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3.12.03 02:12



  인터넷 서점 업체인 아마존에서 비행 로봇을 이용한 30분 배송 시스템을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이젝션님이 페이스북에 올리신 소식을 보고 동영상을 보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최근에 제가 갖고 놀고 있는 쿼드 콥터랑 참 닮아서...이기도 했는데... 그보다는 세상이 참 멋지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무언가 멋진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이죠.



  최근 구글에서는 '구글 운전자'라고 하여 "자동차 자동 운전 시스템"을 시험 중에 있습니다. (자동차라고 불렀지만, 사실 자동으로 달리는 차는 아니었죠.^^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자동차?")


  현재 11대 정도가 구글 본사 출근시에 시험 중이라는데 80만 km 무사고 운전을 기록 중이라지요. 단 한 건 사고가 있었는데 정작 사람이 운전할 때였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심지어 시각 장애인이라고 차를 타고 달릴 수 있습니다!



[ 시각 장애자가 탑승하고 자동 운전되는 차량 테스트 ]


  인터넷 정보 통신 업체로 시작한 구글이 안드로이드, 구글 글래스에 이어 구글 운전자를 시험하듯이, 역시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도 킨들에 이어서 이번에는 아예 로봇 배달 시스템까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군요.


  어쩌면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업체를 선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 이 같은 다채로운 분야로의 접근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로봇 배달 시스템은 가능할까요? 물론 가능하겠지요. 대량 물류의 이점은 사라질지 몰라도 30분 도착 서비스라는 놀라운 효과는 정말로 대단할 것이고요.


  안전성의 문제라던가, 여러가지 고민은 해야 될거 같아요. 누군가가 이걸 보고 돌을 던지거나 -미국이니- 총을 쏘지 말라는 법은 없거든요. 하지만, 가능하고 아니고, 적용할 수 있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서 이 같은 발상을 생각하고 정말로 실현하려고 연구 중이라는 사실이 대단합니다. 그야말로 열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자신의 분야에만 안주하지 않고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고자(아니 그런 의도는 아니겠지만)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는 그들이 정말로 멋집니다!



관련 기사 : 나우 뉴스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1202601024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3.09.01 00:14

여하튼 살아 생전에 이런 영화를 보게 해 준 것이 감사한(^^) 퍼시픽 림입니다만....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눈에 띄는 소식이 있네요.


일본 기사라서 일부 내용만 간단히 정리해서 소개합니다.


1. 퍼시픽 림, 중국에서 이례적인 대성공. 중국군의 예상치못한 비난이란?

http://newsphere.jp/world-report/20130830-1/


중국 인민 해방군의 기관지 해방군보에서 "퍼시픽 림"에 대해서 "세계 중에 미군의 이념을 넓히기 위한 선전 작품"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필자는 "괴수와의 중요한 싸움 무대를 고의로 홍콩에 인접한 남지나해로 설정하고 있다. 그 의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정 유지와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미국의 전략을 명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할리우드 초대작을 언급하며 "중국의 젊은이들의 마음에 서양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

한편 게이머에 의한 리뷰 사이트 IGN에서는 "이 기사의 필자가 영화를 보았는지 의심스럽다"라고 혹평. 필자는 예거 프로그램을 "방위벽"이라고 표현하고 최후의 공격에 대해서 "세계 경찰로서 세계를 구하는 미국인의 활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내용으로 이 영화는 전세계의 결속을 높이기 위한, 중국을 포함한 다국적의 조합을 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해방군보의 기사에서는 "미국 영화를 볼 때는 군인은 눈을 돌리고 관념적인 침식을 피하기 위한 방화벽을 강화하라.",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전과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전투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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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퍼시픽림이 트랜스포머보다 확실하게 나은 것으로 "미국 만만세"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주인공은 분명 미국의 백인이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다국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심지어 중국, 러시아도 한몫 낍니다.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미증유의 위기에 맞서서 미군만 열심히 달리고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트랜스포머와는 분명히 다르겠지요. (트랜스포머완 다르다. 트랜스포머완!)


이 기사는 퍼시픽 림의 위세에 대한 중국의 충격(?)을 보여준다고 칩시다.



2. 외치자! "엘보 로켓" 퍼시픽 림 폭음 상영회

이건 이벤트 특보입니다. SF나 판타지 관련...

http://www.kotaku.jp/2013/08/pacific_rim_shout.html





현재 절찬 중인 꿈의 괴수 VS 로봇 영화 "퍼시픽 림".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면의 연속으로 "필살기를 외치고 싶다!"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을터. 그런, 모두의 마음에 답하는 "외쳐도 OK인 절규 상영회"가 개최된다!


이번에 개최되는 "퍼시픽 림 폭음 상영회"는 외치면서 주먹을 들면서, 그리고 전우(동료)들과 함께 퍼시픽림을 전력을 다해서 즐길 수가 있는 대관 상영회. 또한 코스츔 플레이 가장을 하고서 참가도 OK라던가!


9월 29일(일) 17시 30분 개최 예정. 18시부터는 토크 쇼, 그리고 18시 30분부터의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 상영되는 것은 2D 자막판이라는 것. 


당일 창구에서도 판매한다고 하지만, 확실하게 입수하고 싶은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티켓을 서둘러 챙겨둘 것!


모두 함께 "엘보 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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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영화를 보면서 함께 웃고 함께 박수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퍼시픽 림은 영화가 끝나고 박수 갈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해요.


그렇다고 해서 "엘보 로켓!"을 외칠 수는 없습니다. 그렇잖아요? 모두 함께 외친다며 모를까.


그런 점에서 이런 행사가 열리네요.....


사실 퍼시픽림 블루레이가 나오면 도서관에서도 상영회를 할 겁니다. 현재 가칭은 "실사판 슈퍼 로봇 대전"이고... 퍼시픽 림 외에도 여러 가지 실사판 로봇 영화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죠.


하지만 역시 규모의 문제가 있는거죠. 고작해야 25석에서 뭘... 그런 점에서 부럽고... 에구궁. 한번 해 보고 싶은데.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3.08.17 00:56

  얼마전에 개봉한 퍼시픽림... 한국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보았고 1500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하지요.


  그런데 평들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저처럼 '대단하다'라고 했던 이들도 많지만, '이게 뭐야? 스토리는 어디갔어?'라는 분도 계셨고요.


