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F 이야기

우주시대... 그놈들과의 전쟁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도시 시리즈를 보면, 지구 이외에 50개에 이르는 우주 식민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사는 ‘우주인’이라고 불리는 자신들을 유전적으로 개조 했을 뿐만 아니라, 질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매우 깁니다.


  질병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도착한 행성에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쥐나 파리, 바퀴벌레나 모기 등 세균을 옮길만한 생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의 몸속에는 여러 가지 세균이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 자신도 여러 가지 조치를 거쳐(앞서 말한 유전 개량 등을 포함해서) 세균을 제거한 것이지요.

 

  문제는 그로 말미암아 세균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낮아졌고, 가벼운 세균조차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반면, 성계의 문장(전기) 시리즈에서는 이민선에 사는 쥐를 처리하려고 고양이를 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 고양이와 미소녀... 아브 일족의 고양이 사랑은 전 우주에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래는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성계의 전기) ]

 

  자…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과연 우주 시대 인류는 쥐, 파리, 바퀴벌레, 모기 등의 세균 매개 동물을 완전히 제외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는 점에서 조금 생각하자면, 일단 현 시점에서 우주에 세균 매개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현실적으로 볼때 매우 정밀한 기계라고 할 수 있는 비행기에서도 쥐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셔틀도 그러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현재까지 아폴로나 스페이스 셔틀에서 쥐, 혹은 파리나 바퀴벌레가 우주로 올라갔다는 기록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구를 탈출해야 하는 우주선은, 매우 완벽한 밀봉 상태를 자랑하는데다, 여기에 실리는 식량이나 장비는 모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완전히 살균되고 포장되기 때문이지요.

 

  우주여행에 필요한 장비는 가능한 경량화하고, 식량이나 공기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하게 검사되어 처리되는 이상.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우주선에서 쥐나 바퀴벌레 같은 게 발견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합니다.

 

  바퀴벌레 같은 게 동체 구석에 남아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주라는 공간에서 살아남지 못할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문제는 더욱 먼 미래의 사례입니다. 궤도 엘리베이터가 등장하고, 대규모 이주가 진행되는 상황… 지금의 비행기가 오가듯 수없이 많은 우주선이 날아다니는 상황…

 

  사람들이 평상복 그대로 훌쩍 우주여행을 가고 올 수 있는 시대에 과연 완벽한 방역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가방에 바퀴벌레(또는 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탑승 시에 모기가 숨어들지도 모르지요. 혹은 정비 중인 셔틀에 쥐가 들어가 돌아다니게 될지도…

 

  물론, 거대한 우주선 자체는 방역할 수 있을 겁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에서는 지상에서 우주선을 만들어 올리지만, 실제로는 우주에서 만들어 보내는 것이 낫겠지요. 진공 상태, 방사선으로 가득한 우주에서, 우주복을 입은 사람들이 작업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우주선에 쥐나 바퀴벌레는 고사하고 세균조차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겠지요.


  물론 그 상태가 언제까지 이루어질지는 모릅니다. 결국, 그 안에 흙이나 나무 등을 옮겨야 할 것이고 이때 묻혀들어갈 수도 있겠지요. 혹은, 사람들이 탑승할 때 끼어들거나, 혹은 애완용으로, 또는 실험용으로 기른 동물들이 도망쳐서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이를테면 쥐 대신 햄스터가 넘쳐나게 될지도…^^)

 

  물론 우주여행 시에 들어가는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면 이런 것들에도 신경 써야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여도 결국 틈은 있는 법이니까요.


  우주선이 매우 크다면, 해충이 조금 있다고 해도 별 지장은 주지 않겠지만, 그래도 최신형 우주 거주지에서 쥐를 본다면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겠지요. 게다가 밤에 모기라도 날아다닌다면…

 

  ‘공기를 빼 버리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위해서는 승무원들이 모두 우주복을 입어야 하고 기르는 식물이나 동물들도 잘 처리해야 합니다. 거의 빈대 한 마리 잡고자 초가삼간… 꼴이 될 수도 있고, 모처럼 잘 처리해도 금방 기어들지 모릅니다.


  과연 우리는 우주에서 유해 동물들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사방이 열려 있고 엄청난 공간을 가진 지구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여하튼 우주 거주지는 –비록 엄청나게 넓을지는 몰라도- 밀폐된 방이니까요.

(다만, 좁은 방 안에서 모기 한 마리를 잡으려다 한참 고생했던 경험을 생각하면 그다지 희망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어쩌면 이를 위한 특별한 조치나 특수 팀(A 특공대…^^)이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호O호이’같은 로봇으로 대처하는 방법이 생길지도 모르지요. 그리하여 우주 거주지에서는 밤이면 밤마다 무표정한 ‘호이O이’와 유해 곤충들의 격전이….

 

  물론, 이 역시 ‘세계의 또 다른 가능성’이 될 것입니다.