은 1990년의 오늘, 인류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더욱 더 멀리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 자신이 그곳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바라보며 던진 작은 위성은 14년에 걸친 여정 끝에 태양계를 벗어났고 예상 수명을 훨씬 넘긴 지금도 우주 저 편을 항해하며 우주의 신비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희망은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법이지요. 1876년의 바로 오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과 엘리샤 그레이가 각각 전화기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는데, 둘은 전혀 연관이 없었지만 같은 날, 그것도 불과 2시간 차이로 특허를 신청하는 놀라운 우연을 겪게 되죠. 하지만 사실 그보다도 30년 전에 이미 전화기를 만든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안타깝게도 몸져누워 세상에 알리지 못했지만, 만일 이 전화기가 공개되었다면, 우리는 벨이 아닌 다른 사람을 전화기의 발명가로 기억하게 될 것이며, 전화의 시대가 좀더 빠르게 찾아왔을지도 모릅니다.


1946년엔 세계 최초의 전자계산기인 에니악(ENIAC)이 탄생하기도 한 날... 훗날의 오늘에는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오늘의 SF 자세한 내용은 다음 링크를 봐주세요.


오늘의 SF - 2월 14일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4.11.23 01:58

"워터 월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후 변화(아마도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이 상승하여 땅의 많은 부분이 물에 잠긴 상황으로 그에 어울리게 진화(?)한 인류의 삶이 그려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로서의 완성도나 흥행이야 어떻든, 제목에 잘 어울리는 세계의 모습과 적당한 분위기로 지금도 기억되는 작품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심각한 과학적 오류가 있습니다. 지구 상의 얼음을 모두 증발시키더라도 해수면은 불과 십수m 상승하는 것에 그칠 정도라는 점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의 부피가 상승하면 좀 더 해수면이 상승하겠지만, 신화 속의 대홍수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일 우주에서 물이 내려온다면... 이를테면 얼음으로 된 거대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거나 한다면? 그 순간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지구에 유입되고 지구는 한 순간에 워터월드가 될 것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둠스데이 MONTH~물에 잠긴 지구~"는 바로 그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입니다.



[ 뉴욕 따윈 그야말로 불과 몇 달이면 가라앉을 것입니다. ]


  지름 1000km가 넘는 얼음 천체가 달과 충돌합니다. 부서진 천체는 지구 주변에 거대한 고리를 형성하고 그들이 지구의 대기에 부딪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을 지구 상에 뿌리는 것입니다. 비는 적어도 300년에 걸쳐 내릴 예정이고 해수면은 최소한 3000m가 넘게 상승할 예정.... 그야말로 지구는 대난리가 나게 됩니다.


  해수면은 점점 상승하고 바닷가의 도시들은(지구 상의 도시 상당 수가 바닷가에 있습니다.) 순식간에 바다 밑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인류는 이에 맞설 길을 찾아나서지요.


  한 도시를 둘러싸는 수천M 높이의 거대한 댐... 한편으로는 거대한 해상 도시... 수십억 인류가 물속으로 사라지는 와중에 살아남은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여러가지 다양한 상상력에 의해서 이 다큐멘터리는 가득차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상상 중 하나는 바로, '우리에겐 먹을 것이 없다.'라는 것일 겁니다. 물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혜성의 물은 오염되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염수가 아닌 담수입니다. 바닷 물고기의 대부분은 전멸하겠지요. 한편으로는 초기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대다수의 민물고기도 전멸할 겁니다. 이 와중에서 살아남는 건 민물과 바다를 오갈 수 있는 연어 같은 일부 어종들, 그리고 그 와중에서 겨우겨우 적응할 수 있었던 소수의 종들이겠지요.


  참 재미있는 가상극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워터월드... 스타워즈의 몬 칼라마리 같은 수중 세계가 펼쳐지는 이야기이니까요. 그럼에도 인류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구 역시 풍부한 생태계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결말... 


  지난 번에 '나노봇의 습격'과는 다른 지극히 강력한 재앙의 모습이 참 멋지게 펼쳐집니다. 다음 편이 기대되는군요.



원제 : HOW TO SURVIVE THE END OF THE WORLD


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channel/how-to-survive-the-end-of-the-world/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4.11.17 01:36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소개 중인 '둠스데이 Month'에선 과학 기술의 발달로 나올 수 있는 다채로운 재앙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연구중 잘못된 '광견병 바이러스'의 전염에 의한... 말하자면 좀비 사건.


