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갈릴레이의 생일이라는 것을 알고 “갈릴레이의 아이들”과 이 작품 중에서 어느 것을 추천작으로 할지 망설였습니다. 둘 다 더 말할 필요 없이 좋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편 선집보다는 장편 작품이 더 좋다는 생각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래에 제가 본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는 점에서(덧붙이면,
"갈릴레이의 아이들"에 있었던 여러 단편들보다 이 작품이 쬐끔(당사비 120%? ^^) 더 좋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오늘의 추천작으로
소개합니다.
"조던의 아이들"은 오랜 옛날 22세기 초반에 지구로부터 출발한 켄타우루스 탐험선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지구인들은 이 탐험선이 사고를 당해서 사라졌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탐험선 사람들은 오직 그 세계만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세계라고 인식하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고대의 성스러운 기록에 따르면’ 이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바로, ‘종교’가 탄생한 것입니다.
거대한 규모의 탐험선은 외부와 격리된 세계이며, 그 세계 사람들의 삶과 사상은 ‘탐험선=우주 전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묶여 있습니다.
“태초에 조던 님이 계시니…. 한 손을 들자 탐험선이 태어나도다!”
이 세계의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이 이전에 ‘지구’라는 세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라고
생각했던 지구 사람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 세계의 기술은 물론 르네상스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발달했고 일부분에서는 지금 우리
세대보다도 발전했을지 모르지만, ‘우주 그 자체인 탐험선’ 안에서 ‘신의 율법’에 얽매여 있다는 점에서 고대나 중세 사람들과 차이가 없습니다.
‘현대 물리학 기초’ 같은 책이 신성한 저작으로 불리며, 중력의 법칙 같은 물리법칙은 그대로 해석되는 게 아니라 시적이거나 영적인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우리네 기준에서는 가히 꿈도 꾸지 못할 그런 세상이지요.
재미있는 SF 작품을 쓰는데 정평이 나 있는 작가, 로버트 하인라인은 상당히 풀어내기 어려운 ‘새로운 종교의 탄생’과 ‘과학적 발견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이처럼 독특한 세계를 바탕으로 훌륭하게 엮어내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했던 독특하고 괴상한 세계를 매우 자연스럽고 편하게 펼쳐낸 것이지요.
독자들은 이 세계에서 사는 호기심 많은 젊은이 휴 호일랜드를 따라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다 할 설명도, 복잡한 해설도 전혀 없지만, 이곳이 우리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며 굉장히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여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지요.
여러분은 이 책에서 무엇을 느끼게 될까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각기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작품이 ‘페이지가 절로 넘어간다.’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느끼고 깨달을지는 그 이후의 일이지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러분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고 만족할 수 있으며, 일단 책을 덮은 뒤에는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어질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결코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보증도 덧붙여두지요. (품질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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