  그러니까 극과 극을 달린다고 할까요? 물론 그러리라 예상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다움에서 7.0, 네이버에서 7.71... 이 정도면 그렇게 나쁜건 아닐지도?


  그래도 이 정도 점수가 나온건 퍼시픽림이 액션 하나만큼은 확실한 영화였기 때문일거 같아요. 여하튼 이야기고 뭐고 다 무시하고 카이주와 예거의 레슬링 하나만큼은 화끈하게 잘 보여주었거든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 봅니다. 만약에 퍼시픽 림이 이런게 아니었다면...하고 말이지요.


  가령...






이런거라던가...





이런거라던가...



그랬다면 분명히 "스토리도 엉망이고 액션도 황이다."라는 말이 나왔을거 같아요.


물론 그런 반응이 나오는건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최소한 위의 2가지는 요즘에는 TV에서조차도 나오지 않을만한 수준이잖아요?



하지만... 가끔은 이런 쌈마이 분위기의 작품도 함께 즐기면서 노는 분위기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비록 '블록버스터'는 되지 못할지라도 이런 걸 즐길 수 있는 영화관 같은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별별 영화관이 다 있습니다. 이를테면 출장 갔을때 회사 앞에는 다카라즈카 영화만 상영하는 곳이 있었어요.(다카라즈카는 여성 국극으로 여성들만이 나와서 연기하는 뮤지컬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걸 같이 즐기는 모임 같은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분위기가 매우 약한거 같아요.



뭐 글을 쓰는 이 순간 SF&판타지 도서관에서는 '사이코패스'를 모여서 보는 밤샘 대관 행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고, 가끔은 가면 라이더 대관 상영회 같은게 열리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B급 문화라는 것을 보기 어렵고, B급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물론





이런 영화가 있어요. 물론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이지요.

(이게 성공 못한건 홍보 잘못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블랙코미디'지, 훈훈한 개그물이 아니거든요.)


B급 문화의 재미, B급 문화를 B급으로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


어쩌면 그런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부족한지도 모르겠어요.


제 친구는 "자존감의 문제"라고 하더군요.

자존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른바 수준 높은 것만 찾는다'라고 말입니다.

그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매우 아쉽죠.


왜냐하면 저는 다소 싸구려틱한 개그물을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영화를 보는데 있어 무엇을 보던 만족감이 높습니다. 그래서 별로 실망하지 않고 특수 효과 같은게 후져도 별로 개의치 않아요.



  일본에서 퍼시픽림은 아버지와 아이들이 같이 보는 영화라고 합니다. 아버지는 "옛날에 고지라가 어쩌고..." 아들은 "요새 가면라이더의 포즈가 어쩌고..." 이러면서 세대를 넘어선 재미를 공유하는거죠.


  그래서 퍼시픽 림이 끝나고 난 뒤에는 박수 갈채가 시작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퍼시픽림을 이렇게 본 가족이 얼마나 될까요? 


  최소한 우리 가족은 아닙니다. 우리 아버님은 '그런거 허황되기만 하고 뭐가 좋냐?'라는 분이신지라...



  언젠가 구 헐리우드 극장에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 단관 개봉으로 클럽에서 영화 같이 보기를 했고, 영화관에서는 SF 클럽 사람 말고도 익숙한 SF 팬이 넘쳐났죠. 거의 절반 쯤은 SF 팬이었던 같은 느낌이라서 말이지요.


  그래서 모두가 함께 웃고 모두가 함께 박수치고... 정말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메가 박스로 넘어가서 개봉할 때는....



  당시 한 커플이 극장 앞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납니다.


  "수를 여행하는? 저게 뭐야?" (제목이 길어서 다 표시가 되지 않았죠.)

  "응. 저거? 외계인나오는건데 이상한거야."


  결국 단관 개봉에서 한참동안 인기 끌었던 그 영화는 메가박스로 넘어가 이틀을 버티지 못하고 내려가 버렸죠.



  퍼시픽 림을 보면서 SWORD를 눌러서 꺼낼때, 정말로 박수치고 싶었습니다.


  파도를 뚫고 집시 데인저가 처음 출격할 때 흥분한 나머지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죠. 여하튼 저도 평범한 소시민이니까요.



여담) 여하튼 퍼시픽 림의 블루레이가 나오면, 80~90년대 실사판 로봇물을 함께 상영하는 '실사판 로봇 대전' 행사를 열 예정이에요. 그때 만큼은 함께 보면서 소리 지르고 박수치고 하면 좋겠어요.^^ 물론 도서관의 상영회에서는 항상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심지어 주제가를 따라 부르기도 하니까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3.08.14 10:03

  일본 쪽 기사입니다.


  "퍼시픽 림" 공개 3일 만에 이미 수익 3억엔, 관객동원 20만의 대 히트

  http://news.mynavi.jp/news/2013/08/12/296/


  기사 내용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할리우드에서 No.1의 일본 오타쿠라고 알려진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판의 미로", "헬보이" 시리즈)의 최신작, 할리우드 초대작 "퍼시픽 림"이 드디어 일본 공개. 전세계의 흥행수입은 이미 3억 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각지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본작은 8월 9일(금)에 전국 598개 스크린에서 공개되어 공개 3일간에 흥행수입은 이미 3억엔을 돌파하는 기세. 또한 관객동원수는 20만명! 야후 리부에서는 같이 화제가 되었던 여름 영화 "월드 워 Z(3.26점)"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뒤에(謎解きはディナーのあとで, 3.05점)", "바람불다(風立ちぬ, 3.43점) 등을 누르고 5점 만점에 4.14점의 고평가를 획득!(8월 12일 현재) 여름 영화 중에서도 가장 만족도 높은 영화 작품이 되고 있다.


  극장에서는 이미 팜플렛이 완매, 또한 스탭롤 후에 자연스럽게 박수 열창이 되는 등, 그 열광적인 기세는 멈추지 않고, "3D로 영화의 박력을 즐겼다! 2D에서는 스토리를 만끽!", "자막판도 최고이지만, 호화로운 성우진의 더빙도 최고!" 등 빠른 반응이 속출. 공개전부터 "인간은 뭐든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노벨 평화상이다!"(미이케 타카시, 영화감독), "살아있는 동안 이런 영화를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코지마 히데오, 게임 디자이너), "일본의 특촬&애니메의 '모든 것을 담은' 포만감에 대만족!"(사카모토 요시유키, 애니메이터) 등, 저명인들이 절찬하는 목소리가 모여 잔치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인기몰이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작품의 특징도 있어선지 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극장을 찾는 사례도 많고, 아버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특촬" 붐을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거나, 반대로 아이들이 현재 유행하고 있는 히어로 전대의 포즈를 가르쳐주는 등, 미소짓게 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고. 앞으로 어디까지 대히트할지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입니다...