오늘 하고 있는 두번째 방송에서는 '나노 기술'에 의해서 일어나는 대재앙입니다.


석유 등을 분해하여 환경 정화를 진행하는 나노 머신이 제작되었는데, 이를 한 해커가 변형시켜서 온갖 종류의 유기물을 먹어치우며 자기 증식되도록 바꾼 상황입니다.


해커는 그 상품을 세계 각지로 배송했고, 세계 각지에서 엄청난 양의 나노 머신이 증식하며 인간과 수많은 생명체를 먹어치우는 것입니다.


한편, 이에 맞서기 위하여 미군은 또 다른 나노 머신을 투입합니다. 그리고....


"좋은 나노봇이 나쁜 나노봇을 물리쳤으니, 사람들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야 겠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말았다..."




[ 오염된 우물에서 대량 발생한 나노봇. 이 끔찍한 재앙이 인류를 위협한다. ]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마치 진짜로 일어난 사건인 것처럼 연출한 다큐멘터리로서 끔찍한 미래의 재앙에 대한 사실적인 연출이 눈에 띕니다. 문제는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거죠.


"나노봇이나 나노머신은 윤리의식을 가진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설계된대로만 행동할 것이다."


이 말이 너무도 강렬하게 와 닿는 방송입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상황이 더 소개될 예정이니 한번 찾아서 보시길 권합니다.



원제 : HOW TO SURVIVE THE END OF THE WORLD


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channel/how-to-survive-the-end-of-the-world/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4.11.01 03:52

 히스토리 채널에서 "검은 폭풍(Black Blizzard)"이라는 방송을 해 주었습니다.


  1930년대 미국의 남부 지방에서 계속되었던 가뭄과 모래 폭풍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제까지의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었지요.


  그 중 흥미로웠던 것은 모래바람이 계속 불면서 정전기가 쌓이고 이로 인해서 사망한 사람들도 나왔다는 점인데....




  1930년대에 수년에 걸쳐 계속되었던 최악의 가뭄과 최악의 모래 폭풍(심지어 워싱턴까지도 휩쓸었던 모래 폭풍)의 원인에는 물론 기후의 변동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문제가 되었던 것은 본래 건조한 만큼 농경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 사람들을 이주, 정착시켰으며, 사람들은 그나마 얼마되지 않는 물을 펑펑 낭비하면서 환경을 바꾸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천년동안 풀이 표토를 뒤덮어 그나마 지나친 건조 현상을 막고 토양을 지켜주었지만, 사람들은 농경과 목축을 한다면서 풀을 모두 깎아내었고, 지하수를 퍼내면서 수위를 낮추었습니다. 그 결과 바람으로부터 토양을 지킬 수 없게 되었으며, 건조한 모래 폭풍이 일어나면서 지표에 도착하는 태양 에너지가 감소하면서 구름을 만들 수 있는 수분의 증발이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3년여의 가뭄으로 토양은 삭아서 약해지고 모래 바람은 더욱 강해지고....



  이 같은 현상을 막게 된 것은 한 사람의 노력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미국인은 역사상 가장 많은 토지를 파괴했습니다."라고 주장한 그는 토양을 지키는 것만이 이 같은 가뭄을 막을 수 있다고 했으며, 이를 위한 계획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가 워싱턴의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을때, 마침 텍사스에서 시작된 최악의 모래 폭풍이 워싱턴으로 밀려오고 있었지요. 보좌관이 '곧 도착한다'라고 속삭이자 그는 연설을 조금 더 길게 끌었고 결국 워싱턴의 하늘이 검게 물들게 되었을때 "저것이다!"이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 "토양 보존 계획"이라는 것이 세워져, 엄청난 양의 풀을 심고 2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게 됩니다. 그로부터 3년 뒤, 토양의 유실량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제트 기류의 변화로 인하여 다시금 비가 내리면서 가뭄은 끝났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검은 폭풍"의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미국의 남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물을 펑펑 퍼내어 뿌려대는 '관개식 농법'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지하수의 수위는 점점 내려가고 있으며, 가뭄이 계속되는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이 부족하다보니 아예 오대호에서부터 남쪽까지 거대한 수로를 이용해서 물을 수송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미국 전역을 모래 바람으로 뒤덮히게 만들었던 1930년대의 가뭄으로부터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아서, 미국은 다시금 대가뭄의 직전 상황에 놓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그나마 낫습니다. 중국의 북부 지역에서는 1920~30년의 미국처럼 반건조 지역으로 농경 지역을 넓혀나가면서 토양의 건조 상황을 증폭하고 있습니다. 산사댐 같은 거대한 댐으로 물의 흐름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그 결과 황사는 매년 더더욱 심해져만 갑니다. 베이징에서는 사실상 생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으며, 황사로 인한 간접 사망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지구 전역에서 모래 바람이 일어날만큼 건조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중국에서, 중앙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에서... 사막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이면에는 사실 "자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는 인류의 오만에서 나온 것이지요.



