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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달력 이야기.

  우리들은 평소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사용하는 달력이지만, 이 달력에는 무진장 다양한 역사적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가령, 일부 달의 이름이 로마 황제의 이름을 따서 바뀌었다거나, 달력의 개정과 관련하여 권력 다툼이 있었다거나 하는 것 말이지요.


[ 마야의 달력. 일부 사람들은 이걸보고 올해 세상이 망한다고 떠들지요. ]


  현재와 같은 365일(+0.25일)로 구성된 달력은 율리우스 카이사르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카이사르가 이집트를 차지하고 이집트의 뛰어난 천문학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몇 차례의 작은 변화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데,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가 같은 달력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위력을 느끼게 하지요.


  하지만 이 달력이 영원히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선 지구가 달의 중력 때문에 조금씩 느려지기 때문에 먼 훗날에는 날짜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그보다 앞서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다면 기본적으로 그 곳의 달력은 지구와 다를 수도 있겠지요.


  가령 화성만 해도 지구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운 날짜가 있습니다. 하루의 시간도 지구와 조금 다르죠. 반면 금성은 날짜가 무진장 짧아서 일년이 거의 하루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자전과 공전이 거의 같습니다.) 이것은 달도 마찬가지인데, 그래서 달의 하루는 지구에 비해 25배 정도 되지만, 1년은 거의 하루죠.


  우주는 넓으니 우주 어딘가에는 지구와 같은 하루, 그리고 같은 달력을 써도 괜찮은 행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확률이기에 당연히 우주 각지에서는 지구의 달력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구에서 지구력을 강요함으로써 두 행성 간에 알력이 생기고 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주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달력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아이작 아시모프의 세계관에서 지구에서 우주로 진출한 '우주인'들은 10진법의 달력 체제를 사용하고 있지요. 10진법은 많은 나라에서 널리 사용되는 셈법인 만큼 지구 기준의 365.25일보다 자연스럽고 편할지도 모릅니다. 불편한 점은 단 하나 '지구에서 날짜로 계절을 알 수 없다.'라는 정도. 윤년 같은 것도 둘 필요도 없고 편하겠지요.


  그런데 손가락이 8개이거나 12개인 외계인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서로 자신들의 달력 체제를 강요한다면? 이 역시 갈등의 요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달력을 바꾼다는 것은 그 세계의 모든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데,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싶지는 않겠지요. 지구 인류끼리의 갈등 이상으로 엄청난 무언가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주 어디에 가든 달력에 있어 한가지 진리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달력에 있는 365.25일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한 날이라는 것이지요. 비정기적으로 업데이트 중인 오늘의 SF는 바로 그런 것을 알려줍니다.


  아직 작성하지 않은 오늘의 SF를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오늘은 아톰이 태어난 날이며(연재가 시작된 날이기도 합니다.) 기동전사 건담의 연재가 시작된 날입니다.

  지금은 퇴역한 우주 왕복선에서 처음으로 우주 유영을 했고, 화성 탐사기 마즈 오딧세이가 발사되었지요.

  더욱이 프랑스에서 미터법이 도입되었고 IBM에서는 상용 컴퓨터로서는 처음으로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갖춘 메인 프레임 컴퓨터 SYSTEM 360이 나오기도 한 날입니다. SF 작가인 헨리 카트너가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바로 제 자신이 태어난 날이기도 하지요.^^


  그런 점에서 오늘은 제게 있어 더욱 특별한 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