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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 파트 1 ~ 원작의 분위기와 주제를 2시간으로 잘 압축한 수작 ~ “인간이 반으로 줄어들면 타버리는 숲도 반이 될까?” 인간이라는 동물은 참으로 재미있습니다. 어찌 보면 고양이만도 못한 전투력을 가진, 그야말로 왜소하고 약한 존재이지만, 문명이라는 힘으로 지상의 왕자로 군림하고 이제는 태어난 고향 지구를 떠나 우주로의 여정을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인간만이 가진 문명이라는 힘은 지구라는 환경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주었습니다. 아니, 다른 동물들도 주변 환경을 바꿀 수 있지만, 인간은 육체적 한계를 넘어 환경을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느새 인간은 70억이라는 숫자로 늘어나게 되었지요. 그렇게 되면서 사람들은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이대로 좋은 것인가? 그러한 생각 속에 인간의 본성을 그린 이야기가 나왔고, 이와사키 히토시의 [기.. 더보기
일본 SF 대회의 추억 올 8월말 일본의 톳토리에서 열리는 제54회 일본 SF 대회(코메콘) 참가가 잘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선 참가비 입금도 제대로 안 되는 등 골치가 아팠지만, 일전에 참가했던 인연 덕분인지 게스트로 참가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54회 일본 SF 대회, 코메콘 공식 사이트) 여행 경비는 당연히 개인 부담이지만, 참가비만큼 부담이 덜한데다 게스트는 1명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좀 더 편하게 기획을 진행하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도서관에 많은 도움을 주셨고, SF대회 진행자와의 인연을 맺게 해 준 박상영씨와 함께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 "한국 SF를 일본 SF 대회에 알리고 싶다."라는 포부를 갖고 시작했던 기획... 제50회 일본SF대회(TOKON10)에서 진행했지만, 51회때는 .. 더보기
SF는 과학이 아닙니다. 상상입니다.... 흔히 SF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SF는 과학적인 비판을 감수해야 하며 그래서 쓰기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이를테면 "과학적 원리로서 말이 안 된다."라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점은 왜 SF에만 비판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입니다. 물론, 네이버 지식인 광고에서 "스타워즈 레이저검의 원리" 같은게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비판이 아니라 단지 궁금할 뿐이지요. 어차피 대다수 사람들은 SF건 판타지건 별로 다르게 보지 않습니다. 스타워즈에서 칼 들고 싸운다고 해서 판타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주가 나오고 우주선이 나오고 로봇이 나오고 하니 'SF 겠구나...'라고 생각하죠. 아바타에서 행성 전체의 의식이 하나로 연결된 설정이 등장합니다. 이게 .. 더보기
SF라는 무게라고? 그게 반드시 필요할까? 이번에 네이버 웹 소설 공모전의 최종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약 1달여에 걸쳐 47개 작품을 읽고 그 중 추천작을 골라서 심사위원의 대화를 거쳐 3개의 대상작을 선정... 참 힘들었지만, 재미있고 보람있는 일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상 작품 3개 중 SF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니, 최종 추천작 중에서도 하나도 없었고 최종 심사 후보작 중에서도 거의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를 고민하면서 SF라는 이름의 무게에 눌린게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SF, Science Fiction.... 많은 팬이 '과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이름에 질려서 SF 자체에 경기를 일으킨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사실 SF라고 해서 뭔가 특별하고 거창한 것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공.. 더보기
S는 과학의 S, F는 상상의 F... 1967년의 오늘.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사망했습니다. [ Buffalo News의 Adam Zyglis가 그린 오펜하이머 ] '맨하탄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하고 뛰어난 리더십으로 사실상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지요. (그가 별 역할을 못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가 핵폭탄 개발에 최선을 다했던 것이 핵폭탄을 통해서 "전쟁의 무의미함"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인류를 멸망시켜 버릴지도 모르는 폭탄을 보게 되면 더는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열정은 대단한 것이었고, 그의 능력도 탁월한 것이었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핵폭탄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무의미함'을 느끼게 해 주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위력에 충격을 받.. 더보기