  다른 쪽에서 찾아본 기사에서는 "일본 내에서 300만 달러 밖에는 수입이 없어서 참패"라고 했는데 일본 현지 반응은 다른 느낌이네요. 여기저기 리뷰 사이트를 봐도 반응이 대단히 좋습니다. (위 기사 말고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많습니다.)


  3억엔(300만 달러)라는 수입 내용은 다른게 없는데 왜 이렇게 내용이 다른 것일까요? 바로 여기에서 일본 영화 시장의 특징이 잘 보입니다.


  일본은 영화를 작고 길게 상영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영화라도 고작 몇 백개 관을 사용하는대신 굉장히 오랫동안 상영하는거죠.(참고로 일본에 비해 훨씬 극장 수가 적은 한국에서 괴물은 처음부터 620개에 달하는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700개를 넘었습니다.)


 위에 퍼시픽림이 598개 극장에서 개봉했다고 하는데 이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일본 흥행 2위(일본 영화 중 흥행 1위)였던 테르마에 로마에는 고작 304개 관에서 개봉했습니다. 대신 4달 넘게 계속 상영하여 469만명이 극장을 찾았고, 59억 4000만엔의 수입을 기록했습니다.(참고로 테르마에 로마에의 주말 흥행은 4억 3천만 달러. 퍼시픽 림보다 약간 높았습니다.)


  1,000만 관객이 어쩌고 하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굉장히 작은게 아닌가 생각되겠지만, 일본은 입장료 자체가 우리나라와 다릅니다. 게다가 동시에 많은 영화를 개봉하고 취향도 다양하다보니 여러 영화가 인기를 나누는 편입니다. 여기에 영화 외의 2차 판권 시장이 작지 않지요. 대개 극장 수입보다 더 크거든요. 그러니 관객수는 500만이 안 되어도 실수익은 한국의 1000만 관객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여기에 DVD 등의 2차 판권 시장, 관련 상품 등을 모두 더하면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당연히 영화 산업 전체의 수익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퍼시픽 림의 상황은 현재 어느 정도 일까요? 여름 방학에 했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바람불다" - 관객 38만명. 첫 주말 흥행수입 5억 1천만엔.

  "월드 워 Z" - 관객 23만명. 첫 주말 흥행수입 3억 3천만엔. (극장 644개)


  퍼시픽 림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불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월드 워 Z"와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극장 숫자가 다르고 금요일 개봉이라 기간도 조금 다르긴 하지만 말이지요.


  참고로 퍼시픽 림은 흥행 1위로 출발했습니다. 현재 2위는 "론 레인저"로 흥행 수익이나 트위터의 평 어느 쪽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트위터에서 가장 많은 "트윗"이 이루어지는 영화가 바로 퍼시픽 림입니다. 약 6만 6천건이니 엄청난 숫자죠. 그만큼 일본에서 관심이 많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일본에서 주말수입 3억엔(300만달러)는 결코 작은게 아닙니다. 현재 일본에서도 휴가 기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게다가 이 영화가 인기 배우 등이 출연하지 않았으며, 취향을 가리는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굉장한 수준입니다.


  현재 퍼시픽 림의 분위기는 '굉장히 길게 상영될' 느낌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흥행 수입도 그만큼 늘어나겠지요. 현재 예상으로는 20~30억엔(2000만~30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후 DVD, 블루레이 판매 수익은 그보다 높을 것입니다. 특히 일본은 극장 수입보다 2차 판권 시장의 수입이 훨씬 큰 편이거든요. 그러면 일본 내에서 -캐릭터 상품 등을 제외한- 퍼시픽림의 수익은 대충 5~8천만 달러 정도가 될 것이고 그 정도면 충분한 성공일 겁니다.


  이처럼 영화 시장을 살펴볼 때에는 당연히 그 나라의 상황에 맞추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때 현재 퍼시픽 림은 '일본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으며 순항되고 있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성공하고 일본에서도 성공한다면 속편은 무조건 제작되는거죠...라고 기대해 봅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3.08.06 02:48

  독특한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1억 9천만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오덕질을 하고, 전세계 수많은 괴수, 로봇 오덕들을 열광하게 만든 퍼시픽 림...


  하지만 이 작품은 정작 미국 내에서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참패하여 안타깝게 했지요. 여하튼 제작비를 제대로 뽑지 못하면 속편은 절대로 기대할 수 없으니까요.


  제가 얼마 전 비슷한 제목으로 아직 '중국', '일본' 등에서 개봉하지 않았고, 이런 작품은 비디오 등의 2차 판권 시장이 막강한데다, 캐릭터 상품도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일본 개봉은 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 흥행 성적만 2억 달러를 넘기고 있거든요. 아마도 중국의 힘이 아닐까 생각되지만(실제로 '중국 개봉이 성공적이어서 속편 제작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되던 상황에서 북미 + 외국으로 흥행 수익이 약 3억 달러. 북미나 외국에서 계속 뒷심을 받쳐주고 8월 9일에 일본에서 개봉하면 예상했던 4억 달러 수익은 가볍게 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주말에만 9억 달러 수익으로 중국에서 외국 작품으로 가장 인기를 끌었던 해리 포터 시리즈를 가볍게 제쳤다고 하죠. 일설엔 크림슨 타이푼이 쉽게 망가져서 별로일거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에 호응하듯, 퍼시픽 림 관련 상품도 하나 둘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영화 원작 소설은 나온지 보름 정도 되는데 적당히 잘 팔리고 있고, 공식 설정집이나 외전 코믹스 역시 눈에 띕니다.




  하드 커버로 나온 설정집. 기예르모 델 토로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공식 설정집으로 소설보다 훨씬 잘 팔립니다. 역시 갖고 싶네요.^^




그리고 퍼시픽 림 액션 피규어. 집시 데인저도 물론이지만, 의외로 크림슨 타이푼의 인기가 좋군요.



