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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작품 이야기

과학닌자대 갓차맨(독수리 오형제)의 흥행 부진(대참패?)...




  국내에서는 '독수리 오형제'라는 이름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과학닌자대 갓차맨".


  "달려라 번개호"(마하 고고고!, 스피드 레이서), "데카맨", "허리케인 폴리머", "인조인간 캐산"(신조인간 캐산), "타임 보칸 시리즈" 등. 70~80년대 TV에서 잘 알려진 타츠노코프로의 대표작이자, 타츠노코프로의 설립자 중 하나인 요시다 타츠오가 원작을 맡은 작품입니다.

(요시다 타츠오가 제작을 맡지 않은 작품 중에서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원작:스튜디오 누에), "기갑신세기 모스피터" 등 수많은 SF 작품으로 명성이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만...)


  요시다 타츠오 원작의 작품은 일본 내에서만이 아니라 외국(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인기가 좋은데다, 그림풍이 영화쪽에 가까운 사실적인 느낌이라 실사로 만들어지는 것이 기대되었습니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자매)의 "스피드레이서"를 시작으로, "신조인간 캐산", "얏타맨" 등이 실사 영화로 제작되었고, 이번에 "과학닌자대 갓차맨"이 개봉했습니다.


  "갓차맨"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한 영화의 감독은 "고쿠센", "(도박묵시록) 카이지 1,2"를 성공시켜 만화의 실사화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은 사토 토야. 출연진으로는 마츠자카 토오리나 고리키 아야메 등 청춘스타로 떠오르는 배우들을 대거 투입하고, 80억엔(800억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동원한 대작으로 기획, 제작되었습니다. 일본 TV 방송망 개국 60주년, 일활의 100주년, 그리고 타츠노코프로의 50주년 기념작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작품으로 말이지요.




  그렇게 해서 개봉한 갓차맨... 그런데 그 성적은... 주말 2일간에 1억 1569만엔. 관객은 9만명....

  (307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는데, 일본에서는 300개 이상 스크린에서 개봉시 주말 수입을 3억엔 이상을 히트작으로 칩니다.)


  80억엔을 들여 제작한 이 영화의 최종 수입은 현재 10억엔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 대참패를 기록했습니다.


  야후 무비의 평점은 5점 만점에 1.9점. 관객도 중고년층 이상으로 원작에 향수를 가진 이들이 "그래도 한번 볼까."라는 식으로 가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요.


  야후 무비의 리뷰도 최악을 달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뭘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갓차맨이라고 생각하고 보러 갔는데..." (전혀 아니었다.)

  "조인전대 제트맨"

  "갓차맨일 필요 있냐?"

  "다시 만들어! 팬으로서 도저히 못 보겠다." 


  ....


  뭐 이렇습니다. 영화 평론가에 따르면, "원작에 있던 새의 설정이 사라지고, 남녀의 삼각관계가 도입되었다는 점. 또한 세계가 괴멸적인 상황이면서도 도쿄는 무사한 상황 등, 설정과 영상이 유리되었다는 것. 액션 영화이면서 누구 하나 육체적인 훈련을 하지 않은 것 같이 보인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어, 왕년의 팬도 신규 팬도 몰입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하지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엉망이 되었을까요?


  사실... 이러한 상황은 처음부터 예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의 평에도 있지만, 여하튼 이건 "갓차맨"이 아니거든요.


  사실 "신조인간 캐산"도 그랬습니다. 분위기부터 설정까지 원작과는 완전히 판이한 느낌. 정말로 평이 좋지 않았지요.(그때만 해도 "캐산이니 보러가자!"라는 분위기가 지금보다는 높았기 때문일까요? 그나마 흥행에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제작비 6억엔에 흥행 수입 15억엔 정도로 이번과 달리 제작비를 적게 들였다는게 더 효과가 있었을 듯 하지만요.)


  "갓차맨" 영화는 갓차맨이라기보다는 "사이보그009"나 "엑스맨" 같은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들은 세계가 거의 멸망 직전 상황에서 난부 박사(남박사)에게 '적합자라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수용되어 훈련을 받은 인물들이고, 적의 보스는 주인공의 -세뇌된- 연인이고...


  복장 디자인부터 설정, 그리고 분위기에 이르기까지 원작에서 열혈이 넘치는 "과학닌자대"의 활약상은 존재하지도 않지요.

  닌자에 가까운 독특한 무기와 특성으로 활약하는 "과학닌자대"는 어디로 가고, -위의 평에 나왔듯- 흔해 빠진 전대물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아니, 그나마 '새'라는 느낌도 사라져 버렸으니 더욱... 배우가 어떻니 하지만 무시무시... 그 이전에 "갓차맨"이 아닌걸요? 


  차라리 "조인전대 제트맨"이라고 개봉했다면 나았을지도 모릅니다.(물론 "조인전대 제트맨"이라는 작품은 따로 있으며, 꽤 성공한 작품이지만요.^^) 제작비도 캐산처럼 한 10억 이하로 들여서 말이지요. 그랬다면 흥행에는 실패하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이 상태에서는 도저히....



  결국 타츠노코프로의 애니메이션에서 실사화된 작품 중 성공한 것은 오직 2009년에 나온 "얏타맨" 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제작비 20억엔에 31억엔 수입. 블루레이까지 발매되었으니 2차 판권 시장에서도 선전한 것이지요. 야후의 평도 3.3점(개봉 당시엔 4점 이상)으로 호평일색이니까요.)


  모처럼 쓸만한 타이틀이 있다고 해도 최소한 원작의 팬만이라도 만족할 만한 작품이 되지 못하면 "최악!"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