소드 마스터보다 중요한 것(다른 세계 모험가의 기본 상식?) 타임머신이나 차원 이동 등의 기술로 과거의 시대, 이를테면 검과 마법으로 활개치는 판타지 세계로 향하여 활약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흔히 그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술(우리 세계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제리 퍼넬의 "용병" 이처럼 혼란한 세계라면 화약도 쓸만하겠지요. ]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역시 화약(특히 흑색 화약). 초석과 유황과 숯을 적당한 비율로 섞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이 물건은, 오랜 옛날 중국에서 개발된 이래 널리 사용되었지만, 적어도 ‘검과 마법의 시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사례가 많기에 ‘이세계 모험물’에서 거의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소개되곤 하지요. 왠지 모르겠지만(아마도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주인공이 도착하는 시대는 무조건 엄청난 혼란기. .. 더보기
“말뚝에 묶여있는 나보다 나를 묶고 불을 붙이려 하는 당신들 쪽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 2월 17일 오늘은 이탈리아의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조르다노 브루노가 종교 재판을 거쳐 화형에 처해진 날입니다. 로마 카톨릭의 도미니코회의 수사로서 철학, 과학 등에 폭넓은 지식을 갖고 각지에서 학문을 가르친 그는 “우주는 무한하게 퍼져 있고 태양은 그 중 하나의 항성에 불과하며 밤하늘에 떠오르는 별들도 모두 태양과 같은 종류의 항성이다.” 같은 무한 우주론을 비롯한 각종 발언으로 이단으로 몰려서 처형되고 말지요. 화형을 당하던 그 순간 브루노는 이렇게 말합니다. “말뚝에 묶여있는 나보다 나를 묶고 불을 붙이려 하는 당신들 쪽이 더 공포에 떨고 있다.” 오랜 옛날부터 혁신적인 주장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불러온 했습니다. 그들은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나머지 그 주장을 일방적으로 배격하고 심지어는 말살하고.. 더보기
2월 15일 - 갈릴레이가 태어나고 파인만이 타계한 날. (오늘의 SF-2월 15일) 오늘은 갈릴레이가 태어나고 리처드 파인만이 사망한 날입니다. 두 과학자는 모두 종교의 도덕적 가치를 존중했지만, 종교와 신의 이름으로 세상을 재단하려는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은 이들이었습니다. 오직 자신의 눈으로 관찰하고 자신의 머리로 판단한 과학적인 내용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노력한 이들이지요. 과학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따금 '과학만능주의' 같은 말로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설을 가설로서만 말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입증하려는 것. 그렇게 가설이 입증되기 전에는 맹신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과학적인 자세일 것입니다. 호기심을 갖고, 생각하는 과학적인 자세... 여기에 약간의 상상을 더하.. 더보기
오늘의 SF... 2월 14일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꿈을 꾸고 어른은 현실을 바라본다..." 유인로켓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도 우주로 나가고 싶은 꿈을 키워나가는 소녀를 주역으로 우주를 향한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낸 만화 트윈 스피카의 작가인 야기누마 코우(柳沼行)가 1978년의 오늘 태어났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딘가에서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로 나가가는 여정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와 같은 인류의 꿈은 1990년의 오늘, 인류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더욱 더 멀리 뻗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 자신이 그곳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바라보며 던진 작은 위성은 14년에 걸친 여정 끝에 태양계를 벗어났고 예상 수명을 훨씬 넘긴 지금도 우주 저 편을 항해하며 우주의 신비를 전해주고 있.. 더보기
전쟁과 반전쟁... 만화로 그려진 전쟁 이야기. 일본의 만화가이자 일명 '만화의 신'인 테즈카 오사무는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으며, 많은 이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그가 미친 큰 영향은 바로 "만화 속의 전쟁에서 사람이 죽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테즈카 오사무가 등장하기 전, 특히 전쟁 당시의 일본 만화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전쟁 만화가 소개되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총알을 맞은 병사들이 "아프다"라고 외칠 뿐 죽지 않으며, 폭탄이 터져도 사람이 날아가기만 할 뿐 얼굴이 약간 그을린채 멀쩡하게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쟁은 '사람을 죽이는 대량 학살'이라는 것을 고의적으로든 아니든 감추고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전쟁을 직접 겪었던 테즈카 오사무는 달랐습니다. 그는 습작 시절부터 전쟁으로 주인공이 죽는 장면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