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판타지 이야기

알고보면 정말로 무서운 동화...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일본 작가의 작품 중에서 <알고보면 무서운 그림 동화>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림 동화에 나온 여러가지 이야기가 사실은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것을 주제로 창작한 이야기로, 정말이지 별별 내용들이 다 나오지요.

 

  하지만 선정적이니 폭력적이니 하는 것을 무시하고 동화 그대로만 생각해도 정말로 무시무시하고 황당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잠자는 숲 속의 공주(잠자는 숲 속의 미녀)>이지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한 나라의 저주받은 공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공주가 태어났을때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못된 마녀가 공주에게 저주를 겁니다.

  "공주가 17살이 되었을때 물레에 찔려서 죽게 될 것이다."

  이 말에 놀란 왕과 왕비는 나라 안의 모든 물레를 불태우게하지만 결국 공주는 성 안 깊은 곳에 있던 물레에 찔리고 말지요.

  하지만 착한 마녀의 도움으로 그녀는 죽지않고 100년 동안 늙지도 죽지도 않고 잠들게 됩니다.

  그리고 착한 마녀는 공주의 불운을 슬퍼하는 왕과 왕비, 여기에 성안의 모든 사람들을 -공주가 깨어날때까지- 잠들게 하고 성을 가시가 있는 찔레 나무로 둘러쌉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왕자는 공주를 구해냈고, 성안의 모든 이들은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나날... 잘됐네. 잘됐어~~~~~....

 

  라는 이야기입니다만... 이 이야기는 한편으로 엄청나게 무서운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공주는 성 안의 모든 이들... 아니, 나라의 모든 이들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기 때문이지요.

 

  왕과 왕비는 공주가 저주에 걸리지 않도록 '나라안의 모든 물레'를 불태우게 합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어차피 성 밖으로는 거의 나가지 않을 공주를 위해, 모든 국민들이 실을 뽑지도 못하게 만들다니.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착한 마녀의 행동입니다.

 

  공주가 저주를 받았습니다. 영원한 잠에 빠져 버리고 마는 저주를... 착한 마녀가 이 저주를 100년 동안 자는 걸로 바꾸어 주었지요. 게다가 공주가 깨어날 때까지 성안의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 버리는 서비스까지 덧붙여서...

  성 안의 사람들에게 공주가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는 모릅니다.

 (뭐, 동화 속의 공주니까 절세 미녀이고 엄청나게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설정이겠지요.)


  하지만 공주와 함께 잠들기를 자처하는 왕이나 왕비라면 모를까.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잠들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도 그들 자신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성 안에 사는 이들 중에는 성 밖에 가족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친구도 있겠지요. 그들은 '단 한명의 공주'를 위해서 이들 친구, 그리고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자그마치 10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아니, 성 안의 사람들은 그렇다고 합시다.

 

  도대체 그 나라 국민들은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공주를 구하려고'라고는 하나, 난데 없이 물레를 불태워서 실조차 제대로 뽑지 못하게 만들더니, 어느 순간 왕과 왕비 만이 아니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잠들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상황을 확인조차 못하게 성 주변에 찔레 나무 숲을 만들어서 말이지요.

  한 순간에 무정부 상태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나라가 제대로 버틸리가 없습니다.   ('이웃나라 왕자'라는 사람이 경호원도 없이 홀로 성까지 찾아온 것을 보면, 아마도 이웃나라에게 점령된 모양이죠? 다른 나라의 영토라면 아무리 멍청해도용감해도 왕자 혼자 여행을 할 생각은 하지 않을테니...)

 

  물론 이 이야기는 동화이고,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백성들을 저버리고 공주와 함께 잠들기로 결정한 왕과 왕비, 여기에 세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멍청한순진한 공주, 그리고 공주의 소문에 혹해서 -설사 자기네 영토라 해도- 홀로 가시나무성에 돌격해 들어간 왕자를 생각하면, 동화 속에는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수많은 백성들의 앞날이 결코 행복할 것 같지는 않군요.


(* 네이버 블로그에서 이전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