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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작품 이야기

(다큐멘터리) 드래곤 환타지...너무도 진짜 같은 가짜 이야기

   '드래곤 환타지(Dragon World : A Fantasy made Real)'는 디스커버리 채널의 애니멀 플래닛에서 제작한 픽션 다큐멘터리입니다.
  ‘부제(You too will Believe - 너무도 믿을만하다.)’ 그대로 "정말로 용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매우 널리 알려졌지요.


  픽션 다큐멘터리인 만큼, 이 작품은 진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만큼 설득력을 갖고 있으며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이 픽션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한 학자가 티렉스의 화석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그 티렉스의 두개골 화석에는 발톱에 의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티렉스의 머리 위에서 내리 찍은 듯 한 발톱 상처... 하지만, 정작 티렉스가 죽은 것은 그 상처 때문이 아니라 두개골을 새까맣게 만들어 버릴 정도의 열... 결국 티렉스는 불에 타 죽은 것이지요.
 
  과연 티렉스를 이런 식으로 죽어버린 것은 어째서였을까? 여기서 학자는 어릴 때의 꿈을 생각하며 상상합니다.

  '혹시, 그것은 D로 시작되는 (한국어로는 ㅇ으로 시작되는) 생물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입니다.
 

(티라노사우르스와 대결하는 용.)

 
  물론, 그런 상상에 납득하는 사람은 없었지요.
 
  하지만, 루마니아의 산악 지역에서 그를 설레게 하는 소식이 들어옵니다.
 
  부상당한 등산객을 구출하던 경찰이 오래 전의 시체와 함께 정체불명의 생명체의... 그것도 얼음에 묻혀 잘 보존된 시체를 발견한 것이지요.
 
  탄화된 병사들, 그리고 그와 함께 발견된 공룡처럼 거대한 파충류의 시체…….
 
  과연 그 생명체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떤 삶을 살았던 존재인가…….
정체불명의 동물 시체를 조사하는 학자. 과연 그 비밀은?
 
( 이건 정말 용이었을까? 해부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속속 밝혀진다. )
 
  이건 정말 용이었을까? 해부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속속 밝혀진다.
 
  용이 정말로 존재했다면, 과연 그것은 어떻게 날아다녔을까요? 용의 무게를 생각할 때, 그 작은 날개로는 도저히 날아다닐 수 없을 겁니다. (물론, 익룡은 날아다녔지만 그 무게는 용에 비해서 훨씬 작고, 날개는 훨씬 크지요.)
 
  그리고 티라노와 병사들을 태워 죽인 불은 도대체 어떻게 뿜어낼 수 있었을까요?
 
  무엇보다도 티라노와 함께 백악기를 살았다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티라노를 비롯한 공룡들을 멸종시켜 버린 그 어마어마한 충격……. 소행성의 충돌기를 극복한 것일까요?
 
  만일 그들이 살아남았다면, 그들은 분명 최강의 생명체로서 존속했을 겁니다. 여하튼 경쟁 상대는 존재하지 않았겠지요.

  거대한 동체에 하늘을 날고, 불을 뿜어내는 생명체…….
 
  하지만, 그들은 결국 역사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과연 왜?
 

(알을 덥히기 위해 불을 뿜어내는 용)


  한 학자의 연구 과정과, '아마도 존재했을' 용의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개되는 이 작품은 그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정말로 믿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사실적으로 전해줍니다. 이 작품을 보다보면 정말 용이 존재했고, 어쩌면 지금 어딘가 그 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하지요.
 
(용을 사냥하기 위해 공격하는 병사들. 결국, 용은 인간의 박해로 소멸한다.)
 
  사실 그렇지 않습니까? 지금도 새로운 종류의 공룡 화석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용의 화석이라고 발견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정말로 용이 존재했다면 말입니다…….
 
  그런 생각을 진심으로 갖게 만드는 이 작품……. 용이 단순히 환타지 속의 산물이 아니라, 정말로 생명체로서 존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 생각은, 정말로 다양한 가능성을 낳게 됩니다. (어쩌면 '테메레르' 같은 작품 역시, 그런 가능성에서 나왔을지도 모르지요.)
 
  이 작품 속에서 정말 인상적인 것은, "용"이라는 생명체가 결국 '인간의 박해'로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존재했다가 사라져 버린 여러 생명체들처럼, '인간의 영역이 넓어지고 자연을 개발'하면서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고 만 것이지요.
 
  사냥터가 줄어들면서 인간의 소유물(가축)에 손을 대기 시작하고……. 결국 '퇴치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상황...
  그것이야 말로 지극히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해야겠지요.
 
  결국 인간에 의해 이용되는 가축이 아니라면, 혹은 보호라는 이름 아래 인간에게 관리되는 존재가 아니라면 사자나 호랑이도 멸망할 테니 말입니다.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호랑이가 살았습니다. 일본에도 늑대가 살며 돌아다녔다고 하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어쩌면 '용' 역시 그렇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여기서는 흘러나옵니다.
 

  여하튼, 영화 "드래곤 하트"에서 보듯, 용은 퇴치의 대상이자 무엇보다도 기사들에게는 용맹을 드높일 수 있는 대상...
 
  오래 전 매머드가 멸망했듯, 제 아무리 최강의 생명체라고 해도 인간의 집단 전술을 상대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 4년 전에 쓴 글입니다만, 이 다큐멘터리 자체는 지금보아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입니다.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