  제가 제작에 참여했던 모 게임의 세계지도입니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식량 대란이 일어나고 국경 분쟁이 심화된 끝에 핵전쟁이 발발... 사막화와 핵겨울이 함께 찾아온 세계의 지도.


  빙하가 밀고 내려왔기에 해수면은 하강해서 영토가 늘어났으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인류가 살 수 있는 땅은 더더욱 줄어들었죠.


  암울한 현실을 그린 SF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 같은 배경 이야기와 지도를 만들었는데, 당시만 해도 이게 조금 지나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년, 자연 파괴는 더욱 가속화되고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환경이 파괴되고 사막화가 계속된다면, 이보다 더 끔찍한 지도가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SF 이상으로 더 SF 같은 현실이...


  인류는 자연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인류가 뭔가를 잘못하게 되면 그 반작용이 더욱 강하게 밀려오겠지요. 부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4.02.02 19:55

  세계에는 많은 다큐멘터리 채널이 있으며, 제각기 특징이 있습니다. 가령 히스토리 채널은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거나(최근엔 리얼리티 방송 중심인 느낌이 들지만), 영국의 디스커버리 채널은 새로운 발명품이 눈길을 끈다거나...

  한편 이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잡지로 시작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주로 자연의 경이를 보여주는데 주목하곤 했지요.


  그런데 최근 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는 기묘하게도 ‘멸망의 날’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갑자기 미국 전역에 전기가 나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진짜처럼 연출한 ‘대정전(Blackout)'같은 거 말이죠.


  하지만 그보다도 눈에 띄는 건... 그리고 자주 하는 건 바로 ‘둠스데이 프레퍼스’라는 다큐멘터리입니다.





  Doomsday Preppers... 뜻 그대로 ‘멸망의 날을 준비(대비)하는 자들’이 될까요? 미국 내에서만 수 백 만 명에 이른다는 ‘준비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어떤 식으로 준비하는지, 그리고 그 준비가 과연 충분한지 등을 이야기하는거죠.


  별별 사람들이 다 등장합니다. 화생방 훈련이나 생존술 훈련은 기본이며, 변두리에 거주지를 세우는 것은 물론이며 집안에 벙커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것도 주변 사람들이 모르게 몰래 말이죠.(그러면서 TV에 나오는건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들은 모두 언젠가(적어도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멸망이 찾아올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에 대비하여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멸망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근래에는 EMP가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령 태양 폭풍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기 장치가 모두 작동하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서 위험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이죠.


  그들 중 많은 이는 전직 군인이며 관련된 훈련을 받은 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가까운 미래에 멸망이 찾아올거다.’라는 불안감이지요. 바로 그것이 이들이 ‘준비(대비)’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런 상황을 더 쉽게 느끼고 겪을 수 있는 나라일지도 모릅니다. 십 여 년 전 9.11 사건 이후 미국에는 온갖 종류의 재난(?)이 밀려왔으니까요. 그중 상당수가 인재, 또는 결과적으로 인재라고 할 만 한 것이었지만, 여하튼 세상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더욱 이런 방송을 열심히 봅니다. 최근에는 ‘둠스데이 캐슬’이라고 해서 한 가족이, 위기 상황에 대비하여 성을 세우는 이야기를 8부작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멸망의 날 세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본래 방송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둠스데이 프레퍼스’나 ‘둠스데이 캐슬’ 같은 방송은 자연스러운 내용일지도 모릅니다. 여하튼 사람들이 열심히 보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그 같은 방송 자체가 사람들의 불안감을 더해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대정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분명히 재미있지만, ‘이런 일이 정말로 생길지 모르니 대비해야 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게다가 “둠스데이 프레퍼스” 같은 방송을 계속 보여주니 마치 자기 혼자만 준비하지 않는 듯 한 느낌이 들겠지요. 그리고...


  영화 “페이첵”에서는 미래를 보는 장치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장치로 예견한 미래는 모두 들어맞게 되지요. 문제는 미래를 예견한 결과가 미래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가의 대폭락을 예견하면 사람들이 주식을 팔아버립니다. 질병의 대유행을 예견하면 혼란과 불안이 그러한 상황을 더 부채질하며 서로를 외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전쟁을 예견하면...