크림슨 타이푼의 액션 피규어. 독특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습니다. 정말로 하나 갖고 싶네요.^^


현재는 집시 데인저, 크림슨 타이푼, 나이프 헤드 만 나왔지만, 스트라이커와 체르노 알파, 그리고 그 밖의 카이주도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잔뜩 모아서 노는거죠. 짜잔. 퍼시픽림 놀이...^^




퍼시픽 림의 속편 제작 가능성은 '파란불'이라는 표현이 보이고 있는데, 이전 글에서도 그랬지만, 당연히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퍼시픽 림의 '성공'은 앞으로 이 같은 작품들이 좀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심어줄거라고 생각합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성공이 배트맨 시리즈의 몰락(그리고 그 밖의 여러 슈퍼 영웅물의 실패)으로 잊혀져가던 슈퍼 영웅물의 가능성을 살려주고, 스파이더맨이나 어벤져스 시리즈 등의 가능성을 낳았듯이 말이지요.


내년에는 일본에서 패트레이버의 실사판도 나올테고... 혹시 모르겠네요. 건담의 실사판이 다시 만들어질지도...^^


물론 요코야마 미츠데루의 팬인 저로선 철인 28호 같은 작품이 좀 더 제대로 나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강합니다만...



마지막으로 퍼시픽 림의 일본판 포스터... 어어?? 왠 데카맨 블레이드?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별 작품 이야기 2013.07.25 00:20

이라고 한다면...


"그래. 이거야. 이걸 보고 싶었어."입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예거는 80m 정도 키의 엄청나게 큰 물건입니다. 그만큼 크고 육중하다는 느낌을 살려야 하는데 확실히 그런 부분을 잘 살려주었습니다. "거대하다!"라는 표어를 내걸고 나왔던 "고질라"는 뭔가 크기보다는 얍삽한 도마뱀 느낌이었지만, 여기서 나오는 괴수와 로봇은 크다는 것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전 스토리 따윈 완전 무시했거든요.^^ (스토리텔링 강사가 이런 얘길 해도 되나?)


스토리라고 본다면.... 사실 진정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은 내면적인 갈등이 문제가 되죠. 그런데 여긴 그런게 없어요. 주인공은 5년간이나 방랑하다 돌아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예거에 타니... 그러니 무시하는거죠.


사실 예거의 효율이니 뭐니하는 설정 부분은... 당연히 문제입니다. 예거라는 물건은 로봇인데 로봇보다는 울트라맨처럼 싸우거든요.


사용하는 무기도 거의 울트라맨 수준. 그러니까 딱 일본 특촬물입니다.



사실 로봇과 생명체의 싸움이라는 건 로봇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마련입니다. 생명체는 약점이 엄청나게 많으며 아주 약간만 피해를 입어도 행동이 힘들어집니다. 이를테면 손만 다쳐도 아파서 힘들어하겠죠. 그러나 로봇은 팔이 잘리건 다리가 잘리건 상관없습니다. 작동만 되면 되니까요.


게다가 로봇은 생체의 한계라는게 없죠. 팔이 3개 달린 중국산 예거 크림슨 타이푼은 그런 걸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더 극단적으로 보면...



[초인전대 바라타크]


이런게 나올 수 있죠.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


아님 이런거라던가...


위에 다이가드처럼 파일 벙커 같은 장비를 달고 나오면 괴수 따윈 한방에 끝입니다. 멀리서 머리를 잡고 찍어버리면 끝나니까요.

(실제로 위에 소개한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는 괴수와 싸우는 로봇 이야기인데 이런 식으로 싸웁니다.)



게다가 괴수가 나오는 출몰 지점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주변에 기지를 마련해 두고 괴수가 나올 때 이동 지점에 예거를 집중시켜서(괴수의 이동 속도보다 예거의 수송 속도가 더 빠른건 당연하니) 한 두대가 괴수를 잡고 한 대가 파일 벙커를 먹여주면 더 좋겠군요.


어느 쪽이건 설정으로 봤을 때는 비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이죠..... 하지만 그런 건 다 좋습니다. 어차피 과학적인 설정을 생각하면 이런거 못 보죠.



"퍼시픽 림"은 일본 특촬물 오타쿠가 특촬물의 감각을 살려서 완성한 영화입니다. 특촬물 같은 느낌이 잘 살아있고 여기에 실사판 로봇-괴수 대결에 어울리는 박력과 육중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지요. 더 이상 뭐가 필요할까요?



추신) 물론 이런게 더 나온다면 다음에는 좀 더 충실해지길 바라지만, 현재 흥행 성적으로는 별로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추신) 사실 괴수-로봇 대결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준 작품은 위에서 소개한 "지구 방위 기업 다이가드"라고 봅니다. 여기선 괴수와의 싸움보다는 인간들의 갈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괴수와의 싸움도 물론 잘 보여주지만) 그럼으로써 훨씬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되었지요.


자세한 소개는 


지구 방위 기업 다이가드

http://www.joysf.com/2083989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과학과 우주 이야기 2012.08.02 11:52

스도바시 중공업이라는 곳에서 만든 '아트 작품'입니다.


스도바시 중공업 홈페이지 : http://suidobashijuko.jp



중량 4.4톤

가격 1,353,500달러(약 15억원)

기본 무장 : BB탄 미니건, 물로켓....



이라는 것이고... 커스텀 메이드로 주문도 가능한데, 주문을 눌러 버리니 정말로 메일이 날아오는군요.


'며칠 내로 담당자가 연락하겠습니다.'라고?


커스텀 메이드를 했더니 200만달러로 바뀌었습니다. (약 23억?)



 


정말로 연락이 오면 '실수'라고 말해야 겠지만, 분위기로 볼때 정말로 진지하게 주문을 넣는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건 사이트를 보면 대충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판매도 하고 있겠지만요.)


"쿠라타는 예술 작품입니다. 실제의 탈것처럼 안전성이나 쾌적함을 보장할 수 없지만, 로봇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인류의 꿈을 이루게 해 줍니다."


라는 말이 눈에 띕니다.


굉장히 장난끼가 넘치는군요.


특히 두번째 '타는 법'을 보시면 말입니다.^^



여기저기서 이런 식의 '로봇'을 제작하여 소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업이긴 해도 한편으로는 '도락'이라고 하겠지요. 좋아하기 때문에 만든 것... 한국에서도 이러한 취미의 가능성이 넓게 열릴 수 있기를...




쿠라타스의 소개




쿠라타스 탑승법


* 탑승법의 번역 (일본어판 기준)


쿠라타스의 탑승법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도바시 중공업, 제조번호 001

쿠라타스의 주문을 검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꿈꾸고 있는 로봇 파일럿으로서 안전하게 쿠라타스를 조종하기 위해서

우선은 이 비디오를 봐 주십시오.

