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작품 이야기 2012.04.19 12:35

 

 

  훗날 [페르시아 왕자] 시리즈를 제작한 조단 메크너씨가 처음 제작한 이 게임...
  20년도 더 된 1984년에 제작된 이 게임은, 고전 액션 게임을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거론되는(거론해야 하는) 그런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타리용으로 처음 만들어지고 애플II나 IBM-PC, 심지어 닌텐도(패미콤이나 겜보이)로도 이식되어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이 작품은, “악당에게 납치된 미인을 구출하고자 싸우는 주인공.”이라는 지극히 고전적이고 뻔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절벽 위에 당당하게 서 있는 성. 성을 지배하고 있는 악당 아쿠마(惡魔)는, 아름다운 마리코 공주(이름은 일본 이름인데 어째선지 금발...-_-;;)를 납치하여 감옥에 가두어 두고 있지요.
  이에 우리의 용감한 주인공 카라테카(空手家)는 사랑하는 마리코 공주를 구출하고자 홀로 잠입합니다. 아쿠마의 수많은 부하과 독수리, 그리고 함정이 기다리는 적의 거성으로...

 

 

[ 감옥에 갇혀 절망하는 공주... 플레이어의 가슴에 불을 당기기엔 충분하지요. 게임의 스토리텔링이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지를 잘 느끼게 해 줍니다. ]

 

  여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이야기. 아마도 이야기만으로 보자면 100점 만점에 10점도 안 될만한 내용이지만, 이 게임은 ‘혁신적인 액션 게임’이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독특한 연출로 그런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게임의 캐릭터들은 당시대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는 사실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고작해야 흑백의 몇 안 되는 도트로 구성되었지만, 그 부드럽고 사실적인 동작은 2D 시절 [버추어 파이터]를 처음 본 듯한 충격을 안겨주지요.

 

 

[ 격전, 격전, 격전이 계속되는 카라테카. ]

하지만 이 게임의 놀라운 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극히 짧고 단순한 이야기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게 하지요.

절벽을 기어올라 적과 맞서는 주인공. 한 명의 적을 겨우 물리쳤지만, 침입을 깨달은 아쿠마는 부하에게 명합니다.
주인공의 모습에서 갑자기 아쿠마의 방으로 바뀌어 등장하는 그 장면은, 아마도 게임 역사상 최초로 도입된(그리고 가장 완성도 높은) ‘컷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악당이 팔을 들어 올리고 부하가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달려나가는 그 장면은. 매우 짧고 대사 한마디 없지만, 악당의 위엄과 패기. 그리고 위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때 들려오는 음산한 음악에서 마치 ‘가라! 없애 버려!’라는 환청을 듣게 될 정도...)
 
주인공은 달려가거나 격투 자체를 취하고 걸어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대개는 막 달려가다 역시 달려오는 적을 만나(적이 나오기 전에 음악 등으로 예고해 주기 때문에) 서로 자세를 취하고 싸우기 시작하는데, 이게 또 절묘한 연출로 긴장감을 주지요.

 

 

이따금 감옥 속의 공주의 모습을 보여주어 의욕을 높여주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함정을 돌파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여긴 함정입니다.’라고 뻔하게 말하는 듯한 쇠창살... 걸어도 달려도 넘어갈 수 없고, 오직 가까운 곳에서 발차기로 함정을 작동시켜야만 하니까요.
(적을 몰아 붙이면 적도 걸려서 죽을 수 있습니다.^^)

 

 

악당의 부하를 모두 물리치고 아쿠마의 방 앞에 도착해서 드디어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있는가 싶더니, 문을 발로 차서 열자마자 독수리가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아쿠마의 어깨에 앉아 있던 바로 그 독수리죠.

 


비겁한 기습으로 위협을 가하는 아쿠마. 하지만, 그 실력도 절대 만만하지 않지요. 하지만, 모든 게임(영화)가 그렇듯, [카라테카] 역시 악당을 물리치고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공주의 품에 안겨(반대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게임을 해 보시면 압니다.) 행복한 결말...

 

 

‘세이브/로드를 반복해야 하는 게임은 재미가 없다.’라는 조단 메크너의 취향대로 별로 어렵지 않고 길이도 짧은 이 게임은 세이브 기능이 아예 존재치 않는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마어마한-그야말로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함정으로 엔딩을 기대하던 플레이어들을 절망에 빠지게 했습니다. (이제까지의 헛고생은 도대체 뭐냐고요!!)
 
그 함정이 뭐냐고요? 으으…. 당해본 사람들은 압니다. 그건 스포일러(^^)니 생략...

 
여담) 비교적 최근에 접하신 분들은 아마도 패미콤 버전의 카라테카를 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였는지 패미콤 버전은 ‘최악의 게임’으로 불리는데다 보스인 아쿠마도 솔직히 멋이 없죠.
  본래 버전의 아쿠마가 [아랑전설]의 기스 아워드(님!)을 연상케 하지만, 패미콤 버전의 아쿠마는 부하보다 위엄이 없으니까요. (그냥 졸라 짱 센 것 외엔...-_-;;)

 

  그러니, 혹시라도 카라테카를 해 보고 싶다면 반드시 DOS 버전이나 애플II 버전으로 해 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에뮬로 돌려야겠지만….

 


(이것이 바로 악명 높은 패미콤판 카라테카. 이, 이건 무슨 양아치냐? )

 

 

(참고 - 카라테카의 데모 영상 ( 유투브 ) )

 

 

posted by 별을 좋아하는 표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