  “둠스데이 프레퍼스”, “둠스데이 캐슬” 같은 다큐멘터리는 결국 이 같은 ‘미래경’의 역할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방송의 유행은 2012년을 앞두고 번졌던 세계 멸망설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눈 앞의 현실보다는 올지 안올지 모르는 멸망에만 쏠리게 합니다. 그것도 ‘멸망을 막기 위해 노력하자.’라는 것이 아니라, ‘멸망이 올 테니 나 혼자라도 살아남자.’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멸망의 날 가게’ 같은 곳을 뒤져보고, 쓸데없이 물건을 사서 채워두고, 집을 개조하고 대피 장소를 세웁니다. 이웃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물건 값은 쓸데없이 올라가고, 삶은 그만큼 불편해 집니다.



  1983년 미국의 한 방송국에서 한 방송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The Day After-그날이 오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미국의 한 도시를 무대로 핵전쟁 뒤의 모습을 그려낸 이야기였지요. 그날 방송국에선 시청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전화를 준비했지만, 그 누구도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모두들 충격으로 전화를 걸 여유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 순간까지 사람들은 핵전쟁 이후의 삶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전쟁으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끔찍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미국 전역에서 핵전쟁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탄생했고, 수많은 이가 이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전략핵감축 협상이라는 결실까지 맺게 되었지요.


  전략핵감축 협상이 타결되는 날, ‘지구 멸망 시계(지구가 멸망하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표시하는 시계)’가 처음으로 반대 방향으로 돌려졌다고 합니다. 한 편의 방송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멸망에서부터 멀어지게 한 것입니다.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단순히 불안감을 조장하고 미래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쁜 상황에만 대비하도록 강요하는 형태의 방송은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다지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우리를 멸망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수 있는 방송... 적어도 그것은 ‘둠스데이 프레퍼스’나 ‘둠스데이 캐슬’ 같은 형태의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방송이야 말로 그 같은 ‘미래를 밝은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방송을 준비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적어도 전에는 조금 더 그런 방송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는 말이지요.


[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마련된 둠스데이 프레퍼스 관련 상품. 방독면 같은 것까지 파는 건 아닙니다만... ]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2.04.17 13:27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도시 시리즈를 보면, 지구 이외에 50개에 이르는 우주 식민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우주인’이라고 불리는 자신들을 유전적으로 개조 했을 뿐만 아니라, 질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깁니다.


  질병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도착한 행성에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쥐나 파리, 바퀴벌레나 모기 등 세균을 옮길만한 생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의 몸속에는 여러 가지 세균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도 여러 가지 조치를 거쳐(앞서 말한 유전 개량 등을 포함해서) 세균을 제거한 것이지요.

 

  문제는 그로 말미암아 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낮아졌고, 가벼운 세균조차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반면, 성계의 문장(전기) 시리즈에서는 이민선에 사는 쥐를 처리하려고 고양이를 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 고양이와 미소녀... 아브 일족의 고양이 사랑은 전 우주에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성계의 전기) ]

 

  자…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과연 우주 시대 인류는 쥐, 파리, 바퀴벌레, 모기 등의 세균 매개 동물을 완전히 제외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점에서 조금 생각하자면, 일단 현 시점에서 우주에 세균 매개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볼때 매우 정밀한 기계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에서도 쥐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셔틀도 그러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현재까지 아폴로나 스페이스 셔틀에서 쥐, 혹은 파리나 바퀴벌레가 우주로 올라갔다는 기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구를 탈출해야 하는 우주선은, 매우 완벽한 밀봉 상태를 자랑하는데다, 여기에 실리는 식량이나 장비는 모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완전히 살균되고 포장되기 때문이지요.

 

  우주여행에 필요한 장비는 가능한 경량화하고, 식량이나 공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검사되어 처리되는 이상.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우주선에서 쥐나 바퀴벌레 같은 게 발견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합니다.