[탑승]

탑승하실 때는 버튼을 눌러서 조종석 해치를 열고 올라탑니다.

탑승시에는 반드시 헤드 프로덱터를 착용해 주십시오.

위에 있는 개폐버튼으로 조종석을 닫습니다.

[조종]

조종석에 탑승하면, 터치 패널 오퍼레이션 시스템으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V-Sido]

쿠라타스에는 차세대 범용 로봇 OS [V-Sido(부시도)]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참고 : http://vsido.uijin.com/index.html )

[V-Sido]의 컨트롤 시스템을 사용해서 팔, 동체의 움직임을 트랜스폼 오퍼레이션 디바이스로 컨트롤합니다.

또한 마스터-슬레이브 컨트롤로 팔의 움직임을 더욱 직감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탑승하지 않고 3G 회선을 통해 외부에서 조종도 ok

이렇게 다채로운 컨트롤 방법으로 누구든 쿠라타스를 간단히 조종할 수 있습니다.

[이동]

쿠라타스는 최고 시속 10km로 주행한다고 생각됩니다.

리프트업해서 시야를 확보하거나 리프트 다운으로 낮은 자세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경유를 연료로 씁니다.

디젤 엔진으로 작동합니다.

[무기]

쿠라타스의 큰 특징이기도 한 무기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사람을 다치지 않게 하고, 환경을 생각한 [로하스 런쳐]

예측불가능한 궤도가 위협적인 무기입니다.

* 가끔은 표적에 맞을 때도 있습니다.

[트윈 개트링건]은 1분간에 6000발의 BB탄을 발사

자동 조준으로 적을 로크온, 노린 적을 놓치지 않습니다.

조준을 맞춘 상태로 조종사가 미소를 지으면 탄을 발사하는 [스마일 샷] 기능으로는 미소 한번으로 적을 전멸시킬 수 있습니다.

*스마일 샷은 여성 전용 특별 장비

너무 웃으면 난사하게 됩니다.

지나치게 많이 쏘는 것에 주의해 주십시오.

[하차]

쿠라타스가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조종석을 열어 주십시오.

주변에 충분히 주의하여 안전을 확인하고 기체에서 내려 주십시오.

조종석에서 지상에 뛰어내리지 말고, 기체에 발을 걸치고 강하.

또는 사다리를 써서 내리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주의 사항]

조종석 안은 금연입니다.

휴대전화 같은 전파를 발생시키는 전자기기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일 기체가 쓰러질 때에는 조종석 안에서 머리를 감싸듯이 안전한 자세를 취해 주십시오.

기체에서 연기, 화염, 악취 등이 발생할 때에는 재빨리 탈출하는 것을 권합니다.

부상을 입거나 할 때의 보증은 할 수 없으므로, 헤드 프로텍터나 콘보이 가드를 부착하고 탑승하는 것을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여러분, 쾌적한 쿠라타스의 조종을 즐겨 주십시오.

...


(제정신(?)이 아님을 아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원더 페스티발에서 소개된 쿠라타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2.03.23 11:15

만화 [공각기동대]에서는 인형사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해서 자신이 생명체라면서 망명을 주장합니다.



[ 자신을 생명체라 주장하는 프로그램 인형사. 여기에는 많은 고민이 존재한다. (공각기동대 / 프로덕션 IG ) ]


두뇌마저도 상당 부분을 기계로 바꾸는 전뇌화가 진행된 [공각기동대]에서는 인간이 로봇과 다른 것을 '고스트'라고 불리는 일종의 영혼이라고 설정하고 있는데(굳이 말하자면 '인간다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인형사는 자신에게 고스트가 있으며 이 탓에 인간이라고 말한 것이지요. 주인공인 쿠사나기 모토코는 뇌의 일부를 제외하고 전신이 기계이며, 때때로 로봇의 몸을 조종해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자면 생체 조직이 없다고 해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하겠지요.

한편, [AD 폴리스](버블검 크라이시스)에서는 부머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도 몸의 많은 부분을 기계화한 사이보그들이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몸에서 기계화된 부분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인간과 부머를 구분합니다. AD 폴리스라는 조직은 인간이 아닌 부머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찰 조직이고, 이들이 출동한다는 것은 상대를 부머라고 인정하는 것이 되지요.

여기에 한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는 본래 인간이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몸의 많은 부분을 기계로 바꿉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인간적인 몸'에 질투심을 느껴 지하철에서 홀로 있는 여성을 살해하는 연속 살인자로 활동하지요. 그런 그녀는 결국 '부머'로 분류되어 AD 폴리스에게 사살(파괴)되는 것으로 끝납니다.


[ 인간으로서의 신체를 질투하여 살인을 자행하고 인간이 아닌 '부머'로서 파괴된 여성. 이처럼 사이보그화된 세계에서 인간과 기계의 구분은 매우 어렵다. ( AD 폴리스 / AIC ) ]


한편 [로보캅]에서 주인공인 머피는 몸의 많은 부분이 기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심지어는 프로그램에 의해 행동을 제약받기도 합니다. 로보캅을 만든 회사의 직원은 공격할 수 없다는 제약이죠. 이 작품 속의 악당은 '해고'됨으로써 이 제약에 관계없이 사살되지만, 만약에 그게 해고되지 않았다면 로보캅(머피)은 그가 죄인이라는 것을 알고서도 묵인해야만 하는 현실에 처하지요. 하지만 그는 얼굴을 드러내고 자신의 이름을 묻는 사람에게 '로보캅'이 아닌 '머피'라고 대답합니다. 여하튼 그 자신은 로봇이 아닌 인간 머피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작품에 따라 인간과 로봇을 나누는 기준은 굉장히 다르며 또한 그들 자신이 인간이나 로봇이라 인식하는 기준도 다릅니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로봇이라고 불러도 '나는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인간과 똑같이 생겼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며(공각기동대식으로 말하면 ‘고스트가 있고’) 인간처럼 음식을 먹고 생리 작용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손을 낳을 수 있는 로봇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그것)을 무어라고 해야 할까요?

