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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게임 규제의 원인? 맹모삼천지교의 문제...

최근 학교 폭력을 게임탓이라 이야기하면서 규제에 나서는 모습이 보이는데, 사실 이러한 것은 이제서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심지어 밖에서 뛰어노는 일조차 규제하곤 했지요.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를 게임 업계 탓으로 몰기도 하지만, 그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견해입니다. 왜냐하면, 게임이라는 것은 아이들의 놀이 대상 중 하나일 뿐이고,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실제 게임 중에는 폭력성이 전무한 게임이 매우 많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은 "더 심즈"이며,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 게임은 "Wii 스포츠"죠. (게임기와 함께 판매한 것을 빼면, "슈퍼 마리오 브라더즈"나 "닌텐독스"가 뒤를 잇습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즈"는 폭력적인 게임이라고요? 그렇게 보면 "춘향전"도 선정적인 작품이겠죠.)

이처럼 폭력적이지 않은 게임이 수없이 많음에도 사람들은 "폭력적인 게임이 많다."라며 게임 업계의 잘못이라 합니다. 게임 업계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보죠. 다른 나라의 게임 업계에서는 이른바 '노력'을 하고 있나요? "부모들은 (폭력적이라고) 싫어하겠지만, 재미있습니다."라는 광고를 당당히 하고 있는데요?

물론 외국에서는 게임을 통해 좀 더 다양한 가치를 찾는 것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등장하고, 기능성 게임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게임 업계의 노력이 부족하다"라고 합니다. 사실, 그들은 게임업계의 노력 따위는 관심도 없어요. 규제를 주장하는 분들은...

"아이들이 공부 이외의 것을 하는 것" 자체가 싫은 겁니다. 마치 "노동 이외의 것을(잠깐의 휴식조차) 하는 직원"을 좋지 않게 보는 상사처럼 말이죠.

부모들은 얘기합니다. "게임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요."

이 말은 게임만이 아니라 만화, 애니... 모든 분야에 적용됩니다. 심지어 "아이들하고 밖에도 노느라 공부를 안 해요."라는 말도 나오죠.

네. "공부 이외엔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피아노나 미술 같은 취미 활동조차 "머리가 좋아지기 위해서"나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시키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그림을 좋아해서?", "가족이 함께 악기 연주를 하고 싶어서?" 그런 이유로 그림이나 음악을 가르치는 가정이 있나요?

여기에는 회사의 상사와 같은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은 내 것"이라는 생각이지요.

게임에 비유하자면, 우리네 부모들은 "프린세스 메이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아이를 "내가 원하는 대로" 키웁니다. 공부에, 아르바이트에... 휴식조차 파라미터를 채우기 위해서 진행하지요. (게임을 잘 모르겠다면, "애완 동물"이나 "분재"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 바캉스 조차 부모의 취향대로 가는 프린세스 메이커. 우리네 아이들의 현실은 바로 이거와 같습니다. ]



우리네 부모들에게 자녀는 게임의 캐릭터 같은 소유물이기에 자기가 바라는 대로 하지 않는 모든 것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게임이건 만화건... 그리고 자녀들을 "자신의 틀"에 맞추어 재단하고 강제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프린세스 메이커"에 방해 요소가 등장했죠. 그것이 바로 만화, 소설, 게임 같은 것들입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 이들은 사회의 틀에서 벗어난 낭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공주를 만들고 싶은 부모가 보기에 시간은 부족해 죽겠는데 말이죠. 그러니 이러한 것은 모두 방해물이 되고, 규제해야 할 것...이 되는 겁니다.

게임의 규제라는 것은 사실, 우리네 사회의 비뚫어진 소유 욕구,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게임 업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게임이 아무리 바뀌어도 '공부 이외의 것'이라는 점에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결국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녀의 행동을 자신의 틀에 맞추어 재단하려는 이기심이 사라지지 않는한, 이 문제는 항상 반복될 겁니다.



여담) 휴식을 늘리자는 말이 나올 때마다 "국가경쟁력" 운운하는 것도 직원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영자의 비뚫어진 욕구에서 나온 것이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