 

  바퀴벌레 같은 게 동체 구석에 남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주라는 공간에서 살아남지 못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문제는 더욱 먼 미래의 사례입니다. 궤도 엘리베이터가 등장하고,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는 상황… 지금의 비행기가 오가듯 수없이 많은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상황…

 

  사람들이 평상복 그대로 훌쩍 우주여행을 가고 올 수 있는 시대에 과연 완벽한 방역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가방에 바퀴벌레(또는 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탑승 시에 모기가 숨어들지도 모르지요. 혹은 정비 중인 셔틀에 쥐가 들어가 돌아다니게 될지도…

 

  물론, 거대한 우주선 자체는 방역할 수 있을 겁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에서는 지상에서 우주선을 만들어 올리지만, 실제로는 우주에서 만들어 보내는 것이 낫겠지요. 진공 상태, 방사선으로 가득한 우주에서, 우주복을 입은 사람들이 작업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우주선에 쥐나 바퀴벌레는 고사하고 세균조차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겠지요.


  물론 그 상태가 언제까지 이루어질지는 모릅니다. 결국, 그 안에 흙이나 나무 등을 옮겨야 할 것이고 이때 묻혀들어갈 수도 있겠지요. 혹은, 사람들이 탑승할 때 끼어들거나, 혹은 애완용으로, 또는 실험용으로 기른 동물들이 도망쳐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쥐 대신 햄스터가 넘쳐나게 될지도…^^)

 

  물론 우주여행 시에 들어가는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면 이런 것들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도 결국 틈은 있는 법이니까요.


  우주선이 매우 크다면, 해충이 조금 있다고 해도 별 지장은 주지 않겠지만, 그래도 최신형 우주 거주지에서 쥐를 본다면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겠지요. 게다가 밤에 모기라도 날아다닌다면…

 

  ‘공기를 빼 버리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위해서는 승무원들이 모두 우주복을 입어야 하고 기르는 식물이나 동물들도 잘 처리해야 합니다. 거의 빈대 한 마리 잡고자 초가삼간… 꼴이 될 수도 있고, 모처럼 잘 처리해도 금방 기어들지 모릅니다.


  과연 우리는 우주에서 유해 동물들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방이 열려 있고 엄청난 공간을 가진 지구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여하튼 우주 거주지는 –비록 엄청나게 넓을지는 몰라도- 밀폐된 방이니까요.

(다만, 좁은 방 안에서 모기 한 마리를 잡으려다 한참 고생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그다지 희망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어쩌면 이를 위한 특별한 조치나 특수 팀(A 특공대…^^)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호O호이’같은 로봇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그리하여 우주 거주지에서는 밤이면 밤마다 무표정한 ‘호이O이’와 유해 곤충들의 격전이….

 

  물론, 이 역시 ‘세계의 또 다른 가능성’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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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훗날 나치 독일이라 불리는 집단이 탄생한 날입니다. 1933년의 이 날을 계기로 독일에서는 나치당의 뜻에 반대하는 어떤 주장도 허용되지 않게 되었고, 강력한 전제, 독재 체제의 길을 걸어갑니다.
  바로 이 날 히틀러는 공화국 헌법의 인권 조항 대부분을 폐지하였고, 철저한 통제와 억압 정치를 추진하게 됩니다.

  히틀러와 나치당이 이처럼 강력한 정책을 내세울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전날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훗날 이 사건은 요제프 괴벨스와 헤르만 괴링 등이 의한 자작극이었음이 밝혀지지만, 당시 독일 의회와 시민들은 히틀러를 중심으로 한 나치당의 협박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일부 반대 목소리가 묻히는 가운데 독일은 나치 독일로 변모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0여 년 간 나치 독일은 온갖 만행을 저질렀고 역사에 남을 끔찍한 사건을 일으켰지만, 한편으로 독일 국민들 역시 큰 고통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 같은 사건의 원인은 결국 ‘두려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독일 국민들은 실업과 경제 불안으로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국회의사당이 불타는 사건은 그러한 두려움에 불을 붙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나치당의 지지율은 엄청나게 올라가지 않았고, 3월 선거에서도 그들의 기대만큼 지지를 끌어들이지 못했지만, 공포 분위기를 일으키고 협박을 통해 다른 당들도 찬성하게 이끄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나치를 제외한 모든 정당은 체포와 강제 수용소 수감이라는 협박을 두려워하며 스스로 해산하였습니다.

  ‘반역죄’. 나치가 첫 목표로 삼은 공산당을 비롯한 여러 정당을 협박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이후 나치는 독일 내부의 유대인들을 ‘적’으로 규정했고, 이후에는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를, 그리고는 독일의 가상 적국들을 ‘적’으로 규정하며 2차 대전을 이끌어갑니다.

  히틀러가 사라지고, 나치 독일이 붕괴한 뒤에는 소련과 미국을 중심으로 이 같은 정책이 진행되었습니다. 미국에선 1950년 조지프 매카시의 주장 이전부터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련에 대항하는 각종 조치가 시행되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유럽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소련에서도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대세였죠.