'나는 인간'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에서 그를 인간이라고 인정할지 말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 원작의 [바이센테니얼맨(200살을 맞은 사나이)]에서는 한 로봇이 등장합니다. 그는 자신의 장기를 하나 둘 생체 조직으로 바꾸었고 '나는 인간'이라고 이야기하지요. 하지만 그가 로봇인지 인간인지에 대해 재판장은 "사람들은 영원히 사는 로봇은 인정해도 영원히 사는 인간은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그가 인간이 아닌 로봇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200살을 맞은 인간'으로서 인정받게 됩니다.

[ 200살을 맞은 사나이. 한 로봇을 인간이라 부르는가는 사실 사회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를 낳는다. (콜롬비아 픽쳐스) ]

어떤 존재를 인간으로 구분하는가 로봇으로 구분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심리나 사회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법적인 문제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가령 로봇이 아닌 인간이라면 '인권'이 주어져야 하니까요. (물론 인간으로서의 의무도 주어져야 합니다.)

우선은 그를 ‘인간’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것의 소유주로부터 ‘재산’을 빼앗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법적으로 그를 '인간'이라고 인정한다면, 주인은 그를 '인간'으로 대해야 하며 급료를 지불하고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대 사회의 대다수 나라에서 '노예제도'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이센테니얼맨]에서는 로봇의 주인이었던 사람이 그 권리를 포기하고 재판을 거쳐 로봇이 스스로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런 법적인 문제는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등장하는 로봇의 주인이 만일 그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편 주인이 그것을 인정하더라도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그것)를 인간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사회는 그를 '인간'으로서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갖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에게도 세금을 낸다거나,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거나 하는 여러 가지 의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누군가가 그를 파괴(살해)했을때 그것이 '로봇'이라면 단순히 재물손괴죄가 되지만, 그가 인간이라면 살인죄가 적용됩니다. 그것이 누군가를 해쳤을 때 '로봇'이라면 사고가 되지만, '인간'이라면 상해, 또는 살인이지요. 사고라면 그것을 만들고 정비하고 관리하거나 소유한 사람의 책임이지만, 인간이라면 그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AD 폴리스]의 이야기 속에서 살인을 저지른 부머 여성은 결국 '살인'이 아니라 '상해사고'일 뿐이고, AD 폴리스가 그를 파괴한 것은 고장난 기계를 파괴하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더욱 큰 문제는 그것이 한 개체(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로봇을 ‘인간’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그와 유사한 모든 로봇을 ‘인간’이라고 인정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면 그들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발급해 주어야 하며 그 밖에도 수많은 행정 처리가 따라야 합니다.


이처럼 인간이 만든 무언가를 '인간'이라고 인정하는 문제는 단순히 그것의 기능이나 특성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단지 명칭의 차이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사회의 여러 가지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등의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본래 재산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나라에서 동물도 유산을 상속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완동물인 개나 고양이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일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생명체이며 수명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로봇에게는 수명이 없습니다. 애완동물이 죽는다면 설사 그 자손이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해도 상속세 등 여러 가지 요건으로 인해 재산은 사회로 꾸준히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로봇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바이센테니얼맨]에서 제시되었던 문제는 ‘영원히 사는 인간에 대한 사회적인 질투’도 있었겠지만, 이 같은 재산의 사회 환원 문제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여하튼 재산을 계속 갖고 있으면 점차 늘어나게 마련이고, 로봇의 재산은 그야말로 영원히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것은 사회적으로 볼 때 굉장히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됩니다.


행성 개조가 진행된 화성을 무대로 한 애니메이션 [아미테이지 서드]에서는 인간처럼 창조적인 두뇌 기능을 갖고 있으며, 임신을 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합니다. 인간처럼 음식을 먹고 배설하는 등 나이를 먹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인간과 거의 동일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화성에서 임신 가능성이 떨어짐으로써 출산율이 낮은 것에 대해 고민한 화성 정부의 프로젝트로서 개발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구 정부와 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페미니즘 사회였던 지구 정부(다시 말해 지구의 여성 지도자들)의 반감을 사고 싶지 않았던 화성 정부는 이 사실을 묻어버리고자 그들의 파괴에 나섭니다.


[ 아미테이지 더 서드에서는 결국 사회적인 공인보다도 그들 자신이 행복한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아미테이지 더 서드 / AIC ) ]

이것이 화성 정부의 프로젝트라는 것이 감추어진 채, 서드 로봇은 화성 정부가 보낸 암살자(파괴 로봇)에 의해 하나 둘 처단되고 심지어는 그 명단이 공개되어 대중에 의해 파괴되기에 이릅니다.

주인공과 함께 이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자, 서드 로봇 중 마지막으로 남은 개체인 아미테이지는 후반에서 주인공과 맺어지게 되지요. 그때 그녀의 대사는 이렇습니다. “나는 로봇인데”, 이에 대해 주인공은 “나도 절반은 기계야.”라고 대답하지요.

끝 부분에서 아미테이지에게 주인공은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신분증을 내어주지만, 그녀는 그것을 가볍게 버려버립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속으로 서드의 동료(의 의식)을 만나러 가자는 주인공의 말에 그녀는 ‘나중에, 셋이서.’라고 답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녀에게는 사회적인 신분보다도 그녀 자신의 몸에 생긴 새로운 생명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고 기뻤던 것이지요.


로봇을 사회적으로 인간으로서 받아들이는가는 물론 사회 체제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고민해야 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그들 개체로서 볼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인간으로서 받아들여지는지가 아니라 그들 자신이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가가 아닐까요?

현대 사회에선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이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들은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과학적으로 볼 때 인간이지만 기실 애완동물이나 기계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훗날 로봇이 기계가 아닌 생명체, 그리고 인간으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인간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면 그들 자신에게는 차라리 로봇으로 남아 있는 것보다도 못한 결과가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주인공이 처형되기 전에 '자유!'를 외치듯, "노예로서 편안히 사느니 자유인으로서 죽겠다."라는 상황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그가 자유의지로 '자유'를 더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자유로운 의지로 내가 바라는 삶을 살아가는 것. 로봇과 인간의 구분보다도 소중하고 그들 자신에게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센테니얼맨]에서 주인공 로봇이 인간으로 인정받고자 죽음을 선택했듯이, 만화 [내 사랑 마리]에서는 주인공이 만든, 그리고 주인공을 사랑하게 된 로봇이 자신의 모델이었던 여성과 맺어지게 된 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언젠가는 내게 돌아올거야. 나중에 늙고 추해지면..."

