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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SF라는 무게라고? 그게 반드시 필요할까? 이번에 네이버 웹 소설 공모전의 최종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약 1달여에 걸쳐 47개 작품을 읽고 그 중 추천작을 골라서 심사위원의 대화를 거쳐 3개의 대상작을 선정... 참 힘들었지만, 재미있고 보람있는 일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상 작품 3개 중 SF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니, 최종 추천작 중에서도 하나도 없었고 최종 심사 후보작 중에서도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를 고민하면서 SF라는 이름의 무게에 눌린게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SF, Science Fiction.... 많은 팬이 '과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이름에 질려서 SF 자체에 경기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사실 SF라고 해서 뭔가 특별하고 거창한 것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공.. 더보기
S는 과학의 S, F는 상상의 F... 1967년의 오늘.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사망했습니다. [ Buffalo News의 Adam Zyglis가 그린 오펜하이머 ] '맨하탄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하고 뛰어난 리더십으로 사실상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지요. (그가 별 역할을 못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가 핵폭탄 개발에 최선을 다했던 것이 핵폭탄을 통해서 "전쟁의 무의미함"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인류를 멸망시켜 버릴지도 모르는 폭탄을 보게 되면 더는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열정은 대단한 것이었고, 그의 능력도 탁월한 것이었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핵폭탄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무의미함'을 느끼게 해 주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위력에 충격을 받.. 더보기
소드 마스터보다 중요한 것(다른 세계 모험가의 기본 상식?) 타임머신이나 차원 이동 등의 기술로 과거의 시대, 이를테면 검과 마법으로 활개치는 판타지 세계로 향하여 활약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흔히 그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술(우리 세계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리 퍼넬의 "용병" 이처럼 혼란한 세계라면 화약도 쓸만하겠지요. ]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역시 화약(특히 흑색 화약). 초석과 유황과 숯을 적당한 비율로 섞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이 물건은, 오랜 옛날 중국에서 개발된 이래 널리 사용되었지만, 적어도 ‘검과 마법의 시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사례가 많기에 ‘이세계 모험물’에서 거의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소개되곤 하지요. 왠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이 도착하는 시대는 무조건 엄청난 혼란기. .. 더보기
“말뚝에 묶여있는 나보다 나를 묶고 불을 붙이려 하는 당신들 쪽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 2월 17일 오늘은 이탈리아의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조르다노 브루노가 종교 재판을 거쳐 화형에 처해진 날입니다. 로마 카톨릭의 도미니코회의 수사로서 철학, 과학 등에 폭넓은 지식을 갖고 각지에서 학문을 가르친 그는 “우주는 무한하게 퍼져 있고 태양은 그 중 하나의 항성에 불과하며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들도 모두 태양과 같은 종류의 항성이다.” 같은 무한 우주론을 비롯한 각종 발언으로 이단으로 몰려서 처형되고 말지요. 화형을 당하던 그 순간 브루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뚝에 묶여있는 나보다 나를 묶고 불을 붙이려 하는 당신들 쪽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 오랜 옛날부터 혁신적인 주장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불러온 했습니다. 그들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나머지 그 주장을 일방적으로 배격하고 심지어는 말살하고.. 더보기
오늘의 SF... 2월 14일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꿈을 꾸고 어른은 현실을 바라본다..." 유인로켓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도 우주로 나가고 싶은 꿈을 키워나가는 소녀를 주역으로 우주를 향한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낸 만화 트윈 스피카의 작가인 야기누마 코우(柳沼行)가 1978년의 오늘 태어났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로 나가가는 여정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와 같은 인류의 꿈은 1990년의 오늘, 인류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더욱 더 멀리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 자신이 그곳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바라보며 던진 작은 위성은 14년에 걸친 여정 끝에 태양계를 벗어났고 예상 수명을 훨씬 넘긴 지금도 우주 저 편을 항해하며 우주의 신비를 전해주고 있.. 더보기