  이러한 역사와 상황은 1948년 한 소설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작품을 쓰기 시작한 년도의 뒷자리 숫자를 바꾸어 소설의 제목을 지었죠. <1984>라고...



  오늘의 추천작 <1984년>은 공포를 이용해서 전제주의를 구축한 미래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1984년의 미래. 세계는 크게 3개의 세력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습니다. 핵전쟁과 오랜 분쟁을 거쳐 탄생한 나라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적국에 대항하고자’ 철저한 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에 배신과 동맹이 반복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서 이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계속됩니다. 사람들은 오직 ‘적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 삶을 당연시하고 가공의 인물인 ‘대형(빅 브라더)’를 숭배하고 그의 말만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직 ‘적국에 대한 저주’를 위해서 사회는 돌아가며 이를 위해 효율적인 체제가 유지됩니다. 심지어 성관계조차 ‘생산을 위한 전투’이니까요. 심지어 언어조차 ‘효율’을 위해서 ‘신어’라는 체제로 바뀌어 있습니다. (어휘의 수를 줄이고자 ‘춥다’의 반대인 ‘덥다’ 대신에 ‘안춥다.’라고 하거나. ‘훌륭하다’를 ‘더 좋다’ 등으로 바꾸는 식)

  이러한 모습은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북쪽에 존재하는 한 나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9.11 이후의 미국과 같은 상황도 연상케 합니다. 물론 미국은 <1984> 속의 세계와는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적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두려움을 불어넣으면서 사회를 획일화하려는 듯한 모습은 그다지 멀다고 생각되지 않지요.

  이를테면 9.11 이후 미국 사회의 모든 언론은 똑같은 메시지를 내던졌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가 아프카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불러왔지요. 세계 최강 대국 미국에서 끊임없이 ‘외부의 적’을 찾아가는 모습은 참으로 흥미롭고도 무시무시합니다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최강 대국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솔직히 불편한 작품입니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로 계속되는 작품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작품이 단조로운 색채로 가득한 것은 아닙니다. 가령 당에 저항하겠다는 생각으로 주인공이 줄리아와 함께 연애를 하는 이야기 등은 무채색으로 가득한 이 작품에 일시적이나마 다채로운 색채를 불어넣지요. 결국은 모든 것을 다시 칠해서 검은색으로 만들어버리지만....

  <이퀼리브리엄>과는 달리 결국 디스토피아로 종말을 맺는다는 점에서 재미없고 불편할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이를 통해 느끼는 점도 많습니다. SF를 좋아하고 아니고에 관계없이 한번 쯤은 볼만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만, 저는 이런 세계 체제가 “보이지 않는 적에 대한 두려움”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소개되지 않지만, 결국 모든 독재, 전제 정권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해서 만들어졌으며, <1984>의 사회 체제 역시 ‘적’이 있기에 존속된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나치독일’만이 아니라 ‘냉전’의 세계를 잘 보여주고, 지금도 적국을 찾아 헤매는 여러 나라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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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1950년대의 SF 작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인 시어도어 스터전이 태어난 날입니다. 그는 “SF 소설의 90퍼센트는 쓰레기다. 하지만, 모든 것의 90퍼센트 역시 쓰레기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SF가 쓰레기라는 얘기보다는 아무리 쓰레기가 많아도 항상 명작이 있다는 이야기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장르 작품은 모두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이 말을 한 스터전이 당대의 작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일반 문학 작품‘으로 인정받을만큼 완성도 높은 SF 작품을 쓴 사람이라면.

  하지만 아무리 말을 해도 쉽게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이란 본래 그런 법이거든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인류가 자신을 넘어선 ‘초인류’로 진화하지 않는 한…….


  적어도 90%의 쓰레기에는 속하지 않을 시어도어 스터전의 작품 <인간을 넘어서(More Than Human, ’인간 이상‘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는 인간이 호모 게슈탈트라는 독특한 존재로 진화(혹은 퇴보?)한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 이제는 찾기 힘든 '인간을 넘어서'. 꼭 재간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소개합니다. 보고 싶은 분은 도서관으로...^^]


  국제 판타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인간을 넘어선’ 초인(超人)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초인이라면 ‘슈퍼맨’이나 ‘초인 로크’ 같은 인물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 말은 결국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존재들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간을 넘어선다는 것은 과연 무슨 뜻일까요? 어떤 점에서 인간을 넘어섰다는 것이고, 어떤 것이 인간 이상의 존재라는 것일까요?