하지만 그것이 단지 질투의 심정이라는 것을 그녀의 다음 말에서 느끼게 되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리는 영원히 살고 튼튼하고 병도 걸리지 않는 로봇을 부러워하겠지만, 그들 로봇은 우리 인간을 부러워할지도 모릅니다. 기계 몸을 갖게 된 여성이 인간의 몸을 질투한 나머지 살인을 저지르듯이 기계 몸의 젊음과 영생이 반드시 행복하다고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로봇과 인간의 이야기가 SF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요? 우리들 자신이 '진정한 행복의 모습'을 생각하기 때문에...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SF 이야기 2012.02.27 09:38

 야스오 오타가키의 만화 <문라이트 마일>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달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달의 자원을 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파워 게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이 작품은 매우 사실적인 연출과 다양한 상황이 돋보이는데, 그 중 하나로 인간을 대신하여 로봇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종종 들어옵니다.


  이를 테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주로 나가기 어려운 인간을 대신하여 문제를 해결했던 로봇, 가디언 같은 것이 대표적이지요.

 


[ 인간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 가디언. 놀랍게도 로보노트 2와 동일한 발상의 상반신 로봇이다. (문라이트 마일) ]


  많은 작품에서 우주로 나가는 것이 매우 간단하게 그려지기에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이를테면, <기동전사 건담> 같은 곳에서는 얇은 노말슈트만 입고 바로 나가기도 합니다.), 사실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힘든 일입니다.

 

  우주는 진공 상태이며 영하 269도(3k)라는 엄청난 초저온입니다. 게다가 햇볕을 쬐는 곳에서는 열이 발산되지 않아 체온이 금방 올라가 버리기도 하는 등 문제가 있지요. 이를 위해 우주인들은 우주복을 입는데, 이 우주복 내부가 1기압 상태라면 풍선처럼 부풀어서 활동을 할 수 없기에 우주복 내부는 대개 0.3 기압 정도로 낮추어 활동합니다.


 수천 m 급 산에서나 느낄 수 있는 저기압 상태인 만큼, 기압을 금방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주인들은 우주복을 입고 임무에 나가기 전에 최소한 8시간, 가능한 12시간 정도 걸쳐서 기압을 천천히 낮추어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루한 작업이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이지요.
  때문에 갑작스레 밖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대처할 길이 없습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만화 <플라네테스>에서 데브리 회수반 등이 사용하는 것처럼 1기압에서도 부풀어 오르지 않는 단단한 우주복을 입는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우주복은 활동성이 떨어지는데다 다루기 불편해서 정밀 작업에는 맞지 않습니다. 무중량 상태의 우주공간에서는 그나마 움직이기라도 할 수 있지만, 달이나 화성 같은 중력이 있는 지역에서는 너무 무거워 꼼짝도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동력이 달린 강화복이 필요해 집니다.)

 

[ 하드슈트. 이런 갑옷같은 우주복이 아니면 항상 기압을 낮추어야 한다. ( 문라이트 마일 )]


  때문에 <문라이트 마일>에서는 상반신이 달린 로봇을 등장시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로봇은 인간처럼 기압을 낮추어 나갈 필요도 없고, 혹시나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가볍게 포기할 수 있으니까요.

 

 

  언젠가는 인간을 대신하여 로봇이 우주 작업을 진행할 날… 그런데 바로 그 날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그것도 불과 며칠 안에 말이지요.

 

  25일 오전 6시 53분(현지 시각 24일 오전 4시 53분)에 우주 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지구를 떠나 임무에 나섰습니다. 이는 우주왕복선에 있어 마지막 비행으로부터 3번째의 비행인 동시에, 디스커버리호로서는 마지막 비행이기도 합니다.

 

[ 마지막 여정에 나선 디스커버리 ( space.com ) ]

 

  1984년 8월 비행을 시작한 이후 39번째의 임무. 우주 왕복선으로서는 가장 많은 회수의 임무를 수행한 디스커버리의 마지막 임무인 것입니다.

 

  디스커버리호에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수송할 화물(저장고로 사용할 이탈리아제의 다목적 모듈) 외에도 또 하나의 이색적인 화물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주에서 계속 남겨두고 사용할 세계 최초의 인형 로봇”, 로보노트2(Robonaut 2)입니다.

 

 

[ 아쵸~~~! 문라이트 마일의 가디언보다 깔끔한 느낌의 로보노트 2 ]

 

  인간의 상반신을 닮은 외형에 150kg의 질량을 가진 로보노트는 팔이나 손가락을 움직여서 도구를 쥘 수 있는 최초의 인간형 우주 로봇입니다. 장래에는 국제 우주정거장에 설치되어 정거장 위를 돌아다니며 인간을 대신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든든한 동료인 것이지요.

 

  <문라이트 마일>에서 이와 비슷한 로봇이 등장한 것은 시간적으로 보면 훨씬 뒤의 일이었습니다. 로보노트 2는 물론 아직 시험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이것이 만일 실용화된다면 SF 작품의 시간보다 훨씬 앞서 SF 속의 상상을 실현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총 11일간 진행될 디스커버리의 임무 중에는 바로 이 로보노트 2와 관련된 실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디스커버리호가 물러나는 대신 로보노트 2를 우주에 데뷔시키는 모습이 되는 것이지요.

 

  이제껏 지구에서만 활동했던 로보노트 2가 우주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디스커버리호가 마지막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기를…

 

 

여담) 로보노트 2와 <문라이트 마일> 속의 가디언은 그야말로 쌍동이처럼 닮았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물론, 로보노트 2가 좀 더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상반신만 갖추고 있으며 등에 백팩을 달고 있는 모습까지 두 로봇은 같은 발상에서 나왔다는 것을 느끼게 하지요.

  하지만, 두 로봇에 큰 차이가 있으니 바로 로보노트2는 공개적으로 우주에 데뷔하는 반면, 가디언은 미국만이 아는 비밀이였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본래 가디언은 미국만이 독점적으로 쓸 예정이었지만, 로보노트 2는 장차 ISS를 사용할 모든 이들이 함께 활용할 로봇이라는 점에서도… 그런 면에서 우주 개발의 현실은 적어도 <문라이트 마일> 속의 상상보다는 훨씬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인류의 새로운 신천지에서 쌈박질이나 벌이는 두 사람. 지금의 우주 개발 모습은 이보다는 바람직하지 않을까? (문라이트 마일 ) ]

(*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서 등록한 것입니다.)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

  2006년의 오늘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서 개발한 적외선 천문위성 아카리가 발사되었습니다. 조명이나 작은 빛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아카리는 망원경의 방향을 바꾸면서 하늘을 핥듯이 관측하며 적외선으로 살펴본 우주의 지도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아카리를 통해 우리는 은하의 기원과 진화의 비밀에 대해 조금 더 접근할 수 있었고, 태양계 밖의 행성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지요.

