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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이야기

이계 난입물... 그 문제는 무엇인가?

  앞서 「히미코전」이라는 작품을 통해 다른 세계 모험담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물론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넘쳐나는 속칭 '이세계 난입물(또는 이고깽)'의 문제를 짧은 만화를 통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일본 전국 시대에 떨어진 재수생들... 과연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네... 그렇습니다. 

 

  마법에 의해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건, 혹은 과학의 힘으로 시공을 넘어가건, 현실 세계의 학생이나 백수들이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이야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있습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타임 라인」에서도, 현대 세계에서 기사도를 가르칠 정도로 훈련이 잘 된 (그리고 체격도 훨씬 큰) 사람이 과거의 세계에서 기사와 대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묘사하고 있는데, 지금 사회에서 검술을 배워봐야 어차피 '취미'에 불과한 정도. 태어나면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검술을 익혀온(그리고 실제로 사람을 죽여온) 실제의 기사나 사무라이, 혹은 무사들과 비교가 될리가 없습니다.


  하물며 입시에 지친 고교생이나, 밤낮을 거꾸로 모니터에 틀어박혀 살아가는 백수들에야...

 

  더욱이 문제는 '체력'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과거 세계에서, 여하튼 전국 시대라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을리가 없지요.


  조금 다르지만, '히키코모리'(은둔형 폐인) 고교생들이 특수 부대를 상대로 싸운다거나 하는 내용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결국 현실은 이런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있어, "이세계 난입물"은 잠시 현실을 잊고 휴식을 취할 여유를 주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사실, 다른 세계 모험물에서 고민해야 할 건 엄~~~청나게 많지만, 나머지는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하겠습니다.)


  물론, 다른 세계 모험물이라 불리는 장르는 사실 그 세계의 모험보다는 우리와는 다른 세계 그 자체를 '우리와 비슷한 사람의 눈'으로 보여준다는데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여담) 물론, 많은 작품에서는 여기에서 "이세계로 넘어가면서 힘이 생겼다."는 식으로 뭔가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혀 말이 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판타지 세계의 모험가들이 그렇듯 거친 길을 하루 종일 걸어갈 체력도 얻을 수 있는 걸까요?)


여담) 사실, '이세계(異世界) 난입물'이라는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식 표현'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세계 모험담'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굳이 '이세계 난입물'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단어로 밖엔 표현할 수 없는 (지나치게 대중적이고 가벼운 SF를 Sci-Fi라고 부르듯) 작품에 대한 딴지...이기 때문이죠.^^


(*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만화는 '고스트 스위퍼'로 잘 알려진 시이나 다카시씨의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