  여기에서 스터전은 여럿이 모여서 하나의 유기체를 구성하는 ‘호모 게슈탈트’라는 존재를 등장시킵니다. 어떤 점에서는 장애자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새로운 개체로서 발전하는 과정은 참으로 흥미롭고 독특하지요.

  스터전의 호모 게슈탈트는 단순히 인간이 의식을 공유하는 텔레파시 같은 능력으로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능력을 가진 이들이 하나로 모여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궁극적으로 하나의 존재처럼 무언가를 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서 태어난 호모 게슈탈트는 말 그대로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줍니다. 정신 감응 능력을 발휘하고 공간 이동을 하고... 하지만, 그들이 모여 하나의 개체로서 탄생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그 능력을 이용하여 잔인한 짓을 저지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온갖 과정 끝에 부족했던 점들을 서로 보완하고 완성된 호모 게슈탈트는 ‘인류의 보호자’ 같은 존재로서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나갑니다. 그야말로 ‘초인’으로서 완성되어가는 것이지요.

  그들의 ‘결말’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보아야 할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이들이 서로를 메우고 새로운 존재로서 거듭난다는 스터전의 ‘초인’ 개념은 한편으로 우리네 인간의 성향을 매우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또한 긍정하게 해 줍니다.

  우리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따금 지나치게 성공한 나머지 그렇게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 역시 사회의 도움이 없이는 그런 성공을 거둘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인간의 넘어서’에 나오는 온갖 사람들과 같다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들이 모여서 서로의 부족함을 더하고 나아가 사회를 구성하면서 ‘인류’라는 개체로서 ‘문화’를 낳아간 것이지요.

  물론 그 과정에 항상 쉬운 것은 아닙니다. 많은 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갈등하고 다투고 심지어는 전쟁을 벌이기도 하니까요.

  때문에 호모 게슈탈트의 미래는 멀고도 험난한 것이지만, 스터전의 이야기는 그런 역경 속에서도 궁극적으로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담) 한 게임 제작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열심히 게임을 만들었지만, 누구도 그의 작품을 인정하지 않았지요. 하루는 그가 게임 제작자들의 파티에 참여했는데 한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그는 얘기했습니다. “누구도 내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
  그러다 다가온 사람이 게임을 보여달라고 했지요. 그는 게임을 보여주었고, 다른 사람은 그것을 보고 ‘이거야 말로 내가 바라던 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안했지요. “함께 회사를 차리자.”라고...
  그렇게 윌 라이트와 제프 브라운은 만나서 ‘맥시스’라는 회사를 이루었고, ‘심시티’라는 역작이 탄생했습니다.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갖고 있던 둘이 우연히 만나 새로운 것을 낳은 모습... 이 역시 ‘호모 게슈탈트’로서의 미래가 아닐까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2.02.10 13:44
1944년 2월 10일. 미국의 위스컨신주에서 태어난 작가 버너 빈지는 1993년 ‘다가오는 기술적 특이점’이라는 논문에서 “IT 기술의 발달로 30년 내에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인공 지능이 등장한다.”라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그의 특이점 이론은 3년 뒤 마침 그의 생일에 일어난 한 사건으로 더욱 주목 받았고, 버너 빈지는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과 함께 특이점 개념을 널리 알린 학자로 손꼽히게 됩니다.

  바로 컴퓨터와 인간의 대결이었지요.

 


  1996년 2월 10일 미국의 한 곳에서 IBM에서 개발한 컴퓨터 딥 블루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의 대결이 벌어졌습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로 회자된 이 대결에서 딥 블루는 게리 카스파로프로부터 첫 판을 따내며 승리하였고, 이 사건은 “인공 지능의 승리”로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이후 5번의 대결을 더하여 총 6판의 대결에서 게리 카스파로프는 결국 4-2로 승리했지만, 이듬해에는 3.5대 2.5로 패배하여 딥 블루의 승리가 굳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003년에는 이것이 IBM의 마케팅 전략이었고, 딥 블루 진영에서는 게임 중 규칙을 수정하거나 카스파로프의 스타일에 맞추어 소스를 고치는 등 ‘컨닝’에 가까운 일을 하기도 했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여하튼 이 사건을 통해 사람들은 ‘컴퓨터가 인간을 앞섰다.’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가까운 장래 컴퓨터가 인간을 앞서서 지배할 것’이라는 생각도 널리 퍼지게 되지요.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요? 정말로 컴퓨터는 인간을 앞선 것일까요?