 
 아카리는 우주 저 먼곳의 비밀을 아주 조금이나마 우리에게 더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저 먼 곳 어딘가에는 우리 인간과는 다른 어떤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더하게 해 주었지요.

 
  그런데 정말로 그들이 우리를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오늘의 추천작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마크로스는 20090222(바로 3년 전의 오늘) 진수식을 올린 우주 전함의 이름입니다. 19997의 달.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다는 공포의 대왕 대신에 하늘에서 떨어진 이성인의 전함을 개조하여 완성된 함선이지요.

 
  이 전함의 존재는 인류에게 다른 지적 존재, 그것도 우리 인류보다 훨씬 기술이 발달한 지적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우주를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의 존재로 바라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항하고자 마크로스와 각종 우주 전함이 건조되었지요.

 
  우주로부터의 침략자에 대항해야 한다는 의식은 세계 정부의 출현으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이권을 다투는 인간의 통합 정부는 오랜 전쟁 끝에야 실현되었으니까요.

  그리고 2009222. 마크로스의 진수식에서 사건을 발생합니다. 마크로스, 정확히는 그들의 적국인 감찰군의 함선을 추적한 이성인 젠트러디의 전함이 지구로 다가온 것입니다. 마크로스는 갑자기 작동하여 주포로 전함들을 날려버립니다. 이는 감찰군이 남겨놓은 부비트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인류가 이성인에게 먼저 선제공격을 한 결과가 된 겁니다.

 
 렇게 시작된 마크로스의 이야기는 SF와 애니메이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습니다.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로보테크라는 이름으로 -여러 다른 작품과 뒤섞여 괴상하게 재편집되긴 했지만- 호평받았으니까요.

 
<우주전함 야마토><기동전사 건담>과는 달리 SF와 애니메이션팬들로 구성된 '신세대' 제작진들이 만든 <초시공요새 마크로스>SF 만이 아니라 아이돌이나 러브 코미디 같은 당시의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던 문화를 잘 반영한 작품이었습니다. 훗날 가이낙스를 만드는 주역들인 야가마 히로시나 안노 히데아키 등도 대거 참여한 이 작품은, 말하자면 오타쿠 제작진들이 만든 첫 작품이라고 해도 좋았지요.

 
자연히 그들 사이에선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만들자.”라는 분위기가 넘쳐났고, 동시대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SF로서의 마크로스는 이성인과의 첫 번째 만남(퍼스트 콘택트)을 다룬 동시에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전쟁물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전쟁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도 특징이며, 이야기 전반에서 문화라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도 기존의 우주 전쟁물과는 차별화된 작품이지요.

 
설정이나 영상 측면에서의 마크로스는 기존의 로봇 애니메이션과도 다른 측면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리얼 로봇이라는 흐름에 충실한 작품이었던 것이지요.

 
마크로스는 길이 1.2km의 거대 전함이 로봇으로 변신하여 주먹을 날리는 슈퍼 로봇 같은 측면을 보여주면서도, 그 내면에는 당시로서는 가장 사실적이고 또한 밀리터리적인 메카들을 등장시킨 작품입니다.

 
리얼로봇의 효시라고도 할만한 <기동전사 건담>이 사람을 거대화시킨 슈퍼로봇이나 강화복의 연장선에 있다면, ‘마크로스의 병기들은 기존의 전차나 전투기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데스트로이어라 불리는 지상용 병기들의 디자인은 기존의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에서는 찾을 수 없는 혁신적이고 참신한 것이었지요.

[ 멕워리어 팬들에겐 '워해머'란 이름으로 친숙한 데스트로이어 토마호크. 지금보아도 매우 참신하고 사실적인 디자인이다. ]


  
그래서일까요? ‘마크로스의 메카 디자인은 미국에서도 호평 받아 FASA에서 무단으로 이용해서 자사의 제품인 배틀테크(메크워리어)’에 등장시키기에 이릅니다. 훗날 이 문제로 소송이 제기되었고 결국 FASA와의 사이에 화해가 진행되어 FASA에서 정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죠. (하지만 마크로스가 아닌 로보테크의 판권을 가진 골드하베스트의 소송 제기로 메크워리어 5’가 출시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오고 말았습니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한편으로 마크로스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미국에 받아들여지는 일련의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마크로스SF팬이었던 제작진들의 ‘SF적인 리얼 추구라는 방향성에 의해 탄생한 작품으로서 한편으로 일본에서 SF가 대중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성인과의 최초의 만남과 교류, 그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문화나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 같은 SF적 소재에 그들이 생각하는 가능한 사실적인 디자인과 기술을 도입하여 완성된 작품이니까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라는 작품은 기존의 작품에서 일탈한 새로운 흐름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젠트러디들이 지구인의 문화를 접하며 프로트컬쳐라고 외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지요.

 
비록 스탭들의 경험 부족이나 제작 단축과 연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특히 외주 작업의 품질이 매우 나빴다는 점도 겹쳐서), 분명히 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사, 그리고 SF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일 것입니다. 작품으로서의 특성이나 이 작품으로부터 파생된 여러 가지 작품의 존재, 그리고 이를 통해 탄생한 새로운 제작자들의 존재를 생각해 보아도...

  그
런 점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말고에 관계없이 한번 쯤 꼭 볼만한 작품입니다. 비록 80년대의 작화, 게다가 중간 중간의 외주 작업이 지금 보기에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참고로 '마크로스'는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극장판으로도 유명한데, 우선은 TV판의 이야기를 먼저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여러가지 주제나 내용 면에서 극장판보다 TV판 쪽이 좀 더 충실하기 때문이죠. (극장판이 작화나 애니메이션으로서의 겉보기에 훨씬 좋다는 점도 있고요.^^)


여담) 개인적으로 마크로스의 이야기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첫 번째 접촉에서 문화라는 이질적인 존재에 굴복했던 이성인들이 다시금 반란을 일으키는 부분입니다. ‘나는 아군을 죽이는 캠진이라며 지구 측을 도왔던 캠진이 반란의 주역으로 그는 동료와 입맞춤을 하며 문화란 고작 이런거라고 얘기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지요.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