전쟁과 반전쟁... 만화로 그려진 전쟁 이야기. 일본의 만화가이자 일명 '만화의 신'인 테즈카 오사무는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으며, 많은 이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그가 미친 큰 영향은 바로 "만화 속의 전쟁에서 사람이 죽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테즈카 오사무가 등장하기 전, 특히 전쟁 당시의 일본 만화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전쟁 만화가 소개되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총알을 맞은 병사들이 "아프다"라고 외칠 뿐 죽지 않으며, 폭탄이 터져도 사람이 날아가기만 할 뿐 얼굴이 약간 그을린채 멀쩡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대량 학살'이라는 것을 고의적으로든 아니든 감추고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전쟁을 직접 겪었던 테즈카 오사무는 달랐습니다. 그는 습작 시절부터 전쟁으로 주인공이 죽는 장면을.. 더보기
SF 무크지 원더랜드를 세상에 내놓으며... SF&판타지 도서관에서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의 후원으로 SF 무크지 원더랜드를 제작해서 판매 중입니다. 정가 5천원에 현장에서 10% 할인 판매. 조만간 다른 경로로도 소개될 예정입니다. 듀나, 김창규, 김이환 등 여러 작가의 단편과 에세이가 가득한 책이죠. 원더랜드엔 4편의 단편 소설 외에도 다채로운 에세이와 칼럼이 있습니다. 단편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에세이와 칼럼을 많이 수록한 것은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굉장히 다른 이야기가 한 책에 모여 있습니다. 실례로 `그래비티‘가 SF가 아니라고 한 듀나님 글과 달리 제 글에선 `그래비티`를 좋은 SF로 권합니다. 그 밖에도 여기엔 여러 작가의 여러 견해가 서로 다름을 보여주고 있죠. 다양한 의견이 함께 오가는 것은 매우 .. 더보기
대홍수의 미래... 해수면이 수천m 상승한다면? "워터 월드"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후 변화(아마도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해수면이 상승하여 땅의 많은 부분이 물에 잠긴 상황으로 그에 어울리게 진화(?)한 인류의 삶이 그려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로서의 완성도나 흥행이야 어떻든, 제목에 잘 어울리는 세계의 모습과 적당한 분위기로 지금도 기억되는 작품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심각한 과학적 오류가 있습니다. 지구 상의 얼음을 모두 증발시키더라도 해수면은 불과 십수m 상승하는 것에 그칠 정도라는 점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물의 부피가 상승하면 좀 더 해수면이 상승하겠지만, 신화 속의 대홍수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일 우주에서 물이 내려온다면... 이를테면 얼음으로 된 거대한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거나 한다면? 그 순간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더보기
나노봇의 공포 (둠스데이 Month 로봇전쟁)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소개 중인 '둠스데이 Month'에선 과학 기술의 발달로 나올 수 있는 다채로운 재앙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연구중 잘못된 '광견병 바이러스'의 전염에 의한... 말하자면 좀비 사건. 오늘 하고 있는 두번째 방송에서는 '나노 기술'에 의해서 일어나는 대재앙입니다. 석유 등을 분해하여 환경 정화를 진행하는 나노 머신이 제작되었는데, 이를 한 해커가 변형시켜서 온갖 종류의 유기물을 먹어치우며 자기 증식되도록 바꾼 상황입니다. 해커는 그 상품을 세계 각지로 배송했고, 세계 각지에서 엄청난 양의 나노 머신이 증식하며 인간과 수많은 생명체를 먹어치우는 것입니다. 한편, 이에 맞서기 위하여 미군은 또 다른 나노 머신을 투입합니다. 그리고.... "좋은 나노봇이 나쁜 나노봇을 물리쳤으니, .. 더보기
비욘드 어스(Beyond Earth)의 매력 비욘드 어스는 다른 행성에 정착한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처음 해 보면 마치 문명을 보는 듯한 느낌에 'SF판 문명 아냐?'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부분에서 문명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SF라는 것에 걸맞게 한가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바로 '외계 생명체에 대한 견해'라는 것입니다. [ 우주 먼 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발견했을때 인류는 크나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입니다. ] 우주로 진출한 인류는 본래 갖고 있던 종으로서의, 그리고 문화의 순수성을 지켜야 할까요? 아니면 외계 문명과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문화를 이루고 새로운 발전을 이끌어낼까요? 혹은 외계 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아예 새로운 종으로서 변화해나가야 할까요? 수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