  이와 관련하여 한 작품을 생각해 봅니다.

  스탠리 큐브릭과 아서 C 클라크가 제작한 작품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입니다.



  이 작품은 이성인이 인류를 진화로 이끈다는, 클라크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소재를 가진 영화입니다. 모노리스라는 장치를 통해서 인류는 도구를 가지는 존재가 되었고, 나아가 우주 시대에 맞는 ‘스타차일드’로 변모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또한 HAL9000이라는 컴퓨터를 통해 컴퓨터와 인류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기도 합니다. HAL9000은 매우 똑똑한 컴퓨터입니다. 흔히 말하는 지능지수를 기준으로 하면 인간 따윈 발끝에도(아니 나사 한 개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

  그런데 영화 속에서 HAL9000은 이상을 일으켜 승무원들을 살해합니다.

  이에 대해 많은 이는 이것을 ‘컴퓨터의 반란’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간보다 앞선 컴퓨터가 인간에게 반항한 것”이라고... 그런데 실상은 다릅니다. HAL9000은 인간에 반항한 적이 없습니다. 도리어 인간이 내린 명령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따랐을 뿐이지요.

  HAL9000에는 승무원들이 모르는 명령이 있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 임무의 진정한 목적에 대해 HAL9000에만 지시를 내리고 이것을 ‘승무원에게 비밀로 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HAL9000은 컴퓨터라는 특성상 승무원의 질문에 사실대로 대답해야만 합니다.

  여기서 논리적인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HAL9000은 ‘승무원의 질문에 사실대로 대답하면서도, 비밀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HAL9000은 승무원들을 살해합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는 승무원들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인간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적어도 HAL9000처럼 사람들을 살해하는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인간은 ‘거짓말’이나 ‘말 돌리기’ 같은 창의력을 갖고 있으니까요.

  명령을 충실하게 따른 결과 문제를 일으키는 컴퓨터의 모습은 그 밖에도 여러 작품에서 나옵니다. 가령 “인류를 보호한다.”라는 0원칙을 갖게 되어 인간들을 강제로 지배하려 했던, 영화 [아이 로봇]의 컴퓨터나, 지구 환경을 보호하라는 원칙에 따르다보니 지구 환경을 해치는 인간들을 멸망시키려 행동한 컴퓨터가 등장하곤 하죠. 심지어 [매트릭스]의 인공지능조차 사실은 인간을 보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으니까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처럼 ‘자아’에 눈을 떠서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 도리어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컴퓨터는 매우 논리적인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컴퓨터는 ‘논리적’이기 때문에 유용한 것입니다. 논리적이기 때문에 인간을 초월하는 계산력과 기억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비논리적인 컴퓨터가 있다면 그것이 인간을 넘어서는 계산력과 기억력을 가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모 만화에서는 뛰어난 컴퓨터가 인간처럼 잠재의식을 가지게 되면서 유아 이하의 지능으로 떨어져 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르게 생각하자면, 인간이 컴퓨터보다 앞설 수 있는 것은 비논리적인 부분... 꿈과 상상력이라는 것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버너 빈지는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인공 지능을 예견했습니다. 이미 컴퓨터는 계산력과 기억력에서 인간을 앞섰습니다. (일부 ‘분석력’에서도 인간보다 뛰어납니다.) 그렇다면 버너 빈지는 자신을 대신해서 컴퓨터가 [심연의 불길]을 써 주리라고 생각했을까요?

  특이점 이론에선 컴퓨터가 창조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버너 빈지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작가이기도 한 자신이 컴퓨터 때문에 직업을 잃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겠지요. (그는 전업작가로 활동하면서 교수 직을 그만두었습니다.)

  가까운 장래, 아니 지금 이순간 컴퓨터는 우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컴퓨터보다 앞서는 점이 있습니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우리는 컴퓨터와 차별할 수 있는 특성을 키우는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무언가를 배우고,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상상’하여 ‘창조’하는 능력을 말이죠.

  현대 사회의 교육은 무언가를 외우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복적으로 문제를 푸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생각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컴퓨터가 우리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주어진 공부 이외의 모든 문화를 ‘낭비’라고 생각하며, 차별하고 규제하는 우리네 교육은 언젠가 “컴퓨터의 반란”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니 그 전에 다른 ‘창조적인 사람’이 한국인의 자리를 대신하겠지요.)


여담) 버너 빈지의 대표작은 [심연의 불길]... 2권은 도대체 언제? ^^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