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월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후 변화(아마도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이 상승하여 땅의 많은 부분이 물에 잠긴 상황으로 그에 어울리게 진화(?)한 인류의 삶이 그려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로서의 완성도나 흥행이야 어떻든, 제목에 잘 어울리는 세계의 모습과 적당한 분위기로 지금도 기억되는 작품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심각한 과학적 오류가 있습니다. 지구 상의 얼음을 모두 증발시키더라도 해수면은 불과 십수m 상승하는 것에 그칠 정도라는 점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의 부피가 상승하면 좀 더 해수면이 상승하겠지만, 신화 속의 대홍수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일 우주에서 물이 내려온다면... 이를테면 얼음으로 된 거대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거나 한다면? 그 순간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지구에 유입되고 지구는 한 순간에 워터월드가 될 것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둠스데이 MONTH~물에 잠긴 지구~"는 바로 그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입니다.
[ 뉴욕 따윈 그야말로 불과 몇 달이면 가라앉을 것입니다. ]
지름 1000km가 넘는 얼음 천체가 달과 충돌합니다. 부서진 천체는 지구 주변에 거대한 고리를 형성하고 그들이 지구의 대기에 부딪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을 지구 상에 뿌리는 것입니다. 비는 적어도 300년에 걸쳐 내릴 예정이고 해수면은 최소한 3000m가 넘게 상승할 예정.... 그야말로 지구는 대난리가 나게 됩니다.
해수면은 점점 상승하고 바닷가의 도시들은(지구 상의 도시 상당 수가 바닷가에 있습니다.) 순식간에 바다 밑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인류는 이에 맞설 길을 찾아나서지요.
한 도시를 둘러싸는 수천M 높이의 거대한 댐... 한편으로는 거대한 해상 도시... 수십억 인류가 물속으로 사라지는 와중에 살아남은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여러가지 다양한 상상력에 의해서 이 다큐멘터리는 가득차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상상 중 하나는 바로, '우리에겐 먹을 것이 없다.'라는 것일 겁니다. 물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혜성의 물은 오염되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염수가 아닌 담수입니다. 바닷 물고기의 대부분은 전멸하겠지요. 한편으로는 초기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대다수의 민물고기도 전멸할 겁니다. 이 와중에서 살아남는 건 민물과 바다를 오갈 수 있는 연어 같은 일부 어종들, 그리고 그 와중에서 겨우겨우 적응할 수 있었던 소수의 종들이겠지요.
참 재미있는 가상극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워터월드... 스타워즈의 몬 칼라마리 같은 수중 세계가 펼쳐지는 이야기이니까요. 그럼에도 인류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구 역시 풍부한 생태계를 지켜나갈 것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결말...
지난 번에 '나노봇의 습격'과는 다른 지극히 강력한 재앙의 모습이 참 멋지게 펼쳐집니다. 다음 편이 기대되는군요.
원제 : HOW TO SURVIVE THE END OF THE WORLD
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channel/how-to-survive-the-end-of-th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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